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인생은아름다워
방송일시 : 2021년 2월 8일(월) ~ 2021년 2월 12일(금); 582편
*다시보기->https://worldtrip.ebs.co.kr/worldtrip/replay?stepId=01BP0PAPD0000000022
*영상보기->https://youtu.be/EPh_Q8i5AWU?list=PLvNzObWMMx6vtinh8PV4sXYwxRPjaGPqv
그대는 누군가의 낙원이 되어준 적 있나요?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다움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
누군가에 의해 혹은 누군가에 보여지는 삶이 아닌
나만의 꿈, 나만의 색깔로 채워나가는 이들의 하루는
청량한 산공기처럼 맑고
봄날의 깃털바람처럼 사랑스럽다.
꿈을 달구는 일에 게으름 피우지 않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조금은 더디게 조금은 엉뚱하게
자신의 삶에 텃밭을 일구는 이들.
창문 너무 바라본 그들의 삶을 마주하며 나오는 한마디~
인생은 아름다워 (la vie est belle)!
1. 그대라는 행복
땅이 비옥하여 보배로운 섬, 진도.
바닷가 인근의 파란 지붕 집에 사는 허순자 씨.
정성스레 닭 키우고 율금 다듬으며 살아가는 순자 씨와
그런 동생과 따라 이곳에 자리 잡은 순자 씨의 언니.
시장이 필요 없을 정도로 찬거리가 널려있는 바닷가와
그 곳에서 캔 톳과 미역과 수삼으로
한 상 잘 차려먹으면 밥상에 웃음꽃이 핀다.
애지중지 키우는 진돗개와 사랑하는 남편, 언니와 함께 살아가는
순자 씨의 하루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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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암의 50여 가구가 되지 않는 작은 산골 마을.
마을을 지키는 백 년 묵은 팽나무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한 한옥, 안현당.
이곳의 안주인 현숙씨에게는 꿈이 있다.
돈도, 큰 집도 아닌, 감나무 꽃 흐드러지게 핀 고향 마을로 돌아가
노후를 보내는 것이 유일한 소원인 현숙씨.
평생 도시 생활을 해오던 남편 동석씨,
아내의 꿈을 이겨낼 재간은 없었다.
우여곡절 귀촌여정에 오른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현숙 씨보다 더 능숙하게 일을 하는 남편 동석 씨,
시골 살이에 완벽하게 적응했는데...
가야금 타고 북 장단 맞추며 자급자족 귀농라이프를 즐기는
귀촌 부부의 엉뚱 발랄한 삶 속으로 들어가 보자.
2. 낙원에 사시나요?
경기도 파주시와 양주시, 연천군을 아우르는 감악산 자락,
흰 이불 덮은 늘막리 마을은 오늘도 고요하다.
마당이 예쁜 집에서 사는 동갑내기 부부, 최수호 씨와 민정희 씨
50년이 넘도록 한 집에서 살며 부부는 집과 함께 나이가 들어간다.
할아버지가 직접 지어올린 집에는 아내만을 위한 공간도 있다.
할머니가 애지중지 가꾸는 작은 온실,
혹한에도 꽃향기에 취해 추위도 잊는다.
하루도 떨어져 본 적이 없다는 부부, 남편이 나가면 아내도 따라나서는 눈길.
찬바람이 불어도 낙원 약수터 가는 길은 포기할 수 없다.
세상에 오직 하나 부부만의 약수터
조용한 산자락에서 두 사람의 시간이 흘러가는데...
추운 겨울에도 함께라면 마음만은 언제나 봄이라는
노부부의 아름다운 인생 이야기를 들어본다.
3. 자온 길에 머무르다
충북 부여의 오랜 시간이 흐르는 자온 길.
고즈넉한 옛 풍경이 주를 이루는 이 길에
몇 해 전부터 젊은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도시의 삭막함에 지쳐 시골 라이프를 꿈꾸며 부여를 찾은 한솔 씨는
오랜 가게와 허물어가는 집들을 보며
이 곳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고 싶어 가슴이 뛰었다는데...
담배가게를 개조한 책방을 운영중인 상희 씨와
어르신들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 사진작가 상묵 씨도
한솔씨의 가슴설렘에 기꺼이 동참했다.
손수 옛집을 고치고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젊은이들
그리고 젊은이들을 위로하는 자온길.
신구(新舊)의 만남 자온길은
답답했던 도시 생활을 잠시 접어두고
시골에서 자신들의 꿈을 펼쳐가는 청년들의 또 다른 삶의 공간이다.
4. 바람이 안부를 묻거든
경기도 양평 지평면에 위치한 작은 절, 무위사.
새벽의 공기를 가르는 소리는 다름 아닌 기타 소리.
부처님 앞에서 예불이 아닌
기타연주로 음성 공양을 바친다는 탄명 스님.
사찰 예불 소리 대신 감미로운 기타 소리가 절의 어둠을 가른다.
그때그때, 즉홍적으로 기타를 잡아 부처님께 노래를 올린다는데...
고운 목소리로 트로트를 부르는 스님의 표정이 밝다.
가진 것은 목소리와 불심뿐이라는 스님,
겨울 산사에서 홀로 맑은 소리를 흘려보내는
스님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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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사에서 멀지 않은 곳, 백여 년은 족히 넘은 듯 오래된 집
담벼락을 넘어 노래 한 가닥이 흘러나온다.
커피를 갈며 노래를 부르는 김창진 씨는 흙 피리 만드는 도예가다.
어김없이 담벼락을 넘어오는 피리 소리.
그의 흙피리는 개구리, 두꺼비, 남방돌고래, 도롱뇽 등
멸종 위기종의 형상을 띄고 있다.
창진 씨에게 피리 소리는 어떤 의미일까.
곳곳 옛 손때가 묻은 물건들로 가득한 창진 씨의 집.
피아노 치고 흙 피리 빚어 부르는 그의 인생에 귀 기울여 보자.
5. 까치 까치 설날은
전북 군산 회현면의 방앗간.
4대가 함께 먹고 자며 40년째 일궈온 이곳은
매일 같이 떡 찌는 냄새가 고소하게 풍겨온다.
손발 맞춰 바삐 일하는 이곳의 대장은
매일 아궁이 앞을 지키시는 김복임 할머니
그리고 항상 반복 되는 방앗간의 일과도 든든한 며느리,
귀여운 증손자와 함께라면 지루하지 않다는데...
구정을 앞둔 고부의 장독 닦는 풍경과
옛 방앗간의 청취를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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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흥의 비연 마을.
탐진강의 맑은 물이 흐르는 조용한 이 마을에
구정 때가 가까워지면 정신없이 바쁜 시골집이 있다.
4대 째 전통한과를 만들어 온 김춘자 씨와 최희섭 씨 부부는
8년 전 비연마을의 청정한 공기에 반해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그 좋은 공기를 즐길 새도 없이
매일이 고두밥 찌랴, 조청 만드랴 눈코 뜰 새가 없다는데
손발을 바삐 움직이면서도 부부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건
전통으로 한과를 만들어낸다는 뿌듯함 때문이다.
종일 솥과 불 앞을 오가는 부부의 삶과
그 손끝에서 피어난 전통한과를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