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민이 뽑은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고
제목을 붙인다면 <돌아가고 싶은 시간>이다.
중학교 2학년 진관사 뒷산에서 가을 소풍이다.
흥선이네는 동대문 창신동 골목으로 한참 들어가 있었다. 동대문에서 장사를 하셨다. 겨울에는 동대문 운동장 수영장에 물을 넣고 얼려 스케이트장으로 변하면 흥선이와 같이 타러 갔었다. 부모님 졸라 스케이트를 처음 사서 탔는데 그때는 조금만 타면 스케이트 날이 벌어질 정도로 엉성했다. 아버지에게 말씀드렸더니 전기용접을 해서 좀 더 탔었다.
수영이는 석영이가 된 지 오래 되었고 고등학교 1학년 때 흑석동 집으로 가서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낸 적이 있다.
도봉산 뒤쪽 주봉을 주제로 한 '입석 부근' 단편으로 등단,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지.
암벽 등반은 고등학교 때 이야기야.
대학다닐 때 졸업하고 광화문의 기원에 갔더니 바둑 두고 있었다.
"수영아" 부르니 놀라며 쳐다본다. '수영아!' 부르는 사람은 경복 친구뿐이라 했지.
성휘네는 명동 입구 골목에서 숙박업을 하셨었다. 중학교 때 시험 때면 성휘네 집으로 가서 시험공부를 같이했다.
성휘가 밴드부 악장이 되리라고는 생각 못 했던 시절이야!
봉기야 언제나 착돌이 순진한 친구였지!
병훈이는 찜뿡할 때 언제나 치기도 받기도 잘했다. 우리는 별명을 '조(Joe)'라고 했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독사진까지 찍었을까! 그것도 전신이다.
자연스럽기는 한데 상의 왼쪽 주머니가 불룩하다.
무엇인가 먹거리를 넣은 것 같은데, 볼 수는 없네.
구두 앞부리는 하얗게 다 까져버렸고, 멋이라고는 부릴 줄도 몰랐던 철부지였나보다.
이렇게 찍은 사진이 그때의 한 시대상일까?
첫댓글 진관사 소풍때 찍은 사진은 나도 가지고 있는데 중학교 시절의 추억이 깃든 귀중한 사진이지. 그당시 진관사 가려면 비포장 시골 신작로 길을 한참 걸어야 했었지.
시간따라 기억력이 점점 더 떨어지는 것 같아 은근히 걱정되는군요.
치매 지연시키는 약이라며 딸이 하나 사다 주더군요. 딸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답니다!
엉뚱한 답글을 쓰고 말았네요! 소풍을 봄에 갔는지 가을에 갔는지 모르겠네요. 가을 맞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