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의 열쇠를 맡기듯이
우리가 세상을 살다 보면 하고 싶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싫어도 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인간의 나약함과 부족함을 깨닫고 기도하게 됩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기도(祈禱)를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신앙인들은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그리고 우상을 섬기는 사람들은 각각 그 섬기는 우상에게 마음으로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도록 비는 것입니다. 아무 것도 믿지 않는 사람도 마음속에 있는 소원을 이루기 위하여 대상 없는 기원(所願)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순풍에 일이 잘 될 때 보다는 풍랑이 일어 날 때 사람들은 더욱 기도하게 됩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는 모든 인류의 죄를 담당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시기 위해서는 기도 하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잡히시기 전날 밤 제자들을 데리시고 겟세마네 동산으로 가셔서 깨어 있으라 하시고 땅에 엎드리어“이 잔을 내게서 옮기시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막 14:36)라고 기도하셨는데 그 모습은“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 같이 되더라”(눅 24:44) 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도“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있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마 26:4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예수님은 겟세마네 동산으로 가셔서 기도하셨을까요? 그것은 훌륭하고 유명한 산도 많고 은혜가 되는 장소도 많았겠지만 겟세마네 동산으로 가신 것은 어떤 큰 영적인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수님이 기도하시던‘겟세마네’동산은 아람어로「가트세멘」(Gat Semen)이라 하며, 기름 짜는 기계(Oil Press)라는 뜻이 있습니다. 이것은 기도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기도는 연습이 아닙니다. 기도는 장난일 수도 없습니다. 기도는 기름 짜는 기계에 집어넣고 기름을 짜듯, 주님이 피땀 흘려 기도하신 것처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강도가 들어와서 금고를 열고 돈을 가져갔습니다만, 이중 장치가 되어 있는 비밀금고 속의 수표와 보석은 하나도 가져가지 못한 것과 같습니다. 금고 속에 들어있는 죄를 모두 주님께 드리면서, 정작 내놓아야 할 비밀의 죄는 이중 장치의 금고 속 깊숙히 감춰두고 겉치레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기름 짜는 기계에 집어넣고 짜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모두 나오게 마련입니다. 금고를 내 손으로 열고 보이는 죄를 한두 가지 드렸다고 만족하지 말고, 금고의 열쇠를 완전히 맡겨 드려서 하나님이 기뻐하실 만큼 중심을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다음 주일은 추수감사주일입니다.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을 통하여 진정 하나님의 은혜를 기뻐하며 감사할 수 있기를 소원해 봅니다.“너희 염려를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벧전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