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5일
(내가 지정한) 치앙마이 2대 랜드마크의 하나인 도이수텝(왓프라탓도이수텝)은 11년 전 첫 방문 때 한 번 올라가 봤고 이번에 올라가면 두번째가 된다. 유서깊은 전설과 화려한 금탑으로 유명한데다 높은 산 꼭대기에 있어서 치앙마이 일대를 내려다보는 전망이 아름답다고 하는 사원.
예전부터 치앙마이 대학교 앞과 창프억 길가에서 출발하는 썽태우가 주요 교통수단이었으나 (지금도 썽태우가 많이 다니긴 하지만) 요즘은 많은 관광객들이 자가용이나 렌트카, 택시를 이용해서 올라간다고 한다.
우리는 지난 번에 썽태우를 타고 다녀왔는데 (대학교 앞에서 편도 50밧) 이번에는 좀 색다르게 올라가 볼까? 택시? 아니고, 걸어서 올라가 보자. 치앙마이 대학교 근처에서 왓파랏(도이수텝 올라가는 길의 중간쯤에 있는 오래된 절)까지 걸어가 올라가는 등산로가 (여기까지는 많이들 다닌다 하고) 있고, 왓파랏에서 도이수텝까지 걸어가는 길도 (여기는 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한다) 있다고 한다. 총 2시간 정도 걸린다고 들었다.
야경을 보러 밤에 올라가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를 들어서 (낮에는 올라가 봤기도 하고) 점심을 먹고 나서 3시쯤 출발하기로 했다.
새로 찾아낸 식당은 근처에 있는 (저렴한) 호텔 점심 부페. 마야물 건너편 길가에 우뚝 보이는 그랜뷰GrandView 호텔을 찾아갔다. 여러가지 태국음식들이 있고 아이스크림과 케익까지 갖춘 부페인데 손님이 많지 않아서인지 화려한 느낌은 없었으나, 인당 234밧이라는 가격을 고려하면 훌륭한 식당이다.
점심을 먹고 나서 택시를 불러 구글지도에 Monk's Trail이라고 나오는 곳으로 갔다. 번역하면 스님들의 오솔길쯤 되려나? 치앙마이 대학교 후문에서 서쪽으로 1.5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인데, 거기서 왓파랏까지 올라가는 등산로가 시작된다.
등산로는 과히 험하지 않았고 30분 정도 천천히 올라가면 왓파랏 후문이 나온다.
도이수텝보다 역사가 오래 되었다는 왓파랏은 오래된 건물들이 있는 문화재일 뿐 아니라 핫한 체험 행사가 벌어지는 살아있는 사원이다. 관광객들이 단체로 와서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예쁜 절 구경도 하고, 벤치에 앉아서 낮잠도 자고,
다시 힘을 내서 도이수텝을 향해 출발했다.
왓파랏 정문쪽으로 나가면 도이수텝 올라가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가 나오고, 거기서 위쪽으로 200미터쯤 올라가면 길 우측으로 가파른 오솔길이 나타난다. (한 번에 찾지 못하고 살짝 헤맸다.)
가끔씩 가파른 비탈도 마나면서 상태가 썩 좋지만은 않은 산길을 한 시간쯤 걸어 올라가서 다시 큰길과 만났다. 거의 다 왔나? 포장도로 따라 걸어가면 되나? 했는데, 길가에 서 있던 경찰관이 말없이 숲으로 난 오솔길을 가리킨다. 저리 가라고요? 오솔길 입구에는 종이에 그려진 약도가 붙어있었고 그 안내에 따라 계단을 찾아 올라가 보니 도이수텝의 옆구리쯤 되는 곳이 나온다.
어느쪽이야? 잠시 헤매다가 왼쪽으로 내려가서 사람과 차가 바글거리는 도이수텝 입구에 도착했다. 다 왔네! 썽태우를 타고 올라왔을 때와는 다른 뭔가 뿌듯함 같은 게 느껴진다.
도이수텝은 (외국인) 입장료가 30밧이고 엘리베이터 (비스듬히 올라가니 푸니쿨라가 적당한 명칭일 것 같은데 이 동네서는 엘리베이터라고 한다.) 이용료가 20밧이다. 지난 번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가 계단으로 내려왔지만, 이번에는 왕복으로 다 엘리베이터를 탔다. 걸어 올라온 후유증?
대기중인 빨간 썽태우옆에 치앙마이 대학교 50밧, 마야몰 80밧... 보이길래 기사에게 마야몰 간다하고 올라탔더니 길가에 앉아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올라탄다. 뭐지? 우리 앞에 줄을 서 있었던 건가? 나중에 보니 이미 50밧씩 요금도 다 낸 사람들이었다. 아마도 딱 두 명이 모자라서 출발을 못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동물원 앞에서 두어 명이 내렸고, 다른 사람들은 30밧씩 더 내고 마야에서 내렸다. 우리는 80밧씩 주고 숙소앞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