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신랑의 재치
경상남도 마산 지역에서 어린 신랑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이다.
한 과년한 처녀가 어린 꼬마에게 시집을 갔다.
꼬마 신랑은 한밤중이 되어도 아내의 말을 들어주지 않아서 항상 얄밉게 생각하였다.
어느 날 아내가 부엌에서 가마솥의 밥을 푸고 있는데, 아내에게 다가온 꼬마 신랑이 누룽지 좀 달라는 철없는 소리를 하였다.
아내는 너무 화가 나서 그만 꼬마 신랑의 목덜미를 움켜쥐고 지붕 위로 던져버렸다.
그때 마침 외출했던 시어머니가 집으로 돌아왔다.
꼬마 신랑은 자신이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명색이 한 가정을 이룬 사람인데, 이렇게 아내에게 내동댕이쳐져 지붕 위에 올라오게 된 사실을 어머니가 알면 면목이 없다고 생각했다.
꼬마 신랑은 한 가지 묘안을 생각해 냈다.
꼬마 신랑은 지붕 열려 있는 호박을 만지작거리면서 아내에게 큰 것을 딸까 아니면 작은 것을 딸까 하며 큰 소리로 말했다고 한다.
경기도 용인 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나이 많은 처녀가 꼬마 신랑에게 시집을 갔다.
아내는 남편이 어리기 때문에 우습게 여길 뿐만 아니라 구박도 서슴지 않았다.
하루는 꼬마 신랑의 성화에 화가 난 아내가 남편을 지붕 위에 올려놓고 골려주려고 작정했다.
아내는 꼬마 신랑에게 멀리 볼 수 있게 해주겠다며 지붕 위에 올려놓았다.
지붕에서 사방 구경을 하던 신랑이 무서워 내려달라고 하자, 아내는 들은 척도 안 했다. 꼬마 신랑이 지붕에서 야단을 쳤다.
시끄러운 소리에 밖으로 나온 시어머니가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니 아들이 지붕 위에 있었다.
시어머니는 아들에게 왜 지붕에 올라가 있느냐고 물었다.
아내는 안절부절못했다.
만일 꼬마 신랑이 사실대로 일러바치면 자신은 쫓겨날 판이었다.
꼬마 신랑은 아내에게 바늘을 줘야 박이 굳었는지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시어머니는 어린 자식이 박을 따러 지붕에 올라간 것으로 알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아내는 안도의 숨을 쉬고 황급히 꼬마 신랑을 지붕에서 내려놓았다고 한다.
「꼬마 신랑의 재치」는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성행했던 조혼 풍습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다.
조혼한 경우, 대부분 신랑보다 신부의 나이가 훨씬 많았다.
그래서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진 이야기가 여러 가지 형태로 전해지고 있다.
「꼬마 신랑의 재치」에서 꼬마 신랑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평소에 아내에게 미움의 대상이 된다.
그러다가 꼬마 신랑은 지붕 위로 내던져지는 신세가 되지만 아내가 시어머니에게 구박받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재치 있는 말로 위기 상황을 모면하게끔 한다.
꼬마 신랑이 아내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은연중에 나타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