비여! 너는 왜, 내 마음을 이리도 적시는가.
(전북 남원시 만행山산행 비 때문에 2번이나 수정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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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4절기 중 하나인 동지(冬至)다.
대설(大雪)과 소한(小寒) 사이로 양력 12월 22일경이 절기의 시작일이다.
1년 중 밤이 가장 긴 날이며 동지를 기점으로 낮의 길이가 길어지므로
종교적으로 혹은 풍속적으로 축제일로 삼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지를 “다음 해가 되는 날(亞歲),”
또는 “작은 설”이라 해서 크게 축하하는 풍속이 있었다.
궁중에서는 군신과 왕세자가 모여 “회례연(會禮宴)”을 베풀었으며,
해마다 중국에 예물을 갖추어 동지사(冬至使)를 파견하였다.
민가에서는 붉은 팥으로 동지 죽을 쑤는데 죽 속에 찹쌀로 새알심을 만들어 넣는다.
이 새알심은 맛을 좋게 하기 위해 꿀에 재기도 하고,
시절 음식으로 삼아 제사에 쓰기도 했다.
팥죽 물은 역귀(疫鬼)를 쫓는다 하여 벽이나 문짝에 뿌리기도 했다.
여름에 부채를 주고받고 아울러 겨울(동지 때)에는 달력을 나눠주는 풍속도 있는데
이것을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 하였다.
지난주의 남원 만행山산행이 비 때문에 산행지가 변경 운영되었다.
이번 주에도 다시 도전을 하는 것인데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주처럼 어제 날씨는 너무나 맑았는데 밤사이부터 비가 내리는 것이다.
회원들의 참여여부가 무척 신경이 쓰인다.
동지인 오늘은 박하꽃나무가 태어나는 날이기도 하다.
향이 좋아 약이나 차(茶) 재료로 많이 쓰인다.
잎으로 눈을 비비면 눈병을 예방한다고 해 “눈 풀”로도 불린다.
꽃말은 덕(德)이다.
德이란 나와 생각이 다른 이도 따뜻하게 감싸 안은 것을 의미한다.
18대 대통령의 주인공이 가려졌는데 당선인은 절반을 살짝 넘는 지지를 받았다.
나머지 절반을 진심으로 포용하는 것이 당선인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오늘의 꽃, 박하처럼 서로를 감싸주길 감히 기대해본다,
머피의 법칙이라도 되는 걸까?
지난주에는 17명의 회원이 참여를 했었는데 오늘은 19명이 참여했다.
그래도 나는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어제 기국장님에게 산악회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사모님 병 수발 때문에 본인은
참여하지 못한다며 김정래, 현주회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고마움.
건강도 안 좋은데 꼭꼭 참석해주는 김종수고문,
비가 오면 사람이 적을 거라며 친구를 데리고 나온 홍금자회원의 마음이며
비를 맞으면서도 금광을 위해 헌신적으로 참여해주신 회원님들의 마음이 고맙다,
그뿐이랴,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최병남사장이 10만원을 기부해주었다.
그래! 오늘은 동지 날이지!
눈물겹게 고마운 회원들에게 맛있고 뜨끈한 동지팥죽이라도 사드려야겠다.
비 때문에 고심 끝에 만행山 산행을 포기하고 남원 교룡山을 타기로 했다.
남원 교룡山(蛟龍)은,
전북 남원시의 대산면 옥률里에 있는 높이 519m의 산이다.
백두대간의 주맥에서 덕유산과 장안山을 지나 장수 동쪽의 영취산으로부터
산맥이 갈라져 내려와서 수분치(水分峙)를 지나 천황산에 이르고,
그 큰 가지가 남원 북쪽에 맺혀서 교룡山을 이루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남원부에는,
(진산은 교룡(蛟龍)이요, 남원부의 서북쪽에 있으며 (중략하고) 교룡산은
남원부의 서쪽 7리 에 있는데 북쪽에는 밀덕봉(密德峯)과 복덕봉(福德峯)이
하늘을 받치고 높이 솟아 있다.)라는 내용이 있다.
남원의 지세는 풍수적으로 백공山이 주산(主山)이고 교룡山이 객산(客山)인데,
주산은 약하고 객산 인 교룡산은 산세가 강대하므로 주산이 객산 에 압도당한
형국이라 말한다.
요즘은 날씨가 춥고 바람이 매섭다.
그만큼 산행하기도 힘이 들고 회원 관리하기도 어려움이 많다,
북풍한설(北風寒雪)의 계절로 시베리아 대륙에서 내려오는 차고 건조한
겨울 계절풍이 바로 북풍(北風)이다.
적은 습기 탓에 결정(結晶)이 서로 달라붙지 못한 가루눈인 한설을 동반한다.
맵고 독한 추위를 몰고 오기에 고추바람이라고도 부른다.
이 바람이 좁은 문틈으로 파고들면 황소바람이다.
씽씽 부는 고추바람, 황소바람에 체감온도는 더 낮을 듯하다.
아무리 살을 에는 추위에 꽝꽝 얼어붙은 얼음세상이라도 삶은 각양각색이다.
뚱뚱한 사람들의 복면도시에 잔뜩 웅크린 채 종종걸음을 걷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추위를 털고 용기 있게 산행에 참여하여 건강을 관리하는 사람도 있다.
외양간 암소 입 주위에 하얗게 얼어붙은 입김, 쩍쩍 달라붙는 쇠 문고리,
삐죽삐죽 돋아나온 죽창 고드름은 물의 뼈요, 눈물의 사리이며,
각시방 영창에 달아 놓은 수정귀고리다.
개울물 얼음장 아래서 빠릿빠릿하게 헤엄치는 버들치를 보아라,
얼어붙은 땅속 아기보리는 눈밭 속에서도 “우우우” 돋아 오른다,
동지 지나 열흘이면 해가 노루꼬리 만큼 씩 길어진다는데 해가 길어지면
그만큼 앞마당 푸성귀도 새 마음이 들겠지.
오늘산행은 교룡산성(전북기념물: 제9호)에서 부터 시작되었다.
교령산성은 해발 518m인 교룡산(蛟龍山)의 험준함에 의지하여 축조된 석축산성
(石築山城)으로 둘레가 3,120m이다.
현재 동문의 홍예(虹예)와 옹성(甕城) 그리고 산중턱의 성벽이 군데군데 남아있다.
삼국시대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빵 굽는 냄새가 가득한 성탄시즌이 찾아왔다.
모퉁이 지나 동네 빵집 주인이 가장 행복할 때는 늘 이맘 때 열흘간이다.
1년 중 유일하게 12월 말 열흘 남짓 빵은 오븐에서 나오는 대로 팔린다.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단팥빵, 카스텔라를 한 아름 안은 아이들 얼굴엔
천진한 미소가 한 아름이다.
한 해가 저무는 것을 아쉬워하는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쓸쓸한 열흘이지만
누군가에게는 1년을 또 열심히 시작하는 희망의 열흘이기도 하다.
금광에서도 오는 27일 송년 산행을 담양 추월山으로 정하고 송년회식을
용추계곡 부근 동해회관으로 예약을 마쳤다.
교령산성 안에는 선국寺(善國)란 절이 있다.
선국寺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이다.
685년(신라: 신문왕5년)에 창건하였는데 창건 당시 절 근처에 용천(龍泉)이라는
샘이 있어서 절 이름을 용천寺(龍泉)라 했다가,
절 둘레에 교룡산성을 쌓은 뒤 절의 성격이 호국도량으로 바뀌면서
이름도 선국사로 바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절 건물이 성을 지키는 본부로 쓰인 바 있었고,
산성 안에 있는 절이라고 해서 산성절이라고도 부른다.
1803년(조선: 순조3년) 대웅전을 중건하였고, 1891년(고종:28년)에는 칠성각을
세웠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과 칠성각, 보제루, 관음전, 요사가 있으며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건물로 (전북유형문화재: 제114호)로 지정되었다.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는 가운데 네덜란드 과학자들이 산타클로스의 썰매를
끄는 루돌프 사슴 코가 빨간 이유에 대한 논문을 발표해 화제란다.
루돌프의 모델이 된 사슴 종의 코 점막을 조사한 결과 엄청난 선물 무게로 코의
냉각시스템이 과열됐을 것이란 주장이다.
코가 빨개질 만큼 과로하는 루돌프에겐 미안하지만 선물을 받는 착한 어린이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루돌프 사슴 코가 빨간 이유를 이제는 아시겠습니까?
오늘 산행코스는:-
주차장 -선국寺 -복덕峰 -밀덕峰 -선국사로 회귀하는 2시간여 코스였다.
산행이 끝나면 교룡山 둘레길 을 2시간 동안 걷기로 했다.
교령산성 안에 있는 선국寺를 중심으로 왼쪽 성곽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하얀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비로 바뀌고 종일 계속되었다.
산은 그리 높지 않았고 길도 험하지 않는 산성 길이었다.
활엽낙엽들이 떨어져있어 폭신한 느낌이 들었고 산 중턱부터는 소나무 군락지다.
오래전 태풍에 넘어지고 꺽 인 가지들을 이제야 정리 작업을 하고 있었다.
하늘은 비구름으로 전망이 좋지 않아도 인근 마을과 논밭이 비에 젖어있다.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12시였다.
점심을 하산주로 준비해온 돼지김치찌개에다 밥을 먹었다.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군왕봉이 가져온 묵은 김치가 값을 제대로 하고 있다.
점심을 먹고 교룡山을 한 바퀴 돌아오는 둘레길(8km)을 비를 맞으며
2시간여 걸었다.
남원군에서 신경을 써서 만든 둘레 길로 중간 중간에 체육시설과 휴게시설이
잘 되어 있었다.
걷는데 큰 지장을 줄 만한 양의 비는 아니었다.
회원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담소(談笑)하면서 즐겁게 빗속을 걸었다.
산행을 마치고 16시경 산행버스는 담양군 수북으로 달렸다.
수북에 있는 참살이 회관에서 동지팥죽을 먹었다.
따끈한 팥 국물이 몸을 녹여주고 세알이 부드럽게 목을 넘어간다.
회원들은 모두가 만족해하고 기분이 좋았다.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어쩔 수 없는 한 가족이다. 금광이여! 영원 하라.
성냥개비 사랑
J 프레베르 作
조용히 어둠이 내리는데
성냥개비 세알을
하나씩 하나씩
켜본다.
하나는
당신의 얼굴을 비추기 위해
다른 하나는
당신의 눈을 보기 위해
마지막 하나는
당신의 입술----
그 뒤엔
어둠속에서
당신을 포옹하며
그 모든 것들을 생각한다.
(2012년 12월 21일)
첫댓글 빗속을 홀로 걷는 고독한 사람이여! 그대 얼굴에 흐르는것은 눈물일까? 빗물일까?
맛깔나는 산행기 잘 읽고 갑니다. 행복하소서.
천사,천사 daum blog. net 2012.12.23 16:54수정 | 답글 | 삭제
겨울비 맞으며 걷는 심정 이해 합니다. 그래도 멋진 시를 소개해 주시는군요, 감쇠,검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