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 쓰레기 무심코 버렸다간 낭패
여름맞아 해수욕장 무단투기 집중 촬영
해운대 한달간 54건 … 신고꾼 문의급증
휴가철 바닷가에 '파파라치 주의보'가 내려졌다.
포상금 사냥꾼인 속칭 파파라치들의 기승으로 부산의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때아닌 '봉변'을 당하고 있다. 파파라치들은 주로 피서객들이 무심결에 쓰레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장면을 캠코더나 디지털카메라로 은밀히 찍어, '증거물'을 관할 구청에 제출해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이들에게 여름 해수욕장은 그야말로 '황금어장'.
올들어 22일까지 부산 해운대구청에 신고된 건수는 54건. 모두가 지난 6월12일~7월17일 한달여간 집중적으로 해운대해수욕장에서만 촬영된 것이다. 대부분 해변이나 백사장에서 먹다 남긴 음식물이나 담배꽁초 같은 쓰레기 투기 장면을 담고 있다. 신고건은 모두 20대 초반의 남녀 5명에 의해 촬영됐다.
파파라치들의 동영상 촬영솜씨에 담당 공무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 피해자들도 자신의 '투기' 장면부터 이동 과정, 주차한 차에 오르는 모습, 그리고 번호판 등 일거수일투족이 담긴 완벽한 증거에 발뺌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포상금은 해운대구청의 경우 담배꽁초 투기 5000원, 쓰레기 투기와 1회용 비닐봉투 무료제공 각 6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거래처 관계자에게 해운대 관광을 시켜주다 이들의 '사냥감'이 된 김모(43·부산 동래구 명륜동)씨는 "옆자리에 탄 일행이 차창 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리다 찍혔는데 그 장면이 너무 확실해 할 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인근 상점들도 이들의 표적이다. 물건을 구입한 손님에게 비닐봉투를 무료(1회용품 무상제공 규제 위반)로 나눠주는 모습이 찍혀 가게 12곳이 과태료를 물 처지에 놓였다.
이같은 해수욕장 파파라치의 극성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부산 수영구청 직원은 "올 해수욕장 개장 이후 광안리에서의 파파라치 신고는 없으나 포상금 액수와 내용을 묻는 문의전화가 계속 걸려 오고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수영구청은 올해초 민락동 수변공원 등지에서 촬영된 40건에 대해 모두 148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기초질서 정착을 위해 시행된 포상금제도의 변질을 막기 위해 각 지자체는 1인당 포상금 한도를 5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지만 실효를 못보고 있다. 이는 파파라치들이 타인 명의로 신고를 하기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구청 청소행정과 권영오씨는 "휴가철을 맞아 부산을 찾는 외지인들의 입장에서는 파파라치들의 활동이 부산의 이미지를 흐리게 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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