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부터 특별새벽기도회가 시작됩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3층이 본당인데, 성도 중에 다리가 불편한 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새벽기도회를 무료급식소 안에서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무료급식소는 1층에 있거든요.
식사하는 장소에서 예배하는 장소로 바꾸기 위해 일주일동안 대청소를 했습니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안보였는데 드디어 오늘 모두 끝났습니다.
영상, 음향, 조명장치도 세팅했습니다.
이제 한 달에 한번 주일낮예배도 이곳에서 드린다니 나이 많은 권사님들이 좋아합니다.
하나님은 어느 곳에나 임재함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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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참 좋습니다. 수용성과 흡수력이 남다르기 때문입니다.
반면 인생 연륜이 있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습니다. 튕겨 나올 때가 많습니다. 결국 또 자기얘기만 하다 끝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내가 젊은 마인드를 가졌는가 아닌가”의 판단은 상대방의 말에 “수용적인가 아닌가”에 기준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실제 나이와는 상관없이 상대방의 말에 수긍하고, 배려하며, 공감하는 사람은 지금보다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해갑니다.
설교를 하면 그 설교가 튕겨 나올 때가 있습니다. 마치 벽에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아멘”으로 화답합니다.
그리고 예배를 마치고 나갈 때 “목사님,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라며 머리를 숙입니다.
이런 분들을 볼 때 “나이는 많아도 참 청년처럼 사는구나”라는 걸 느낍니다.
나이 어린 담임목사지만 하나님 말씀에 대한 권위와 믿음만큼은 "청년마인드"를 소유한 분입니다.
이런 성도에게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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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이 저희 부부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목사님, 교회나 무료급식소에 쓰이는 것 말고 목사님과 사모님의 가정, 혹은 개인적으로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저희가 사드릴게요”
이 말씀을 듣고 어찌나 고마운지 한량없는 기쁨이 샘솟았습니다. 또 눈시울이 젖는 감동과 전율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자동차도 사줄 기세였기 때문입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답변해드렸습니다.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괜찮습니다. 개인적으로 받고 싶지 않습니다.”
이렇게 대화를 마쳤습니다.
일부러 맛있는 것 안 먹고, 비싼 옷 안 입고, 호의호식 안하고 "청빈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목회자”입니다. 저도 목회자인걸요.
성품이 깨끗하고 재물에 대한 욕심없이 일부러 가난함을 택한 삶입니다. 그림자도 못 따라 가겠지만 세례요한처럼 살고 싶습니다.
자동차든 집이든 넙죽넙죽 받으면 좋겠지만 세상사람이나 성도들이 봤을 때 상처 받을 게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보신탕을 좋아하지만 애견인을 생각해서 대놓고 먹지 않는 것처럼, 나로 인해 시험 들 사람이 없었으면 하는 노파심과 경각심에서 살아갑니다.
결국 없던 일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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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컴퓨터를 전공했습니다. 대학원까지 컴퓨터를 공부했죠. 그런데 지금은 목사가 돼 있습니다.
사람은 “이과”머리와 “문과”머리가 따로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과였는데 신학을 공부한 문과머리가 돼버렸습니다.
그동안 배워왔던 컴퓨터는 왜 배웠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전공을 살려 살지 않고 다른 길로 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컴퓨터는 제 인생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신학교 다닐 때, 조별로 그룹과제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저와 같은 조원이 되고 싶어하는 분이 많았습니다. 이유는 발표PPT를 끝내주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뿐 아니라 자료검색, 수집, 분석, 리폼 등, 같은 시간을 투자해 저는 놀랍게 단축해버리는 능력을 소유했었죠.
사실 컴퓨터를 배울 땐 워낙 잘하는 친구가 많아서 그게 능력인지도 몰랐는데 신학교를 다닐 땐 달랐습니다.
또 단체를 운영하며, 교회를 섬기며 컴퓨터가 굉장히 유용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엑셀, 파워포인트, 포토샵, 동영상 편집 등 한 순간도 컴퓨터와 뗄 수 없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컴퓨터는 꼭 배우게 하고 싶습니다. 태권도도 좋고 피아노도 좋지만 이 시대에 컴퓨터는 필수 인 것 같습니다.
컴퓨터를 정식코스로 배웠던 게, 저의 삶에 있어서 신속, 정확, 시간절약을 할 수 있었던 한 수였습니다. 그래서 그동안의 등록금이 아깝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