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성체성사의 역사적 과정과 신학적 의미
제3장 7세기~16세기 (중세기)
4. 13세기
3)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St. Antonius, 1195~1231년)
포르투갈 리스본 Lisbon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페르난도 Fernandus라는 세례명으로 세례를 받은 성 안토니오는 포르투갈 국왕 알폰소 2세의 궁중기사의 아들이었다. 성 안토니오는 신앙심 깊은 부모의 영향을 받으며 자랐고, 리스본 주교좌성당 부속학교에서 교육을 받다가 15세 되는 해에 집 근처에 있는 아우구스티누스 참사 수도회에 입회하였다. 그후 1219년에 사제로 서품되었다.200 이 성인은 복음서의 정신을 완전히 꿰뚫는 강론 때문에 비오 12세 Pius XI 교황으로부터 '교회박사'라는 칭호를 받았다. 성인은 특히 지극히 거룩한 성체성사를 옹호한 강론 때문에 '성체의 성인'이 되었다.
리미니시(市) 가옥의 70%가 제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되거나 아주 큰 손상을 입었다. 그러나 리미니시 '세 순교자의 광장'에 있는 안토니오 성인의 성체 기적을 기념해 지은 성당은 놀랍게도 손상을 입지 않은 채 남아 있다. 리미니시에 있는 '세 순교자의 광장'은 일찍이 큰 저택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13세기 초 그곳에 살았던 본비요라는 사람은 그 도시의 명사 중의 한 사람으로 냉혹한 비신자였으며, 특히 성체 안의 그리스도의 현존에 대해 믿지 않았다. 1317년 트레기에르의 리가우드 주교에 의하면, 성 안토니오는 리미니시에서 전교활동을 할 때 본비요라는 사람과 이 도시 주민들로 하여금 성체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의 실존을 믿도록 권고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기적을 보아야만 믿을 수 있다고 대꾸했다. 성 안토니오는 그에 대해 본비요에게 제안했다. "당신의 버새(당나귀와 말의 잡종)를 3일간 굶기고 나서 이곳으로 끌고 오시오. 그리고 버새에게 귀리를 한 되 주고 나는 성체를 들고 있을 거요. 그러면 버새가 귀리를 먹을 때 공손하게 무릎을 구부리는 것을 보게 될 거요." 마침내 그날이 되었을 때 성 안토니오는 '세 순교자의 광장'에서 미사성제를 거행했다. 이때 버새가 군중들 앞으로 끌려나왔다. 이교도 본비요가 버새에게 귀리를 내미는 동안 성 안토니오는 축성된 성체를 그 앞에 가져갔다. 리가우드 주교는 이 성체의 기적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오. 놀랍도다! 굶주린 짐승은 마치 이성이 있는 것처럼 의젓하게 주님의 몸인 성체에 다가가 성체를 모시고 있는 안토니오 성인 앞에 공손하게 무릎을 꿇었도다!" 또한 부활 둘째 주일의 강론에서 성인은 착한 목자에 대한 예수님의 비유를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목자에 해당하는 라틴어 낱말 Pastor는 동사 'pascere(가축을 치다)'에서 왔다. 실제로 그리스도는 성체성사에서 우리를 당신의 살과 피로 매일 먹이신다. 그분께서는 양 떼를 목장으로 몰고 나갔다 돌아오는 도중에 제대로 걸을 수 없는 어린 양들을 팔에 안고 감싸는 착한 목자처럼 …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매일 당신의 복음과 성체로 먹이신다. 십자가에 못 박혔던 당신의 팔로 우리를 감싸 주신다. … 그분께서는 어미가 젖으로 새끼를 먹이는 것처럼 당신의 피인 성혈로써 우리 인간을 먹이신다. 그렇게 하시기 위해서 그분께서는 골고타에서 창에 가슴을 찔렸고 어머니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것처럼 창에 찔린 가슴에서 나오는 피인 성혈로써 우리를 배불리 먹이신다."
성 안토니오는 다른 강론에서도 성체성사에서 겸손하게 숨어 계신 그리스도의 몸의 감미로움을 찬미했고, 이 단맛은 만나보다 말할 수 없이 뛰어나다고 강조한다. 성인은 사랑과 감격에 차서 구세주의 감미로움을 이렇게 찬미하였다. "태중에 계신 당신은 감미甘味롭습니다. 구유에 누워 계신 당신은 감미롭습니다! 이집트에 계신 당신은 감미롭습니다! 세례 때와 광야에서 기도하실 때, 그리고 강론하실 때와 기적을 일으키실 때의 꿀맛이여! 매 맞으실 때, 십자가와 무덤에서의 감미로움이여! 죽음의 왕국에서의 단맛이여! 하늘나라에서의 단맛이여! 오. 꿀맛인 예수님, 당신보다 더 감미로운 것이 있을까요? 당신을 생각하는 기쁨은 꿀보다 달콤합니다. 달디단 이름이시여, 구원의 이름이시여!"
성인은 성찬의 빵인 성체가 그리스도의 완전한 생명과 전 존재의 단맛을 지니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성 목요일의 강론에서 말해 준다. "보십시오. 이 성체 안의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영원한 생명으로 존재하십니다. 이미 그분의 이름으로 온 세상은 구원되었고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시고 귀머거리를 들을 수 있게 하시며 절름발이를 걸을 수 있게 하시고 벙어리에게 말하는 능력을 주시고 죽은 자에게 생명을 주시고 마귀 들린 이에게서 마귀를 쫓아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제하게 하시고 방탕한 생활에서 오는 상처를 치료해 주시고 정욕의 불길을 꺼주시며 탐욕의 갈증을 가라앉혀 주시는 구원의 도구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모든 병자의 치유자십니다. 따라서 성체는 천상 양식이며 영혼을 새로이 살게 하며 만족시켜 강하게 하고 복되게 합니다. 지혜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오. 하느님! 당신께서는 그들에게 온갖 꿀맛을 담고 있는 천상 양식을 예비하셨습니다.' 오. 하느님께서는 얼마나 좋으신 분이십니까! 그분은 인간에게 성 아우구스티노가 말한 것처럼 많은 선물을 주셨습니다. 즉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힘을 갖춘 영혼과 지체를 가진 몸과 요건을 갖춘 세상과 성사가 있는 신앙과 당신의 거룩한 수난과 죽음의 공로와 함께 당신 자신을 주셨습니다. 구세주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것을 받아 먹어라. 이는 성령으로 잉태되고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서 밧줄에 묶여 잔인하게 채찍으로 맞고 십자가에서 못 박히고 초를 마시고 창으로 찔린 내 몸이니라!' 이 모든 것을 우리는 성체를 영할 때 묵상해야 합니다. 그분의 갈기갈기 찢긴 등, 상처 입은 옆구리, 가시에 찔린 머리, 못 박힌 손과 발! 거룩한 몸을 상하좌우로 훑어본다면 어디서나 고통과 피를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여러분에게 영원한 천국의 지복至福을 누리는 생명의 단맛을 주기 위해 이루어졌습니다."
성 안토니오는 그 당시 훌륭한 강론가로서 '이단자들을 부수는 망치', '살아있는 계약의 궤'라고 하였으며, 기적을 행하는 성인으로 불렸다. 그리고 17세기부터 잃어버린 물건을 찾을 때 성 안토니오에게 기도하면 곧바로 찾는다고 전해져 내려온다. 또한 성 안토니오는 가난한 이들의 수호성인으로서, 19세기에 '안토니오 성인의 빵'이라는 구호단체가 설립되어 오늘날까지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성 안토니오는 1231년 수종 등을 겸한 열병으로 캄포 산 피에로 Campo San Piero로 갔으나, 병이 심해져 파도바로 되돌아오는 길에 베로나Verona에 있는 글라라수녀회에서 선종하였다. 이때 성인의 나이는 불과 36세였다. 성인의 유해는 현재 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성당에 모셔져 있다. 성인은 이례적으로 선종 다음해에 교황 그레고리오 9세 Gregorius IX에 의해 시성되었으며, 1946년에는 교황 비오 12세 Pius XII로부터 '교회학자', 복음적인 박사로 선언되었다.2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