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아무리 축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2002년 한.일 월드컵 폴란드와의 경기에서의 득점장면을 기억하거나, 혹은 홍명보 선수와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며 멋지게 상대 선수를 제치고 달려나가던 황선홍 선수의 모습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 황선홍선수는 선수에서 부산 아이파크의 감독으로 취임했고, K리그의 젊은 감독 열풍을 이끌며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팀을 이끌어 나갔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부산 아이파크를 이끌던 황감독은 2010년 K리그의 강자, 포항 스틸러스에서 지휘봉을 들었고, 올시즌 11승 7무의 좋은 성적을 내며 전북 현대에 이어 2위의 좋은 기록을 유지하고 있다.
이제는 선수라는 수식어보다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는 황선홍 감독의 조금은 특별한 팀, 포항 스틸러스의 홈구장 '스틸야드'를 찾았다.
내가 포항을 '조금 특별한 팀'이라 칭한 이유는, K리그에서 독보적으로 유럽형 축구구단을 지향하고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많은 팀들이 포항스틸러스를 뒤이어 클럽하우스를 건설하고 축구전용구장을 건설하려 노력하고있지만, 단연코 그 시발점은 포항스틸러스이다.
1990년 국내 최초의 축구전용 구장을 건설하고, 2001년, 국내에서 K리그 최초로 클럽하우스를 건설한 포항 스틸러스는 관중석 어디에서도 그라운드의 모든 면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으며 경기장과 관중석의 거리가 가까워, 팬들을 위한 축구를 지향한다는 점 역시 유럽의 많은 구단들을 지향하고 있는(혹은 어쩌면 더 좋을지도 모르는) 팀임을 입증하고 있다.
포항이 조금 더 특별한 팀이라 했던 두번째 이유는 역대 최고의 선수들을 길러낸 좋은 팀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안익수(현 부산 아이파크 감독),황선홍(현 포항스틸러스감독), 홍명보(현 올림픽국가대표팀감독), 하석주(현 아주대학교 감독) ,등 쟁쟁한 스타를 배출한 클럽이기때문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번 여름 휴가에 틈을 내서, 포항에 자리잡고있는 명문구단 포항 스틸러스의 홈구장인 스틸야드를 찾았던 나는 굉장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서 돌아올 수 있었다.
지난 봄에 방문했던 제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이나, 집에서 가까운 상암월드컵경기장, 성남의 홈구장인 탄천 종합운동장, 수원의 빅버드보다 구장이 아담하고, 시야가 트였으며, 시설면에서도 우수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관리 상태도 굉장히 좋았고 잔디의 상태, 관중석의 의자 형태 등등 모든면을 따져보았을 때 최고라고 자부할 수 있었다.
스틸야드를 가려면, 꼭 형일교를 지나야하는데, 경기 전날에는 사진에서 보이는것처럼 포항 스틸러스의 깃발이 걸려있는듯 했다.
형일교를 지나 포항 제철 안으로 들어가서 20분정도를 운전해서 들어가자, 스틸야드의 입구가 반갑게 맞이하고있었다.
포스코 정문에서 박물관을 지나 들어갔기때문에 정문으로 가지 못하고 W,E게이트의 입구가 있는 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사실 처음에 스틸야드의 외관을 멀리서 바라봤을때의 첫느낌은 '수류탄 껍데기' 혹은 '지하벙커'같은 모습에, 색마저 칙칙한 콘크리트여서 실망을 할 뻔했다. (그에비해 월드컵경기장들은 매우 '삐까뻔쩍'했기 때문이리라)
왼쪽이 본부석이자 후원사 지정석인 W석, 오른쪽이 일반석인 E석이었고, 1층으로 통하는 좌우 게이트의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었다.
사실 경기가 없는 날이고, 대부분의 월드컵경기장들은 경기가 없을 때에는 개방하지 않기때문에 스틸야드 역시 그러면 어쩌나, 하는
고민때문에 마음이 많이 걸렸는데, 다행히도 구장을 구경할 수 있게끔 친절하게 개방을 해놓아서 먼 길 온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두근두근 하는 마음으로 관중석으로 올라갔는데 뙇!!!!!!!!!!!!!!!!!!!!!!!!!!!!!!!!!!!!!!!!!!!!!!!!!!!!!!!!!!!!!!!!!!!!!!!!!!!!!!!!!!!!!!!!!!!!!!!!!!!!
여기가 한국이야 유럽이야... 피치가 손뻗으면 닿을 거리에 위치한 스틸야드의 위용에 마음을 뺏기고 말았다. (이제부터는 여러분들도 생생하게 느끼시라고 일부러 사진 사이즈를 줄이지않고 그대로 올려놓습니다.) 카메라 줌을 하나도 당기지 않은 상태에서 사진을 찍었는데도 이렇게 가깝게 그라운드가 느껴질줄은 꿈에도 몰랐다.
입에서 연신 감탄사가 나왔다. 이렇게 그라운드와 관중석이 가까운 경기장은 해외에서도 드문것으로 알고있다. 박지성선수가 뛰고있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OT(올드트래포트)가 필드와 관중석이 붙어있으며, 그외 몇 안되는 구장들이 이와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음을 생각해 볼 때, 한국에서도 보기 드문 가까운 거리의 그라운드는 저절로 감탄을 연발하게 만들었다.
이사진 역시 줌을 하나도 당기지 않고 찍은 골대의 모습이다.
경기가 없는 때에는 이렇게 골 그물망도 휴식을 취하고있나보다.
ㅎㅎ 너무 가까운 나머지 뛰어내리고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자제하며 코너킥 자리로 위치를 이동해보았다.
이게 왠일.... 이역시도 줌 하나없이 찍은 사진이다. 자꾸 이말을 하게되는데 정말이지 너무나 놀라운 거리에 연신 감탄할 수 밖에 없어서 계속 강조하는 내자신을 이해해주길 바란다.. 그만큼 가깝다!!!! 경기 전날이라 피치의 상태도 굉장히 좋았다.
이런 경기장에서 팬들의 환호와 격려를 가까이서 들으며 뛸 수 있는 포항 스틸러스 선수나, 생생한 승리의 환호를 들을 수 있는 포항 스틸러스의 팬들이 너무나도 부러웠다.
선수들이 입장하는 터널과 특별석(투명박스 안), 그리고 미디어석이 보인다. (2층 상단의 테이블이 있는 곳이 미디어석인듯 싶었다.)
E석에 위치한 관중석. 원정팀 서포터즈 석. 관중석 전체가 이와같이 깔끔하게 유지되고있었다.
팀의 기념품(뱃지)를 모으는게 취미인 나는, 스틸야드를 한바퀴 둘러보고 나오며 기념품을 살 수 있는 판매점을 찾았지만, 메가스토어가 없다는 점이 상당한 아쉬움으로 남았었다. 다른 구장을 방문했을 때보다는 상당한 만족감을 안고 돌아올 수 있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다음에 다시 방문 했을 때는 상설 기념품샾에서 꼭 기념품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타 월드컵 구장들이야 아무래도 나라에서 대여하는 형태로 사용하는것으로 알고있는데, 스틸야드는 팀(혹은 포스코)가 지원하고 있고, 소유하고 있는 구장일테니 아무래도 상설매장을 오픈한다면 팬들이 더욱 더 애용하고 애착을 가질 수 있는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근 K리그 최초로 경남FC가 메가스토어를 오픈했다고 하는데, 구단의 기념품을 모으는 나로써는 다른팀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벤치마킹 해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다. 혹은 구장 투어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팀의 역사나 구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볼 수 있음과 동시에 더욱 더 재미있는 구장견학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너무나 아름답고 멋졌던 스틸야드!!!! 비록 다음날 경기를 보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지만, 다음 기회에는 경기를 보려고 방문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꼭 다시만나! 스틸야드!
포항 스틸러스 마스코트
(출처-포항스틸러스 홈페이지)
스틸야드 가는 길, 현지인에게 들었던 팁2가지 소개!
1. 스틸야드는 포스코 안에 있기 때문에 경기 당일은 매우 혼잡하다고 하네요. 평소에도 출, 퇴근시간은 진입로가 좁기때문에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 여유있게 가는게 포인트! (포스코 직원들의 퇴근시간은 6시니까, 이 시간대는 피해야겠죠?)
아니면 굉장히 막힌다고 하네요. 정체, 혼잡을 피하려면 서두르세요! (경기없는날도 6시 전후로 많이 막히는 구간이라고하네요)
2. 스틸야드로 가는 버스는 포항 101, 102, 175번 일반버스와 100,200번 좌석버스가 운행중이라고 합니다.
첫댓글 경기장 내관은 스틸야드가 최고인듯요ㅠㅠ 정말 유럽 구장이 부럽지않을정도로 가깝다니 꼭 한번 가보고싶어요! 전주성은 그나마 축구전용구장이라 트랙은 없지만 스틸야드만큼은 가깝지못한데 그래도 큰 거리가 아니라 선수들과 간단한 대화는 가능하기때문에 이만한것에 감사를! 스틸야드 외관만 개선하면 최고의 구장!!
와아, 멋지네요! 전에 서울과 경기에서 저 곳이 만원이 되었다니..... 그 때 어느 서포터분이 거신 현수막 보고 피식했어요ㅋㅋㅋㅋㅋ '족보 없는 축구는 가라!' 서울팬으로서 역사가 짧다고 뭐라 하는 건 싫지만 그래도 가장 오래 된 K리그 팀이니까요.....
경기 보러 가고 싶네요.. 중3 이후로 스틸야드에서 경기를 본 적이 없어서 ㅠㅠ 어린이날이나 각종 휴일날 가족들끼리 축구보러 간 기억들이 나요 ㅋㅋㅋ 그때 진짜 포항제철 아저씨들 전부 온가족 데리고 출동
진짜 가깝네요.. 꼭 한번 가보고싶은 구장입니다.
글 잘 읽었어요 한결님 ㅋㅋㅋㅋㅋㅋ 칼럼쓰셔도 되겠어요 아우 읽기도 꺼리낌없이 쫙쫙 읽히고 너무 좋았어요 >.<
꼭 가보고싶네요 포항구장 꺄 저렇게 관중석이 가깝다니... 전 대전이 제일 가까운 줄 알았더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