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19. 로사는 가고.
비가 쏟아진다. 필리핀 중부지역에 태풍 멜로르가 지나간다고 한다. 하늘이 자오록하다.
태풍! 비가 심상치않게 내리면 항상 어디선가 태풍이 지나간다.
토요일 오전, 로사부부가 떠났다.
Puerto Azul 골프 리조트에서 며칠간 머물다 간다기에 성당 마당에서 그분들을 만나 로사부부를 인계해 드렸다.
Puerto Azul의 주인 안나씨는 전부터 잘 아는 분이다. 그리고 좋은 분이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인사를 하고나서 그들을 태운 밴이 사라지자 갑자기 가슴이 텅 빈다.
집에 돌아오니 침대커버와 베갯잇, 그리고 이불을 가지런히 개어놓고 그 방은 비어 있다. 밀라가 그것을 세탁 바구니에 담아놓고 청소를한다.
다음 날, 밀라는 정기 day off 라 오지 않는다. 웬일인지 내 어깻죽지에 낯 선 통증이 온다.
성당에서 미사를 드린 후 언제나처럼 사무실에 모여 빵과 쥬스를 나누는데 빵속에 코코넛 잼이 들어 있다.
지난 주 미사 후에 로사는 수도원에서 만든 그 빵을 그리도 좋아하며 잘 먹었다.
갑자기 가슴이 또 먹먹해 진다. 코코넛잼이 들어 있는 이 빵을 얼마나 좋아했을텐데.... 보여주고 싶다. 먹여주고 싶다.
그리고 또 다음 날, 골프를 나가려는데 비가 내린다.
차를 돌려 알라방으로 향한다. 시티뱅크에 들러 두 사람 카드의 한도인 18만 페소를 찾아서 온다.
골프를 쉬는 날, 함께 알라방 시티뱅크도 가고, SM Mall 도 가 보려고 게획 했는데, 갑자기 바뀐 스케쥴에, 그냥 아쉽다.
더 잘 해주지 못한 게 걸리고 미안하다. 그러다가 그 새 왈칵 그리워진다.
집에 돌아와 우리부부는 언쟁을 한다. "당신은 왜 손님만 오면 안 하던 스타일로 나를 궁지로 몰고 속상하게 만들곤 해요?"
느닷없이 따지는 내 말에 남편은 어리둥절한다.
진짜 그들이 머무는 내내 죠셉은 내가 속상해 할 말을 서슴치 않았고 나는 약이 올라서 속좁은 모습으로 짜증을 냈다.
아! 정말 부끄럽다. 평소엔 절대로 안 보이던 모습으로 손님 앞에서 끊임없이 싸웠으니.
죠셉은 내가 뭘 묻는지 뭘 속상해 하는지조차 모르는 표정이다. 이런 사람에게 뭘 따지겠나?
비가 온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 로사는 거기서 뭘 할까? 내일 모레 그들이 돌아가는 날까지 제발 날이 좋았으면...
어깻죽지에 미세한 통증이 남아 있다.
첫댓글 컴퓨터가 갑자기 스트라이크(?)를 해서
어제부터 오늘 늦게 까지
아들래미와 함께 진땀을 빼어
겨우 급한 것만 살렸다.
머리는 자꾸 둔해지고
컴퓨터는 날이 갈 수록 복잡해 지고(소위 뭇 신식인들은
사용하기 편리하고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고 하는 데..................)
갈수록 감당 불 감당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 김선생 필드에서의 폼이 멋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