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내 기분은 내 책임입니다."
기분이 안 좋은 날에는 나도 모르게 기분이 밖으로 드러난다.
이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 짜증이 솟구치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빽 하고 신경질을 낸 뒤에 "왜 화를 내고 그래....."라는 친구의 주눅 든 목소리를 들으면 민망하고 미안하다.
이런 일은 너무나 비일비재하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회사에서도.
다수의 기분이 서로 교차하고 영향을 주며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가장 대표적인 공간은 일하는 곳이 아닐까?
출근을 하면서 사회인의 가면을 쓰고 선을 지키려는 노력을 시작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선을 넘는 일이 너무 쉽다.
사무일에서 이성을 잃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고, 컴퓨터 키보드를 신경질적으로 두드리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지금 나 건들면 가만 안둬.....'라는 경고를 온몸으로 뿜어내기도 한다.
크고 작은 차이만 있을 뿐이지 누구나 기분을 드러낸다. 내 기분은 내 선에서 끝내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겉으로 드러난다.
하지만 기분과 태도는 별개다.
내 안에서 저절로 생기는 기분이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면, 태도는 다르다.
좋은 태도를 보여주고 싶다면, 소중한 사람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태도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는 감정이 상한다고 해서 울고 떼쓰는 어린아이가 아니다.
아이는 자신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도 정확히 알지 못하기에 표정과 몸을 말한다.
하지만 성인는 다르다.
감정의 종류를 정확히 인지할 수 있고, 그것에 따라 표현 방법을 달리할 수 있다. 또한 엄청나게 격정적인 감정이 아니라면 스스로 통제할 수도 있다.
안 좋은 기분을 털어내고 싶다면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표출할 수도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서로의 기분을 살피고 감정을 나누는 일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모두가 서로의 기분을 알아야 할까?
다른 사람은 당신의 기분을 모르고 지나갈 권리가 있다.
당신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모르고 지나칠 권리가 있다.
기본적으로 내 감정은 내 책임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출근길에 기분이 상하는 사건이 있었다면 그건 회사 사람의 잘못이 아니고, 회사에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 있었다면 그건 가족의 탓이 아니다.
기분을 망친 대상이 분명할 때는 그 대상에게 확실히 짚고 넘어가자.
화풀이 대상을 잘못 선택하고, 엉뚱한 데에 푸는 버릇을 고쳐야 한다.
나와 조금 더 친밀한 사람, 가깝고 만만한 사람을 대상으로 화풀이를 하는 경우가 제일 최악이다.
"사람이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자신의 실언에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맹자가 남긴 명언이다.
아마도 회사에서 기분대로 행동하는 걸로 악명 높은 사람이 있다면 그중 대부분은 높은 직급의 상사가 아닐까.
그런 사람들은 마음대로 기분을 드러내도 자기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굳이 조심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사람은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는다.
나는 맹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결국 사람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회사 상사에게 "기분 안 좋은 거 너무 티내지 마세요"라고 대놓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사실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이미 바닥을 쳤을 것이다.
그는 아무에게도 진심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인생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사람들은 그저 적당히 비위나 맞춰주면서 지내고 있을 뿐이다.
반대로 자신의 기분을 통제하는 데 능숙한 사람을 보면 존경심이 절로 생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 좋은 감정을 남에게 전달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
그게 진짜 어른의 태도가 아닐까.
내 감정은 내 책임이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중에서
레몬심리 지음
박영란 옮김
첫댓글 멋집니다. 백경미 이사님의 자유게시판... 자주 읽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