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나의 사랑도 님의 침묵에 묻혀버리고
삶의 향기로운 꿈도
따뜻한 숨결 속에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曲調)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를 부르다가
아침이 오는 바람에 귀먹고 꽃잎이 휘날리는
날리는 날에,
차마 못 보낼 님이기에
가슴 속에 깊이 간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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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잔상
(Traces of the Boundary)
빛과 어둠이 맞닿은 곳,
차가운 빛이 흩날리고,
둥근 달무리가 현실을 감싼다.
눈앞에 있지만 스미지 않는 그림자,
가슴에 맺혀도 닿지 않는 그리움.
시간은 멎고, 공간은 일렁인다.
기억은 안개등불되어 흐려지고,
순간은 꽃잎 되어 흩날린다.
손을 뻗지만 닻지 못하는 환영.
눈앞에 있지만 볼 수 없는,
머물러 있지만 닿을 수 없는 경계.
침묵 속에서 별빛같은 언어로
속삭인다.
“여기, 나 여기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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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경계의 잔상......
사진 속에서 잔상을 느끼려니
조금 어렵네요^^
우담바라님의 내면을 못 따라
가나 봅니다 제 시선은^^
너무나 다양하고 엄청난 스토리들이
우담바라님에게 있음을 보게 되네요~~!!
어렵지만 즐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