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어느 대학도시의 기숙사에 우리나라 학생들이 한 십여명 있었습니다. 낯설은 이국 생활이라 당연히 고국의 음식이 그리웠지요. 당시만 해도 한국 음식점이 주변에 없었고 어쩌다 명절때나 부모님들께서 비싼 돈 들여 보내주시는 밑반찬이라야 받아보기 무섭게 게 눈 감추듯 사라지곤 했습니다. 라면이라도 마음껏 먹어보는 것이 모두의 소원이었지요. 프랑스에는 베트남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식품점에서 라면을 팔기는 했는데 홍콩인지 싱가포르에서 만들어서 "출전일정" 일본상표를 붙인 조잡한 제품이었고, 첨부된 중국식 돼지고기 맛 스프가루를 타서 요리를 하면 정말 웬만큼 비위가 좋지 못한 사람들은 그 느끼함에 다 토해버릴 정도. 그래서 저희들은 스프가루 넣는 대신 소금, 양파, 고추가루로 맛을 내고는 했지요. 우리나라 우리맛 라면을 너무나 먹고 싶은 마음에 하루는 꾀를 내었습니다. 기숙사 외국 학생들이 모두 삼백여명쯤 되었는데 학교 식당에서 모두에게 대한민국 라면파티를 멋지게 열어주자고, 그래서 우리나라 우리맛 라면의 진수를 전 세계에 보여주자고. 그런 내용을 써서,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삼양라면 사장님께 다만 본사가 당시 서울 종로 청진동에 있었다는 것만 알고서 도와주십사 라는 편지를 진담반 장난반 올렸습니다. 물론 무모하고 황당한 요청임을 잘 알기에 저희는 삼양라면에 대해 답신 조차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며칠 후... 파리 오를리 공항 세관에서 제게 소환장이 날아왔습니다. 외국산 식료품이 무려 2 큐빅톤이나 제 앞으로 왔는데, 도대체 학생의 신분이라면서 혹시 밀수꾼이냐 아니냐 라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날 밤차를 타고 파리에 상경, 새벽에 오를리 공항에 가서 여차저차 사정을 말하고 물건을 찾아왔습니다. 세관원들은 거의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짓더군요. 말이 2 큐빅톤이지 작은 봉고차에 가득차는 엄청난 물량이, 당시 돈으로도 수백만원 넘는 특급 항공운임표를 붙인채 제 앞에 쌓인 모습, 라면 상자의 산더미는 제 생전 처음 보는 장관이었지요. 마치 오르기 어려운 높은 산을 정복했노라는 성취의 뿌듯함에 앞서. 전혀 알지도 못하는, 보잘 것 없는 일개 학생의 편지 글만을 믿고, 라면 백여상자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운임까지 지불하여 특급우편으로 보내주신 삼양라면 사장님의 마음 쓰심을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고 말더군요... 과연 어떤 분이실까. 뵙고 싶었습니다. 감사하고 황송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존경한다고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저희의 대한민국 라면파티는 대성황으로 끝났고요. 외국학생들에게는 "짜짜로니" 였던가요, 짜장면 류가 대인기를 끌었지요. 작은 대학도시였지만, 라면파티 한 번으로 "한류열풍"을 일으켰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20년도 더 지나고... 국민기업 삼양라면이 처했던 어려움도 그저 남의 일인냥 지나쳐버리고, 이런 저런 핑계로 삼양라면 사장님께 그 흔한 그림엽서 한 장 올리지 못하였습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요. 오늘 우리나라의 위기를 맞았지만, 삼양라면 사장님의 신념과 배려의 마음을 떠올리며 저희의 희망으로 삼습니다.
첫댓글잘보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답글을 쓰게하는것은 60년초 저의 부친이 부산 자갈치에서 작은 점포를 가지고 잡하상을 하면서 삼양 라면을 팔았습니다 이때 삼양 라면에서 지방에 있는 소매상 사장에게 서울로 초대하여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한양구경을 하고 오신것이 기억납니다. 지금 저의부친은 돌아가고 안 계시지만 저는 e-마트에 가면 꼭 삼양라면을 사곤 합니다. 그때 그맛과 회사의 경영이 마음에들고요. 그리고 교직에서 퇴직하였기에 공제에서 투자하고 있기도합니다. 그리고 삼양 라면 맛있습니다
첫댓글 잘보았습니다. 제가 이렇게 답글을 쓰게하는것은 60년초 저의 부친이 부산 자갈치에서 작은 점포를 가지고 잡하상을 하면서 삼양 라면을 팔았습니다 이때 삼양 라면에서 지방에 있는 소매상 사장에게 서울로 초대하여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한양구경을 하고 오신것이 기억납니다. 지금 저의부친은 돌아가고 안 계시지만 저는 e-마트에 가면 꼭 삼양라면을 사곤 합니다. 그때 그맛과 회사의 경영이 마음에들고요. 그리고 교직에서 퇴직하였기에 공제에서 투자하고 있기도합니다. 그리고 삼양 라면 맛있습니다
아고 잘 봤습니다~~~꼼꼼하시기도 하다
삼양라면 먹어야겠네요,,,울조카사위가 삼양다녀도 타사것 먹었는데...맛있는라면으로 바꾸겠습니다
저도양식품에 3년정도 근무했었는데그때가 그리워지네요...양라면 힘내세요
어릴때 삼양라면1개값이 8원 2개 16원 난 20원들고 라면심부름하고 남는4원을 학교에가서 친구들이랑 호떡사먹었던 고마운 라면이었는데 어느날 없어진줄알았다 다시등장 이런사연이?...정말가슴아프네요 끝까지 신념을 버리지않는 사장님 존경합니다. 복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