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제품에 대한 리뷰를 진행하겠냐는 제안을 받았을 때는 솔직히 Maze에 대해 모르고 있었습니다. Maze 뿐 아니라 레고 아이디어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저는 크게 관심이 없습니다.
여튼 제안을 받고 제품을 검색해보니 이 제품은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가지고 노는' 레고의 본질에 해대 다른 차원으로 접근한 획기적인 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레고를 '가지고 논다'는 의미에 대해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드는 재미만을 생각했던 터라 조금 놀랐습니다(작년 Japan Brickfest 2015에서 일종의 레고 퍼즐 같은 걸 갖고 아이들 체험용으로 구현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무척 인상적이어서 나중에 한 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에 메모를 해뒀던 기억도 났습니다).
Maze는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드는 방식으로만 가지고 노는 레고 제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재미를 가져다 줍니다. 누구에게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자극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이것입니다.
가로X세로 각 24 스터드의 밑판. 이 위에 무엇을 쌓아 올리느냐에 따라 Maze의 배경은 완전히 달라지고 매번 새로운 놀잇감으로 변신합니다. 저는 어떤 상상력을 저 검은 판 위에 쌓아 올렸을까요?
레고 본사에서 날아온 Maze는 많이 늙어서 도착을 했습니다. 쭈글쭈글. 별도의 박스에 넣어져 배송된 것이 아니라 뾱뾱이와 소포 포장용 종이로만 보호된 채 날아온 것치곤 훼손이 덜 된 걸 위안으로 삼았습니다. 어차피 뜯어서 리뷰를 해야 하니까 박스 따위......
뒷면에는 이 제품을 갖고 노는 방법에 대한 힌트가 나와 있습니다. 두 개의 밑판을 만들 수 있는 부품이 들어 있다는 설명도 상세히 나와 있고요. 단, 레고 제품이 언제나 그렇듯이 동시에 두 개는 만들 수 없습니다. :)
설명서를 펼치면 원작자인 Jason Allemann을 만날 수 있습니다. 원작자의 이름은 낯설지만 그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아!' 하고 탄성을 지를 그런 분이죠.
시지프스 외에도 이 분의 작품은 너무나 유명합니다. 특징이라면 레고에 테크닉 원리를 적용해 작품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겁니다.
21305 Maze도 역시 움직입니다. 이전의 작품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전체 판을 움직인다는 겁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조립 과정의 사진을 몇 장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32X32 연회색 판 테두리를 둘러 브릭을 쌓고 안쪽에 테크닉 브릭으로 기믹을 만들어 줍니다. 지금 사진에 보이는 기믹은 나중에 위에 올라가는 2중 구조의 프레임과 연결돼 기울기를 바꿔주는 역할을 합니다.
가장 바깥쪽의 프레임을 만들어 밑판 기본 구조 위에 올리고 고정합니다. 밑판 기본 구조도 그렇고 위에 올라가는 프레임도 그렇고 아주 긴 브릭을 사용합니다. '가지고 노는' 놀이 기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려면 작은 브릭보단 큰 브릭으로 튼튼하게 결합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일반적인 제품에서는 보기 힘든 1X16 짜리 브릭이 많이 사용됩니다. 덕분에 아이들이 웬만큼 흔들면서 갖고 놀아도 망가지지 않고 형태를 유지합니다.
그리고 안쪽에 위치할 프레임을 조립하고 연결합니다. 두번째 사진을 보시면 왼쪽에 프레임을 지지하는 네모난 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두 가지 역할을 합니다. 하나는 위 아래 구조 사이에 넣어서 고정을 해주는 장치이고 또 하나는 바로 이겁니다.
놀이용 공을 수납하는 상자입니다. 대각선 반대편에도 비슷한 모양의 고임용 브릭 구조물이 들어가는데 고정시키는 것 외에 용도는 없습니다. 두 개의 고정용 구조물을 떼어내야 프레임을 큰 각도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그냥 아래 밑판 기본 구조에 얹어놓는 수준으로 결합되어 있습니다.
밑판 기본 구조에 결합된 이중 프레임은 앞과 옆의 휠을 돌리는 방향에 따라 상하좌우로 기울기를 만듭니다. 미로(Maze) 속에 있는 공이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기울기의 정도와 방향을 잘 조절해야 합니다.
이제 이 검은 밑판 위에 미로를 만들어주면 됩니다. 제품에는 두 개의 미로를 만들 수 있는 부품과 설명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저만의 미로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3월 14일 이후에 리뷰를 올려야 한다는 엠바고 때문에 제품을 받고도 혼자만 보고 있었는데 이미 해외 커뮤니티나 블로그에서는 다수의 리뷰가 올라와 버린 상황이라 독창적인 포인트가 필요하기도 했거든요).
무엇을 만들까 고민을 하다 지난 모임 때 회원들이 조립한 아키텍쳐 신제품 두 가지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21016 Venice와 21017 Berlin은 기존의 아키텍쳐보다 훨씬 축소된 형태의 건축물을 하나의 제품에 담은 마이크로(Micro)한 제품입니다. 미로 위에 올려놓기에 딱 좋은 크기의 건축물이 풍성해서 이용하기에 좋았습니다.
21305 Maze와 21016 Venice, 21017 Berlin은 어떻게 합체가 됐을까요?
쨘~
베를린에서 베니스까지 공을 굴려가면 되는 게임판이 완성 됐습니다.
이 게임판을 프레임 안에 쏙 넣으면 멋진 미로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구석구석 베니스와 베를린의 랜드마크를 지나가면서 공을 굴리도록 미로를 구성했으니 아이들과 함께 할 때는 여긴 어디이며 어떤 의미가 있다고 설명을 해줘도 좋겠습니다.
저는 아키텍쳐 제품을 그대로 얹어두는 정도의 방식을 택했습니다만 본인이 구현하고픈 테마가 있다면 스윽~ 만들면 되겠습니다. 스타워즈의 주요 배경인 호스, 타투인, 엔도 행성도 만들 수 있겠죠. 닌자고, 키마 같은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건 어떨까요. 닥터후나 빅뱅이론, 백투더퓨쳐 같은 영화가 원작인 레고 제품을 녹여도 멋질 것 같네요.
이 제품은 별도의 생태계를 형성해도 좋을 만큼 엄청난 확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스티브 잡스가 레고 마니아이고 아직 살아 있어서 이 제품을 만지게 됐더라면 Maze Base Store를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혼자만 즐기지 마시고 함께 가지고 놀아 보세요. 레고라면 인상부터 찌푸리던 사람도 의외의 가능성과 즐거움에 조금은 마음을 열어줄 수도 있으니까요.
오는 5월 원브릭데이 때는 다양한 게임판을 만들어서 재미난 이벤트를 열어 봐야겠습니다. 게임판을 만드는 창작대회도 열어볼까요?
첫댓글 지금은 점심시간
밑판만 봤어요^^
아키와의 결합 리뷰
신의 78수 였습니다.
센스가엄지입니다.
오오!!
시지프스!!
멋지네요~~~
리뷰가 기다려집니다
점심에 낚였습니다 ㅎ
아키랑 진짜 잘 어울리네요!
레고가 움직이는건 언제봐도 신기합니다~시지프스 동영상 깔린 음악이 더더 역동감을 주는듯해요
페북 안스타에서 보던 그 제품이군요
아키텍쳐와 합쳐지니 훨씬 멋있고 더 레고스럽네요
이건 정말 아이들하고 하기 좋은 놀잇감으로 보입니다.
최근 구매욕을 자극하는게 없었는데 확실히 흥미로와요..
손잡이부분을 튼튼하게 만들어야겠네요.
게임하다 나도 모르게 손에 힘들어가겠는데요..
우와 게임판을 만드는 창작대회 까지 생각을 하시니 정말 대단해요
게임 한번 해보고 싶네요!
역시 창작은 아이디어..
이런 작품도 있었다니!!!
아키텍처도 정말 볼매에요.
확장성이 많아보이는 제품입니다. 아키텍쳐시리즈와의 콜라보라니 ㅋㅋ
개인적으로 좀 씁쓸한 류의 아이디어 제품중 하나입니다.
원작을 굳이 이정도로 변형시킬 필요가 있을까, 뭔가 너무 아쉬운 제품입니다.
오오~구경시켜주세요.ㅎㅎㅎ
리뷰라니 멋지십니다.
5월 원브데이 때는 간만에 가고 싶은데... 이상하게 윈브 때만 가장 긴급한 일이 겹치네요;;;
와...멋지네요..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