變相圖이라는 말은 사경이나 판경의 內供 卷首 부분에 그려지는 그림을 뜻한다. 그래서 卷首畵라 하기도 하고 變相畵라 일컫기도 한다.
變相이란 글자 그대로 變化되어 나타난 相, 즉 변화되어 나타난 모습이라는 뜻으로서 흔히 읽는 경전에 대해 보여지는 그림으로 나타낸 경전을 의미한다. 그래서 佛典의 내용이나 부처님 本生譚의 내용을 圖解的으로 그린 그림으로 나타난다.
그렇다고 모든 사경에 변상도가 그려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체로 형식을 제대로 갖춘 사경에는 변상도가 장엄하게 그려져 있어 사경의 품격을 한층 높여준다.
우리나라 전통사경의 변상도는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단독의 신장상이 그려진 경우이다. 권수부분을 雙線으로 구획하고 그 안에 신장상을 그린 것으로 현재 5점의 유물이 전해진다.
둘째, 체재상 가로로 긴 권수부분에 불전이나 본생담의 내용을 설명적 ․ 도해적으로 그린 경우이다. 보통 변상도라 하면 이러한 내용을 그린 선묘화를 의미한다. 대체로 向右에 佛 ․ 菩薩을 중심으로 한 說法圖가, 向左에는 전설이나 설화적인 내용이 정경적으로 그려진다.
셋째, 경전의 각 章마다 그 내용을 묘사한 경우이다. 이러한 예는 실제로 사경에서는 거의 보이지 않고 대부분 板經畵에서 보인다. 주로 분량이 적은 <父母恩重經>이나 <陀羅尼經> 같은 데서 보인다. 사경의 경우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감지금니<大方廣佛華嚴經普賢行願品>神衆合附에서 볼 수 있다.
넷째, 寶塔이 권수 부분에 그려진 경우이다. 이러한 사경 또한 그 실례는 매우 드물다. 일본 佐賀박물관 소장의 감지은니<妙法蓮華經> 8권본 사경이 이에 해당한다. 더 나아가 경변상도라 할 수 있는 것도 있다. 일본 救王護國寺 소장의 고려 고종36년(1249) 사성된 <法華經書寶塔圖>와 같이 법화경의 경문을 7층탑 모양을 이루며 서사하고 각 층에는 불 ․ 보살상을 그려 넣어 장엄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경우이다.
마지막으로 경문 중에 원형의 도해적인 그림을 그린 사경으로 일본 지은원 소장의 감지금니<說相十六經>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중 첫 번째와 네 번째의 경우는 경전 내용의 그림을 극단적으로 생략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사경 변상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사경의 모든 卷首畵를 총칭하여 습관적으로 變相圖라 한다.
이렇게 불교 교리의 도해적 역할을 맡고 있는 변상도는 중국에서는 六朝時代에 이미 상당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데, 돈황의 석굴 중 북위굴을 대표하는 제245굴의 降魔變相이라든지 제249굴과 257굴의 본생담 그림들이 이 시대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조각에도 변상도에 해당하는 것들이 있다. 麥積石窟寺院이나 雲岡石窟, 龍門 賓陽窟石窟의 龕佛 등에서도 부처님의 본생담과 불전의 내용이 情景的으로 묘사되고 있어서 이들 변상도나 변상 조각들이 사경에 도입되었음을 알 수 있다.
변상도는 일정한 형식을 갖추고 있다.
먼저 구획되어진 畵面 안에 그려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둘째로는 변상도 화면의 우측을 다시 구획하여 경제를 써 넣고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본문의 서사 재료와는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 금니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 현재 전해지고 있는 사경의 변상도는 삼성미술관Leeum 소장의 국보 제196호 신라 백지묵서<大方廣佛華嚴經>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이 사경의 표지 및 변상도 기법의 출중함과 체재의 정립됨으로 보아 훨씬 이전부터 사경에 변상도가 그려졌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이후 고려시대에는 신라 백지묵서<화엄경>의 표지에 보이던 신장도는 변상도의 자리로 이동하고, 표지는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닌 장엄 양식으로 변화한다. 처음에는 표지에 그려지던 단독의 신장도가 고려시대에 이르러서는 변상도의 맨 앞부분에 변상도와 함께 그려지다가 후대로 내려오면서 변상도 안에 위치하게 되고 보다 위축되어 작게 묘사되며 다수의 신장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최종적으로는 사천왕으로 대체되는 것이다.
이렇게 사경의 변상도에 신장상이나 사천왕상이 그려져 있는 사경은 최상의 격식을 갖춘 사경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 신장들로 하여금 사성한 사경을 외호케 함과 동시에 발원과 발원자 및 사성자, 변상도의 佛 ․ 菩薩을 외호하도록 특별히 배려하려 그렸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첫댓글 감사하는 마음 전합니다 외길 선생님...더위에 건안하세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