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6일 세족 목요일
서로 사랑하라
찬송 : 220장 / 사랑하는 주님 앞에
본문 : 요한복음 13:1-17,31b-35절
요절 : 요한복음 13장 34-35절
세족목요일입니다. 세족목요일에 대해 전해주고 있는 요한복음 13장은 예수께서 때를 알고 계신다는 이야기와 예수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수는 그의 시간이 와서, 아버지께로 돌아갈 때가 되었음을 아셨습니다(1절). 또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 손에 맡기신 것도 아셨습니다(3절). 예수께서 모든 것을 ‘아신다’ 라는 이야기와 함께 마귀의 영향 아래 있는 가룟 유다에 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장차 예수께서 맞이할 사건에 긴장감을 더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2절).
예수께서‘아신다’는 지식은 다른 사람들과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베드로조차도 몰랐습니다(7절). 그러나 때를 알고 계시는 예수는 종의 자세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십니다. 이렇게 획기적인 예수의 모습은 빌립보서 2장에 기록된 바울의 그리스도 찬양의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빌 2:6-7).
발을 씻기는 행위는 손님이 주인의 집에 왔을 때 종의 직무입니다. 놀라운 것은 이 종의 직무를 선생이며 주이신 예수께서 시작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예수의 제자들은 그분이 행하셨던 발을 씻기는 종의 행위를 이어받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종이 주인보다 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16절).
초대교회에서 발을 씻기는 행위가 얼마나 자주 행해졌는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신약성서 다른 곳에서 이에 대한 기록을 발견할 수 없어서 거의 행해지지 않았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발을 씻겨주는 종의 직무를 실천하는 사람들은 예수의 친구로 여겨집니다. 왜냐하면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요 15:15).
공동체에서 종교적 실천을 방해하는 것은 베드로처럼 상징적 의미의 실천을 실제적 실천으로 환원하려는 노력입니다. 호기심이 많은 베드로는 주의 깊게 사회적 상황을 생각해 보고 예수께서 하신 일은 일반적으로 종의 직무임을 깨달았습니다. 즉, 베드로는 자신이 이 일을 예수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만큼은 그가 잘못 이해했습니다. 그가 이해해야 했던 것은 예수께서 그분의 사랑을 그의 제자들에게 행동으로 표현하신 사건의 상징적 의미입니다. 서로 발을 씻겨주는 것은 공동체에서 매일 또는 매주 행해야 하는 실제적 사건이 아니라 상징적 사건으로 거기에 담겨 있는 의미를 실천해야 바르게 이해하는 것입니다. 발을 씻겨주신 후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서로 발을 씻겨주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서로 사랑하라’ 라는 의미입니다(34-35절).
세족목요일은 영어로 'Maundy Thursday' 입니다. Maundy는 '명령하다’,‘지시하다’(command)는 뜻인 라틴어 mandatum에서 왔습니다. 예수께서는 서로 사랑할 것을 의무로 명령하셨습니다. 그를 따르는 자들에게 이 명령에 대한 선택의 가능성은 열려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서로 사랑할 때 모든 사람이 우리를 예수의 제자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35절). 예수는 그의 제자들의 행동이 사랑으로 견인되어 그들의 정체를 분명히 나타내기를 원하십니다.
■■■ 함께 생각해 봅시다.
1. 당신은 예수께서 지금 무엇을 하고 계시고 무엇을 원하시는지 알고 계십니까?
2. 당신은 제자로서 그분의 명령을 무겁게 여기고 실천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