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고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인데 이번에 성균관대학교에서 발표한 정시 이월 인원을 보고 참을 수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이번에 성균관대학교는 수시모집 총원 2,961명 중 490명을 뽑지 않고 정시로 이월하여 무려 17.21%를 충원하지 않았습니다. 연세대는 11.19%(2387명 중 267명 이월), 고려대는 6.92%(2731명 중 189명 이월), 서강대는 4.64%(1186명 중 55명 이월), 한양대는 5.63%(2060명 중 116명 이월)를 이월하였는데 성균관대만 17.21%를 이월하여 주요 대학 가운데 두드러지게 많은 인원을 수시에서 충원하지 않았습니다.(수시모집 총원은 정원내 인원만, 정시 이월 인원은 비상에듀에서 제공한 자료를 참고하였습니다.) 성균관대가 처한 위치와 학생들의 지원 성향을 고려하면 성균관대에서 추가 합격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17.21%란 미충원 비율은 다른 학교와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은 수치입니다. 성균관대에서 고의적으로 수시 충원을 회피한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이 듭니다.
학교 전체의 이월 비율이 높은 것도 문제지만 학과별로 살펴보면 상황이 훨씬 심각합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이월 비율이 가장 높은 학과는 교육학과입니다. 교육학과는 수시에서 25명(정원내 인원 기준)을 모집하는데 그 중에서 무려 19명을 정시로 이월하여 겨우 6명만 수시에서 뽑았습니다. 성균인재 전형(사정관제)으로 15명, 논술 전형에서 10명 모두 25명을 뽑겠다고 해놓고 달랑 6명만 뽑은 것은 수험생을 기만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시 전형에서 25명을 모집하겠다고 했으면 25명을 선발해야 하고, 제도적으로 어렵더라도 최대한 많은 인원을 선발하려고 노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겨우 24%만 선발한 것은 교육학과에 지원한 수험생들의 권리를 짓밟은 파렴치하고 부도덕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성균관대학교 입학처에 전화해서 전형별 미충원 인원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것은 공개할 수 없다고 해서 전형별 미충원 인원을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수시에서 뽑은 6명은 대부분 논술전형에서 뽑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성균인재 전형(사정관제 전형)에서는 겨우 한두 명만 뽑았을 겁니다. 성균인재 전형에서 수능 이전에 15명의 합격자를 발표한 이후 중복 합격으로 등록을 포기한 학생들만큼 추가 합격을 발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강하게 듭니다. 어쩌면 성대에서 정시에서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뽑으려고 의도적으로 사정관제 전형에서 추가 모집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물론 성균관대학교의 모집요강을 보면 '입학성적이 본교가 정한 기준에 미달하'면 '모집인원에 관계없이 선발하지 않'겠다고 공지하여 대학이 뽑고 싶지 않으면 뽑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법적으로 성균관대학교에 책임을 물을 수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성균관대학교 입학을 목표로 3년 내내 입사제를 준비하고 논술을 준비했던 수험생들에게 돌아올 기회를 자의적인 기준으로 박탈한 성균관대학교의 처사는 비난받아 마땅하고 규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수시에서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의 논술 경쟁률이 53.2:1이고, 사정관제 경쟁률은 15.13:1이었습니다. 이들 모두의 입학성적이 성균관대학교 정한 기준에 미달한 ‘찌질한’ 학생들이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렇다면 중복합격하여 타 대학으로 빠져나간 숫자만큼 차순위 학생에게 기회가 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회조차 주지 않은 성균관대학교의 행태는 추가합격을 고대했던 수많은 학생들을 농락하는 처사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성균관대학교는 합격자를 발표할 때 예비번호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수험생이나 지도교사 입장에서는 내부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예비번호를 부여하기만 해도 수험생 커뮤니티를 통해서 어느 선까지 추가합격을 했는지 정보를 나눌 수 있어서 이러한 대규모 미충원 사태가 왜 일어났는지 짐작이라도 할 수 있지만 지금의 상황에서는 너무나 답답하기만 할 뿐입니다.
이 글을 보신 선생님들께서 다양한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저도 동의합니다. 성균관대 입사는 기준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설명회때 애들한테 희망만 잔뜩 심어주고, 정말 실망했습니다!
성균관대의 태도에 울분을 느꼈던 1인입니다. 성균관대의 성균 인재 전형은 허울뿐이라는 것을 이번에 느꼈습니다. 최저학력 기준은 그냥 기준일 뿐 합격 충족 요건이 되질 않더군요.
동의합니다. 생각해보니 우리 학교도 피해받은 학생이 있었네요
하는짓이 삼숭같아요...
저도 동의합니다. 성대는 이제 일반고 학생들은 안 뽑겠다는 심산인 듯 싶네요.
너무하네요. 정말 크게 배우는 대학인지 의심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