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자장 잔인한 달,
T.S 에리엇의 시 '荒蕪地'를 읽다
인묵 김형식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T.S 에리엇의 시 [The Waste Land, 荒蕪地]가 생각나는 달입니다.
'황무지'의 1부를 소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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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부. The Burial of the Dead
死者의 埋葬
1연
April is the cruelest month, breeding
4월은 더없이 잔인한 달,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죽은 땅에서도 라일락을 키워내고,
Memory and desire, stirring
추억과 욕망을 뒤섞으며
Dull roots with spring rain.
봄비로써 잠든 뿌리를 뒤흔드노라.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겨울은 차라리 따뜻했노라,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망각의 눈은 대지를 뒤덮고,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rs.
메마른 구근[球根]들로 가냘픈 목숨 이어주었노라.
Summer surprised us, coming over the Starnbergersee
여름은 소나기를 몰고 ‘슈타른버거’호수를 건너와,
With a shower of rain; we stopped in the colonnade,
우리를 놀래주었지, 그래서 우리는 회랑[回廊]에 머물렀다가,
And went on in sunlight, into the Hofgarten,
다시 햇빛 속을 걸어 공원으로 가서,
And drank coffee, and talked for an hour.
커피를 마시며 한 시간을 이야기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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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및 작품해설)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1888년~1965년)은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하버드 대학, 소르본 대학, 옥스퍼드 대학의 머튼 칼리지 등에서 공부한 그는 동시대 주요 미국 작가들 중 가장 훌륭한 교육을 받은 작가였다. 그가 공부했던 산스크리트 어와 동양 철학은 그의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파운드처럼 그도 일찍 영국으로 건너가 문학계에서 거대한 인물이 되었다. 당시 가장 존경받는 시인 중 한 명이었던 엘리엇의 모더니즘적이고 보기에 비논리적이거나 추상적인 새로운 시들은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또한 영향력 있는 수필과 희곡을 집필해 현대 시인들에게 문성을 역설했다.
비평가로서 엘리엇은 '객관적 상관물'을 공식화시킨 것으로 가장 유명하다. 그는 《신성한 숲(The Sacred Wood)》에서 객관적 상관물을 어떤 특별한 정서를 나타낼 '공식'이 되는 "한 무리의 사물, 정황, 일련의 사건"으로 정서를 표현하는 수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J. 앨프레드 프루프록의 연가(The Love Song of J. Alfred Prufrock)〉(1915)는 이런 접근법을 구체화한 것으로, 이 시에서 나이든 화자 프루프록은 스스로 '커피 스푼으로 내 삶을 쟀다'고 생각하는데, 이 구절에서는 단조로운 존재와 낭비된 인생의 반영으로 커피 스푼이라는 상관물이 사용되었다.
그의 대표작인 황무지는 1922년 발표. 제1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신앙 부재와 정신적 황폐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그러한 불모(不毛)를 암시하는데 J.G.프레이저의 《황금가지》와 J.L.웨스튼의 《제식(祭式)에서의 로맨스》 등에서 볼 수 있는 ‘곡물제(穀物祭)’에 관한 신화, 또는 전설이 대조적으로 살아 있다.
또 ‘의식의 흐름’과 같은 방법을 쓴 점과 단테, 셰익스피어, 보들레르 등 고전시구에 대한 암시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전체를 5부로 나누어 마지막에는 황무지에 단비가 가까워진다는 암시로서 우레소리가 산스크리트로 울리는데, 이는 절망의 밑바닥에서도 종교적인 구원이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