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이 코 앞으로 다가오니
왜 이렇게 해야 할 일이 많은 지 모르겠어요.
퇴근해서 집에 오니 밤9시
깐돌이와 뽀미가 애견용 패드위에 실례해 놓은
대소변을 치우는 것을 시작으로
여기저기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집안일을 위해
남다른 원더우먼의 기량을 있는대로 발휘해야 하는 나.
때 마침 똑 떨어진 볶은 통깨...
냉동실에 있는 참깨를 꺼내 깨끗이 씻어 체에 받혀두고...
일요일에 세탁하지 못해
아침 출근 하기 전 세제물에 담가뒀던
울아들의 일주일치 와이셔츠를
목깃과 소매부분에 따로 세제를 묻혀
솔로 벅벅 문질러 깨끗이 빨아놓고....
아이구~~~ 팔다리야!!!!
세월이 흘러 남편 와이셔츠 세탁할 일이 없게 돼서
좀 편해지나 했더니
울아들 와이셔츠가 절 기다리고 있더군요.
가끔은 귀찮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깨끗이 빨아서 깔끔하게 다려줄 수 있을 때가
좋을 때라는 생각이 드네요.
4개월 후면 이렇게 하는 것도 없어질테니까요.
어느 새 제가 유일하게 즐겨보는 드라마 "공부의 신" 할 시간이 돼서
리모콘 들고 TV앞에 자리잡고 앉아 보고 있는데
울남푠 들어오고....
쫌 있으니 울아들도 들어오고...
가요무대 봐야한다고 옆에서 계속 보채는 남편
"월.화요일은 절대 양보 없음." 한마디 던져놓고
들은척 만척.... 끝까지 다보고
후다닥 주방으로 와서 참깨 볶았지요.
나박김치 담그고 남은 야채가 생각나서
또 한밤중에 지지고 볶아댔습니다.
시간이 밤에만 있어서리...ㅋ ㅋ ㅋ
재료가 넘넘 착하죠?
먼저 후라이팬에 굵게 채 썬 새송이버섯과 적당량의 식용유를 넣고
중불에서 볶아줍니다.
버섯에 기름이 어느정도 배어들어
윤기가 흐르면 당근 채 썬 것을 넣어줍니다.
당근에도 기름이 배어 윤기가 흐르면
채 썬 양파를 넣고 5~6번 정도 뒤적여 줍니다.
야채의 아삭한 맛을 지키기 위해
살짝, 아주 살~~~짝만 볶아줬답니다.
제일 연한 쪽파를 마지막으로 넣고
2~3번 휘리릭~~~뒤적뒤적....
다진 마늘 넣고 소금으로 간 맞추고...
통깨를 뿌려서 다시 한번 후리릭~~~
쪽파를 마지막에 넣어줬음에도 불구하고
제일 힘이 없네요.
밀폐용기에 담아 한김 식혀주고....
야채는 아삭아삭...
버섯은 쫄깃쫄깃...
씹는 뒷맛이 고소하다 못해 꼬시시합니다.
온 집안에 진동하는 꼬시시한 냄새에
각자 방으로 잠잔다며 들어갔던 남푠과 아들이
"이게 뭔 냄새냐?"며 주방으로 몰려왔네요.
설거지하고 화장실 청소 끝내고 나니 새벽1시.
이제 원더우먼도 취침해야 할 시간인데 잠은 안오고...
나이탓인가봐요?
출처: 미즈쿡 레시피 원문보기 글쓴이: 우담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