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벨에서는 그동안 많은 아이들을 구조했지만, 유난히 마음이 확 끌리는 구조가 있습니다. 예전에 빗속에서 구한 우찬이가 그랬고, 어제 구조한 고양이 오목이도 그런 경우였습니다.
우찬이를 구조했던 그 날... 비가 내렸던 그 날은 그 당시만 해도 처음보는 닉넴이었던 타니언니가 구조요청을 한 그 강아지를 그날 꼭 구하지 못하면 안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길거리 유기견의 구조는 쉽게 잡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아 가서 바로 포획한다는 것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 가서 바로 구조해 올 수 있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어디 있는지 확인이나 정확히 하고 오자"라는 마음으로 빗속에서 바로 차를 몰아 성남시 금광동의 한 주택가 좁은 골목에서 다리가 부러진 채 비를 쫄딱 맞고 있었던 우찬이를 처음 만나게 되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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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13일 다리가 부러진 채 비를 쫄딱 맞고 삶을 체념하듯 앉아있던 우찬이.
여러분, 혹시 우찬이를 무사히 구조하고 돌아왔던 그 날 밤이 어땠는지 기억하시나요? 그날은 작년 9월 13일이었습니다. 우찬이를 구조했을 때도 비가 좀 내렸지만, 구조한 그 날밤.......천둥 번개를 동반한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정말 무섭도록 요란하게, 마치 하늘에 구멍이 뚫린듯이 비가 쏟아져내리더군요. 그날밤 빗소리에 잠을 못이루면서 내내 했던 생각이.. "아.. 정말 다행이다. 다행이야 ~ " 였습니다.
만약 그날 낮에 우찬이를 구하지 않았다면 다리도 부러져서 움직일 수도 없었던 그 녀석이 그 쏟아지는 폭우를 꼼짝없이 맞으며 그날 밤을 못넘기고 죽어갔을 것입니다. 지금도 그 때 신속하게 가서 우찬이를 구조해온 것은 천만 다행이고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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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too님 댁에 입양가서 슛돌이와 더불어 행복하게 잘사는 우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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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열린입양홍보방에 고양이 구조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아시다시피 팅커벨은 우수회원들만이 구조요청방을 이용할 수 있기에 우수회원이 아닌 분들은 열린입양홍보방을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구조요청방에 올라온 구조요청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90% 이상 구조가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열린입양홍보방의 경우는 우수회원이 아닌분들도 자신이 구조하거나 하고 싶은 아이들의 입양을 홍보하는 방으로 구조 요청이 공식적으로 이뤄지는 곳은 아닙니다.
어제의 그 고양이 구조건도 그렇게 된 것이었고, 그냥 그렇게 안쓰럽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으로 지나칠 수도 있었습니다. 특히나 팅커벨 고양이방에 짱이, 밀크, 식빵이의 덩치큰 세 성묘가 있는 상황에서 이제 남은 정원이 2마리 정도에 불과하기에 고양이 구조요청을 한다고 해서 다 받아들일 수는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글을 보다가 딱 한 가지 단어를 보고 이 아이는 "선조치 후승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이 말이었습니다. "오른쪽 다리를 다쳤는지 땅에 닿지도 못하고 절룩거리며 겨우 움직이는데..... "
이 고양이가 다리가 골절된 것인지, 아니면 어떤 다른 상처를 입어서 다리를 못쓰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길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냥이가 그런 다친 상태라면 며칠 살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구조요청자가 여기저기 도움을 청해도 마땅히 도움을 주는데도 없고, 어찌할바를 모르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는 팅커벨의 판단이 무척 중요합니다. 그래서 바로 이 냥이에 대해 "선조치 후승인"을 하게 된 것입니다.
마침 고양이가 있던 현장도 팅커벨 입양센터에서 차로 10분 거리 밖에 안되는 곳이라 고양이 이동가방을 준비해서 구조요청자와 시간을 맞춰서 저녁에 바로 만났습니다.
냥이는 구석진 곳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앉아있었습니다. 너무나 순하고 예쁘게 생긴 이 냥이는 태어날 때부터 길생활을 한 아이가 아니고 집에서 키우다 버려진 아이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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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다친 냥이를 신속하게 구조해서 하니동물병원으로 이동중.
구조요청자인 냥이사랑님과 함께 바로 하니병원에 가서 범백, 혈액검사 등 기본 검진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다른 전염성 질병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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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을 받고 있는 고양이
그리고 나서 불편해보이는 다리 부위 엑스레이를 찍어봤습니다. 그 결과 역시 아니나다를까 골절상을 입은 것입니다. 오른쪽 종아리뼈 쯤에 해당되는 곳이 골절이 되어 걷지를 못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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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하단의 종아리뼈쯤에 뼈가 부러진 것이 보입니다.
아.. 정말 다행입니다. 다리가 부러져서 다행인 것이 아니라 다리가 부러진 아이를 오랫동안 방치하지 않고 구조할 수 있고 부러진 다리도 치료할 시기를 놓치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만약 이 고양이를 구조하지 않은 채 그냥 야외에서 방치를 했다면 이 아이는 제대로 먹을 것도 못챙겨먹은 채 꼼짝없이 굶어 죽을 수도 있었겠고, 다른 냥이들에게 치어서 비참하게 삶을 마감했을 것입니다.
어제 오목교 옆 중앙시장 작은 골목에서 구한 이 냥이는 1살이 조금 넘은 나이로 추정되며 여아입니다. 보시다시피 무척 예쁘게 생긴 아이에요. 성묘 치고는 작은 3kg 밖에 안되는 작고 순한 아이입니다.
이 냥이의 이름을 오목이라고 지었는데, 오목이는 오목교 옆에서 구조해서 오목이이기도 하지만, 보시다시피 얼굴이 오목조목 예쁘게 생겼다고 해서 오목이이기도 합니다. 오목이는 오늘 다리 골절 부위 수술을 받습니다.
지난번 우찬이도, 호동이도 그랬지만 이렇게 다리 골절된 아이들의 수술은 수술과 더불어 치료, 회복기간이 최소 2개월 이상 걸리기에 100만원 ~ 200만원 정도 많은 비용이 듭니다.
하지만 비용 걱정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구조기금 비축해놓은 것이 많아서 돈을 걱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냥 걱정 안하기로 했습니다. 오목이는 우찬이나 호동이처럼 하늘이 살려준 아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될 겁니다.
앞으로 오목이는 오늘 수술을 받은 후 매우 짧게는 15일, 길게는 2개월 정도 하니병원에 입원합니다. 가능하면 수술 후 집중 주사 처방 및 투약 처방이 있는 15일 정도만 입원을 한 후 팅커벨 격리실로 옮겨와서 계속 회복을 시켜주는 것을 생각중입니다.
팅커벨 회원 여러분,
팅커벨이 있어서 이 아이는 생명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하셔도 됩니다. 가엾은 모든 생명을 다는 구하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이 아이만큼은 팅커벨이 있기에 살릴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오목이의 수술 및 치료, 회복의 모든 과정도 지난번 우찬이때처럼 회원 여러분들과 공유하겠습니다. 오목이가 오늘 부디 수술을 무사히 잘마쳐서 건강한 몸으로 회복이 되어 팅커벨 입양센터 고양이방에 입소해서 편안히 지낸 후 좋은 주인 만나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주세요.
오목이의 소식을 팅커벨에 알리고 최초 구조요청한 냥이사랑님, 그리고 우수회원으로서 오목이의 구조요청을 하고 10만원의 구조분담금까지 내신 뽀글이님, 그리고 구조요청에 동의하며 분담을 하고자 했던 많은 회원님들과 오목이의 구조를 소망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은 즐거운 주말입니다. 좋은 스케쥴 많이 만들어서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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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오목이, 나이 1살 추정, 체중 3kg, 여아. 다리 골절상 입은 채 어제 구조. 오늘 수술 들어감.
첫댓글 첨 구조동의를 한거라 밤새 궁금했습니다 오목이 정말 다행이네요
정말 좋은일 하셨습니다.^^감사합니다.
아 ..팅프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감사합니다
고생많으셨어요오목아다행이다정말다행이야
오목이 수술 잘되길 빌어요. 오목이란 이름 잘어울리네요^^
오목아..팅커벨 아가된거 축하해~~
아! 정말 잘 됐네요.
아직 어리고 이뻐서 오목이는 입양이 쉽게 될것같긴 한데...
오목아! 치료 잘받고 이젠 사랑 많이 받으면서 행복한 묘생을 살아보자!
다행이네요 수고하셨습니다
ㅎㅎ 기쁜소식이네요~!!! 기쁜마음..그리고 조금 미안한 마음으로 십만원 입금하겟습니다!!! 오목아~잘왓다 잘왓어~~~!!!!넌 팅커벨안에서 나한테 1호다~!!ㅋㅋㅋ 고맙습니다 그리고 수고 많으셧어요~!!
정말 잘됐어요. 오목아! 치료잘받고 너만을 평생아껴줄 좋은가족 만나자.
정말 이뿐 아이네요~~ 지기님이랑 원구조자님 모두 발빠른 구조에 감사드려요.
오목이 사랑해 잘됄꺼야
예쁜 오목이 수술잘받고 빨리 나아서 좋은 집사 만나자~ 팅프와 만나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오목아 이제 행복 할 일만 남았구나 부디 좋은 집사님 만나길 바래요.번식업자 안 만나서 다행이구....
다행이네요 ^^
밤페이님 쪽지확인좀 해주세요 !!
뚱아저씨 너무고생 많으십니다,멀리서 도움 못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다행이에요. 오목아 반갑구나
오목이 정말 이뿌네요~~
얼렁 낫자 오복아~~~
오목이 출산소식에 다시 들어와 첨 만난 순간 읽어봤어요. 깜짝 출산쇼~ 넘 신기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