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증: 1626. 교회신문 > 제 1311호 내가 만난 하나님
일곱 살. 봉고차 창문 너머 어머니의 눈물을 보며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부모님의 이혼, 그리고 시각장애 1급, 앞이 보이지 않는 어머니. 제가 도착하게 된 곳은 보육원이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방학을 맞아 어머니와 예루살렘기도원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성령을 받고, 하나님은 저의 아버지가 되셨습니다. 강단의 목사님의 말씀은 제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이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다시 “어머니와 살게 될 것입니다.”
1년, 2년··· 8년, 하나님은 제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셨습니다. 방언기도와 이단으로 규정된 교단. “하나님, 핍박을 견디고 참았던 결과가 이겁니까?” 저는 가출을 선택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가 2시간 넘는 거리를 매일 찾아와 역 앞에서 제 이름을 부르며 저를 찾고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머니를 찾아갔습니다.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엄마가 미안해. 이제 엄마랑 같이 살자.” 저는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서울로 올라와 어머니 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새아버지의 시선은 달랐습니다. 고등학교 자퇴생, 검정고시 졸업, 딱히 취업도 하지 않고 어머니께 도움이 되지 않는 불효자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다시 혼자가 되었습니다. 저를 선택하지 않고 새아버지를 선택한 어머니, 그리고 저를 여태 방치한 아버지. 제 곪았던 상처의 고름이 터져 나왔습니다.
1년 뒤, 아버지와 어머니를 함께 만나 물었습니다. “저를 여태 어떻게 보고 살아오셨습니까?” 아버지는 말씀하셨습니다. “널 낙태할 생각이었다.” 어머니는 말씀하셨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스물세 살, 소망이 사라졌습니다. 보육원에서 몽둥이로 두드려맞을 때도, 밤새 벌을 받을 때도 제겐 소망이 있었는데 소망이 끊어졌습니다. 밤새 “난 그럼 무엇을 위해 살아온 것일까?” 그 뒤, 모든 생업을 중단하고 봉천기도처로 향했습니다. 지금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라는 저의 정체성이 사라졌습니다. 하나님은 분명히 살아계시는데 지옥에 갈 수는 없으니, 하나님께 내 영혼을 거두어 달라고 기도해야겠다.
기도처에 9시간 앉아 기도해도, 매일 찾아가 기도해도, 이번에도 하나님은 응답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날 저녁, 기도할 때 하늘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하나님, 저 앞에 있는 목사님들 기도만 들으시고, 내 기도는 왜 듣지 않으십니까?” 그리고 기도회가 끝나고 나오시는 이시대 목사님을 붙잡고 저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습니다. “목사님 기도는 하나님이 다 들어주시죠? 저를 죽여달라고 기도해주세요.”
이시대 목사님은 3년간의 기한을 잡자고 말씀하셨습니다. “3년 동안 책을 읽어보고, 그때에도 하고 싶은 것이 없으면 그때 기도해주마.” 1년 동안 책을 일주일에 두 권씩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은 제게 하나님이 아버지가 되어주시는 시간이었습니다. 새벽까지 기도 후 집에 가려고 할 때,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하나님, 하나님이 제 아버지라면 지금 당장 우산을 주세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곽신애 전도사님이 우산을 가져다주셨습니다.
어느 날은 가방을 메는데 가방이 해졌습니다. “하나님, 저 가방이 필요한데요.” 그러자 다음 날, 곽신애 전도사님이 제게 오셔서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이 너에게 가방을 사주라고 하신다.”하며 가방을 사주셨습니다.
수요저녁예배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예배에 조금 늦게 들어갔습니다. 체육관의 문손잡이를 비틀고 한 발자국 발을 내미는 순간, 총회장 목사님께서 호통을 치셨습니다. “자살하지 마! 자살하면 지옥이야.”
그렇습니다. 말하지 못했지만 간절하게 죽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저를 향해 죽지 말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그날 제가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따뜻함이 가슴을 데웠습니다. 저는 하나님과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이소명의 약속 1. 부모님을 용서하고 사랑하도록 노력한다. 2. 아버지께서 훈계해도 받아들인다. 3. 아버지가 주신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아버지의 약속 1. 아버지는 소명이에게 다른 평범한 부모님들처럼 누리던 것을 보장한다. 2. 아버지는 소명이가 자고 씻고 누릴 수 있는 주거 공간을 주신다. 3. 아버지는 소명이에게 학원이나 대학교 등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 4. 올바른 훈계와 올바른 사랑으로 양육할 것을 약속하신다.
하나님은 저와의 약속을 지키셨습니다. 집을 주시고, 항상 먹을 양식이 떨어지지 않았고, 대학교에 보내주셨습니다. 책을 읽은 지 1년이 되어갔습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하고 싶은 것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제게 꿈을 주셨습니다. 7번이나 주의 종이 되라고 계시하신 것입니다. 신학교에 입학하고 1학년, 2학년, 3학년…. 저는 불안했습니다.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이 된다고? 학교에서는 모범생이 아니라 열등생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체념증후군’이라는 병이 있습니다. 누군가 깨우지 않으면 삼사일도 그냥 자는 병입니다. 게을러서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병이라고 누군가 말해줬습니다. 난민 아이들이 눈을 뜨고 있으면 불안하니까 계속 잠을 자는 것처럼, 저도 세상을 외면하고 잠을 자면 편안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4학년, 저는 반드시 주의 종이 된다고 매일 일기장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는 주의 종이 된다.”, “나는 성경 한 권을 꿰뚫는 종이 된다.”, “나는 깨끗한 종이 된다.”
아직 부족하지만, 제겐 꿈이 있습니다. 북한에 가서 선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와 같이 무기력하고 소망을 잃었던 청년들에게 예수를 전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이소명 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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