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도저히 못 알아듣는 '알파 세대' 유행어 정체
리즈는 매력 오하이오는 기괴함, 알파세대의 무맥락 언어유희
상대방의 나이를 가장 빠르게 짐작하는 방법은 그가 사용하는 어휘를 관찰하는 것이다. 일상 대화 속에 무심코 섞여 나오는 은어와 유행어는 사용자가 속한 세대를 여실히 드러내는 지표가 된다. 최근 2010년에서 2024년 사이에 태어난 '알파 세대'를 중심으로 기존 세대의 상식을 파괴하는 이른바 브레인 롯(Brain-rot) 형태의 유행어가 번지면서 세대 간 소통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알파 세대'가 사용하는 가장 난해한 표현 중 하나는 '6-7'이다. 이 숫자는 특별한 사전적 의미가 없다. 아이들 사이에서 특정한 손동작과 함께 반복되는 일종의 내부자 농담으로, 맥락 없이 사용하며 서로의 동질감을 확인하는 용도로 쓰인다. 반면 리즈(Rizz)는 비교적 이해하기 쉽다. 카리스마(Charisma)의 중간 글자에서 따온 이 단어는 상대에게 매력을 느끼거나 이성적인 호감을 사는 능력을 뜻한다. 또한 오하이오(Ohio)는 2024년 여름 소셜미디어(SNS)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단어로, 기괴하고 이상한 사건을 지칭한다.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일어나는 황당한 일들을 다룬 영상들이 인기를 끌면서 이제는 별난 사람이나 상황을 통칭하는 대명사가 되었다.
1997년에서 2009년 사이에 태어난 Z세대는 소셜미디어(SNS) 환경에서 자라난 만큼 온라인 콘텐츠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상대의 제안에 동의할 때 쓰는 '벳(Bet)'은 확신한다는 의미의 관용구에서 유래해 대중화되었다. 사회적으로 어색하거나 오글거리는 상황을 묘사하는 '크린지(Cringe)'와 비디오 게임 속 배경 캐릭터처럼 개성 없고 지루한 사람을 일컫는 'NPC' 역시 이들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핵심 단어다.
1981년에서 1996년생인 밀레니얼 세대는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성장하며 미디어와 디지털 트렌드를 주도했다. 누군가 화가 나거나 씁쓸해하는 모습을 비유하는 '솔티(Salty)', 비판에 대해 재치 있게 응수하는 '클랩백(Clap Back)'이 대표적이다. 특히 사회적 정의에 깨어 있다는 의미의 '워크(Woke)'는 인종이나 성평등 문제에 민감한 이 세대의 특징을 잘 보여주지만, 최근에는 지나치게 정치적 올바름에 매몰된 이들을 비꼬는 표현으로도 쓰인다.
반면 1965년에서 1980년생인 X세대는 독립적인 성장 과정을 거치며 독특한 표현들을 남겼다. 진정하라는 의미의 '테이크 어 칠 필(Take a chill pill)'은 1970~80년대 신경안정제 처방이 흔했던 시대상을 반영한다. 서퍼들 사이에서 위험하거나 짜릿한 파도를 일컬었던 '날리(Gnarly)'와 도시의 전문직 종사자를 뜻하는 '유피(Yuppie)'도 이 시대를 상징하는 단어들이다. 1945년에서 1964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는 찬성을 나타내는 라이트 온, 마음에 든다는 뜻의 '디그 잇(Dig it)'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며, 최고라는 의미의 '그루비(Groovy)'로 그들만의 개성을 표현해 왔다.
세대는 바뀌어도 신조어는 사라지지 않는다. 같은 표현을 공유하는 사람은 쉽게 어울리고, 모르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다른 세대와 어울린다. 사회가 새로운 세대를 계속 낳는 한, 새로운 은어도 함께 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