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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농촌 지역에서 겪고 있는 구매난민의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사용됩니다.
오늘은 군수 예비선거일입니다.
영광군의 새로운 군수를 뽑는 날, 출발하기 전 투표 하고 출발합니다.
영광군의 발전을 위해 올바른 사람이 군수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9시 15분,
지나가는 길 마을 어르신들이 노인일자리로 일을 하고 계십니다. 오늘도 마을에 손님이 별로 없겠구나 싶습니다.
오늘도 어르신들이 나오셔서 주문하시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특별히 젤 위에 있는 젊은 삼촌도 내려와서 주문하고 갑니다.
윗집 어르신은 아랫집 어르신의 부탁으로 라면을 주문하려고 하셨습니다.
"그거 있지, 매운 놈... 볶아 먹는거"
처음에는 불닭볶음면인줄 알았습니다. 아랫집 어르신이 산다고하면 그건 손주가 먹을 라면을 찾는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걸 듣던 옆집 어르신은 "가만있어봐. 잘못사지말고 전화 한 번 해보게." 하시더니
"진라면 매운맛이구만, 잘못살뻔했네~!" 하시며 정확한 주문을 해주십니다.
어르신들끼리는 부탁을 해도 서로 잘 모르거나, 서로 명확하게 이야기를 잘 못하다보니 오해가 생기기 쉽상입니다.
9시 30분,
어르신께서 나와계십니다.
"계란 한 판하고, 저 윗집 알지? 거기 한 박스 내려놓고, 부탄게스 하나 주쇼"
늘 윗집 회관 총무님 집에 술을 선사하시는 어르신입니다. 워낙 자주 사시다보니 술을 놓는 위치도 안까먹습니다.
9시 45분,
지난번에 한 번 코다리를 사신 우리 어머님,
"코다리가 깔끔하고 좋더만, 오늘도 2개만 더 줘보쇼. 그리고 맛난 간장 하나" 이렇게 주문하는 사이,
딸과 사위까지 함께와서 이것저것 고르기 시작합니다.
"빵도 2개, 소주도 2병, 메추리알도 한개, 요리당도 한 개. 울 사위 먹고 싶다는데 술도 사줘야지"
같이 농민으로 일하다보니 주간 시간대에 이렇게 함께 장을 볼 수 있는것도 농촌 살이의 한 모습인것 같습니다.
10시,
일자리를 마치신 어르신들이 회관에 모여계십니다.
일할 때는 사지 못했던 물건들 어르신들이 장보기 시작하십니다.
"울 집 알지? 울집에 댓병 한 박스 갖다놔줘"
"요구르트 있나? 한 10줄 줘볼란가?"
"그 비니리 있지? 비니리 요만한거 하나 갖다줘보쇼"
점빵차가 온 김에 장보십니다.
10시 15분
오늘은 집에가니 어르신 댁에 요양보호사 선생님이 계셨습니다. 원래 오후에만 오셨는데, 오늘은 일정이 바뀌게 되어서 오전에 오셨다고 합니다. 오신 덕분에 어르신께서 평상시 사셨던 물건과 좀 더 샀으면 하는 물건들을 같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평상시 어르신 구입특징과 판매하면서 걱정이 되었던 점들도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평소 어르신과 의사소통을 비언어적으로 하고 있지만, 그래도 7년 넘게 함께 해오신 요양보호사님보다는 더 많이 알진 못할 것입니다. 그렇기에 요양보호사분의 의견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여쭤보고 의논하였습니다.
10시 20분,
지난번 행사 때 찍어드렸던 사진을 드리려고 하였으나, 어르신이 계시지 않아 문옆에 꼽아두고 왔습니다.
어르신께서 보시고 맘에 들어하셨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사진 놓고 가는길, 전화가 왔습니다.
"계란 잊지 말고 놓고 가~~"
아차 싶었습니다. 미리 전화주문하신 어르신 집에 들려서 계란 한 판 두고 갑니다.
"담주에 제사가 있는데, 이번에 사고, 담주에 또 사려고~"
"제사 때 쓸 청주랑, 녹두채 갖고 와~~"
10시 30분,
이 곳 어르신도 미리 전화를 주셨습니다.
"올 때 계란, 막걸리, 밀가루 하나 갖고 와줘~"
평상시 본인 다리로 아래까지 내려오기가 어렵다보니 어르신께선 전화로 주문하십니다.
지난주터부터 전화해서 기다리고 계셨던 어르신. 집에가니 반갑게 맞이해주십니다. 어르신께 물건 전해드리고 인사드리며 나옵니다.
10시 35분,
어르신께서 몸이 더 안좋아보십니다. 평상시보다 더 야윈 얼굴. 그럼에도 오늘도 돼지고기 사야겠다며 이야기를 하시지만 함께 있던 요양보호사분께서 만류하십니다.
"어르신, 집에 돼지고기 많아요. 아휴, 우리 어르신 집에 돼지고기 저기 선생님이 갖다준거 많이 있어요~" 하십니다.
어르신께 안사도 된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어르신께서는 다시 선택하며 사십니다. 있는걸 왜 사게 만드느냐 라고 물어볼 수도 있지만, 몸이 더 안좋고 약해질수록 익숙한것을 바꾸어 적응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고기도 드시던 고기에 먹어야지, 갑자기 안 먹던 고기를 먹게된다면 몸에 더 안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려고 할 수도 있지만, '적응' 보다 '익숙함'이 어르신들에게 더 좋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봅니다.
11시,
오늘은 어르신께서 나오고 계셨습니다. 요양보호사분께서 먼저 가셨다고 합니다.
"어~ 평소에 한 7시쯤 와서 한 11시 쯤 안되서 가~~" 하십니다.
어르신은 "커피 하나 사야하는데... 돈을 안갖고 나와서.. 또 한 참 걸릴텐데.... " 하십니다.
그러다 지난번 요양보호사 분께서 말씀하신것이 기억나서 "어르신 커피 찬장에 많이 있다고 하는데요~" 하니,
"그럼 다음에 사야겠구만..다음에 또 보게~" 하십니다.
어르신들은 일단 만나면 뭐라도 갈아줘야지 합니다. 그러다보면 자주 먹는것 위주로 생각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무의식 적으로 이야기를 하실 때도 있습니다. 그런 어르신댁에 가면 창고에 쌓여있는 모습도 종종 봅니다. 그래서 구매를 적절하게 조절 해드려야합니다.
11시 10분,
늘 반갑게 맞이 하던 집이 비었습니다. 맞은편에 오는 제네시스 한대. 총무님.
"어~ 그 집 병원갔어~ 수술하러~" 하십니다.
지난번, 간 질환 때문에 병원에 갈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였던 어르신, 어르신의 남편분께서도 몸이 급 안좋아지셔서 걱정을 했었는데,
남편분은 아드님집으로 가고, 어르신은 병원으로 가셔서 빈집이 되었습니다.
한동안 조용할 이 집. 어르신께서 수술을 잘 받고 오셔서 쾌차하시길 바래봅니다.
총무님은
"나는 일이 있어 바쁘니께~ 울 회관에 고등어 두손, 두부 6모 놓고 가죠~~" 하십니다.
늘 많이 팔아주시려고 애써주시는 총무님 감사합니다.
11시 30분,
회관에 가니 오늘도 식사 준비에 다들 여념없으십니다.
우리 아랫집 어르신은 누워계시며,
"아이고 허리야... 허리가 아파서 누워 있어야해.." 하십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우리집에 또 냅두고 갈 수 있겠어?" 하십니다.
지난번처럼 창고에 계란과 콩나물을 두고 가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알겠다고 하며 어르신께 인사드리고 나왔습니다.
앞 집에 계시는 어르신 나오셔서
"최근에 아드님이 안보이시는데, 어디 가셨어요?" 라고 여쭤보니
"설에 일하러 갔지~~" 하십니다.
늘 집에 계셔서 꽁치통조림을 사셨었는데, 일하러 가셨다고 하시니 아쉬우면서도 잘됬다 싶기도 합니다.
11시 40분,
어르신 집에 반찬 가방이 비어져있습니다. 설거지까지 깨끗하게해서 내놓은 어르신.
반갑게 나와 웃으시며 "맛소금 하나랑, 콩나물 있어요?" 라고 여쭤봐주십니다.
어르신께 드리고 잘 보관해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드리고 이동합니다.
12시 10분,
복귀하는 길 회관에 들립니다.
"아이~ 아까 소리 질렀는데, 왜 안왔어~!" 하십니다.
"점심에 밥 비벼먹을려고 콩나물 살려고 했는데, 늦었어~ 에헤이~" 하시는 어르신들.
그러면서 회관에 필요한 간장, 락스, 퐁퐁 사시며 콩나물도 2개 추가로 사십니다.
"다음엔 여기먼저 꼭 들렸다가~~" 하시는 어르신들.
알겠다고 말씀드리며 나서봅니다.
13시 40분,
어르신댁에 막걸리를 들고가니 어르신께서
"이제 술 못먹어~" 하십니다. 알고보니 어르신 앞니 2개가 빠져있었습니다.
"나 이제 임플란트해야해서, 당분간 몇달은 끊어야해." 하시는 어르신. 잘됬다 싶습니다. 매출은 줄어들어도 어르신 건강이 우선이지요. 어르신께, 건강하게 이 심고나서 다시 드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13시 50분,
"된장 갖고 왔는가? " 하시는 어르신.
지난번 주문하신 된장을 말씀하셨습니다. 보자마자 어르신은 뚜껑부터 뜯어보십니다.
"지난번에 된장 샀을 때 말이여, 색이 좀 거무칙칙했단 말이지. " 뚜껑 뜯고 색을 보시고는
"오 좋은놈 갖고 왔구만 좋네~ 좋아~" 하십니다.
같은 된장 박스가 옆에 있었음에도 꼼꼼하게 체크하시는 어르신을 보며, 조금 답답하기도 했는데 그게 티가 났는지,
"할머니 상대하는게 힘들지?" 하십니다.
순간 아차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 같은 제품인데 더 비교할게 있나 싶어서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고 결제를 하려던 순간,
"오메, 어찌 돈을 그렇게까지 받나?" 하시는 어르신.
된장을 3만원주고 사와서 35,000원에 결제를 하려고 했습니다. 부가가치세를 고려하고, 유통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적자로 물건을 드리는건데, 어르신께서는 비싸다고하십니다.
"3만원에 사왔으면, 3만원에 팔아야지, 어째 35,000원에 파나" 하십니다.
유통과정과 세금을 아무리 이야기해도 5천원이 더 붙은것만 생각하시나보다 싶었습니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대화가 되지 않는 어르신.
"이제 여기서 사면 안되겠구만, 비싸네 비싸."
더 이상 할 말은 없었습니다...어떻게 설명해야 이해가 될까요. 어떻게보면 유통을 이해하지 못했던 저도 소비자의 입장에서 봤다면 똑같은 이야기를 했을까요...속상한 순간이었네요.
13시 50분,
회관에는 두 어르신만 계셨습니다. 다른 어르신들은 모두 독감주사를 맞으러 읍에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한 어르신 아드님께서 차를 이용하여 어르신들 보건소까지 모셔다 드린다니 감사할 일입니다. 회관에 두 어르신이 앉아 계셔서 전을 부치시고 계십니다. 먹고 가라는 말씀에 시간이 늦어서 먼저 가야한다고 하니 비닐에 두개 싸주십니다.
감사 인사드리며, 들고 바로 윗집 어르신댁에 갑니다.
어르신께는 아래 회관서 바로 부친 전임을 말씀드리며 드시라고 드렸습니다.
그리고 우유 값도 설명해드렸는데, 어르신께서 하시는 말씀으로
"이런 작은 상점에 더 싸게 팔아야지, 유통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비싸게 팔면 여기서 어떻게 더 싸게 파나.. " 하시며 걱정을 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동태 2마리 사고 가십니다.
동락점빵의 입장을 이해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14시 10분,
어르신 집 마당에 있는 감나무가 한창입니다.
정말 많이 달려있는 나무가 3그루, 이것도 적게 달린거라합니다. 얼마나 정성스럽게 갖꾸셨는지 탐스럽다는 말이 절로나옵니다.
그간 약하고 관리해온 어르신의 손길을 그대로 품고 있어보입니다.
14시 40분,
오늘도 동태 3마리 사시는 어르신. 꾸준하게 사주시는 어르신께 조합원 가입 안내를 드렸지만, 어르신께서는 "하면 되지~" 하시면서도 관심은 멀리 두고 계십니다.
먼저 연락주신 어르신, 맥주와 에이스 그리고 콩나물 하나 갖고 갑니다. 어르신께서 넣는 소리를 들으셨는지 곧잘 나오셔서 빵과 소주도 추가로 사십니다.
"울 아저씨는 소주만 먹어~ 이것도 사가여 해~" 하십니다.
"난중에 올 때 공병 박스 좀 갖다줘~ 우리집 소주병이 원래는 동네사람들한테 기름하라고 나눴는데, 어찌 올해는 그대로네~ " 하십니다.
알겠다고 말씀드리며 다시 나섰습니다.
어르신따라 나온 집 고양이, 소세지 한 개 던져주며 잠시 놀아주었습니다. 그 옆에는 어르신께서 바닥에 널어놓은 나락이 보입니다.
따뜻한 햇살에 잘 마르게 하려고 펼쳐진 나락. 가을이다 싶습니다.
15시 10분,
지난번 김밥재료갖고 김밥 잘 만드셨는지, 어르신께 여쭤봤습니다.
김밥김도 놓고 갔었는데, 덕분에 잘만들었다고 말씀해주시는 어르신. 다행이었습니다.
외상값 한 번에 주시겠다며 오만원권 주시는어르신. 그리곤 국수 하나 내어달라고하셔서 국수 내어드렸습니다.
늘 보이던 다른 어르신은 안보이셔서 어찌되셨는지 여쭤보니,
"아니, 침대에서 내려오다가 팔을 잘못짚어서 부러졌다네. 그래서 입원해있어~ 괜찮아~ 걱정마~" 하십니다.
어르신들은 잘 보이다가도 안보이시면, 병원이 10중에 9인듯 싶습니다.
어르신께서 하루빨리 잘 쾌차하시길 바래봅니다.
15시 30분,
오늘도 어르신께서 집 앞 마당에 나와계십니다.
고구마 줄기를 다듬고 계시는 어르신. 회관에서 먹을 찬거리 주문하십니다. 코다리 하나, 콩나물 하나. 그리고 당면.
뭐라도 사주고 싶은데, 회관에 어르신들 입맛 맞추는 일이 쉽지 않으신가봅니다.
한참 고민하시다가 난중에 한 번 더 사신다고 합니다. 회관에 갖다 놓기 어려우니 배달해달라고하셔서 회관 냉장고에 넣어놓고 옵니다.
오늘도 별 다른 일없이 무사히 하루가 잘 지나갔습니다.
어르신들의 입원 소식들이 가슴 한켠에 남아있지만 어르신들께 모두 잘 쾌차하여서 오시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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