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고3이 오늘 학교를 안갔다길래 덜컥 하는 마음으로 줄줄 읽었답니다~~
혹시나 제가 바람을 넣어서 혹시 학교를 그만 두신건 아닌지^^;;
긴장해서 읽는데 소풍이라는 말을 보고 한시름 놓았답니다~^-^;
코딱지 킬러님의 글을 읽으니 저무 공감되요
저도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열정'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짜증에 사로 잡혔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부터 쭉욱 호기심 많고 꿈도 많고 되고 싶은것 도 많아서
되고 싶은것도 왜 그렇게 많은지
초등학교 저학년땐 화가- 미술학원은 몇년동안 꾸준히 다녔져^^
초등학교 고학년땐 우주비행사-그때 일기를 보면 달에서 생을 마감하겠다는^^ 과학동아며 뉴턴이란 잡지에서 우주부분만 스크랩하고
소행성 이름 줄줄 외우고 유명한 은하 사진 교과서에 붙이고 필통에 붙이고..
이런 증상이 중학교 때까지 이어지다가
중학교 1학년땐 중국 전문가-집에 들어온 케이블 방송에서 채널v를 보고 중국에 반해서
한때는 아침 뉴스 방송에서 한 2분정도 보여주는 중국 뉴스를 듣기위해 그 시간에 맞춰 일어나고
포청천 땜에 일주일 내내 금요일만 기다리고 수요일만 되도 행복해 하고 그랬었져..
그리고 중2~3학년땐 왜 그렇게 한국 정치에 관심이 많았는지
뉴스, 신문 정치면 모조리 다 읽고..(지금은 대통령이 무신 당인지도 잘 모름)-.-
그러던 제가 드뎌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연합고사로 모두 평준화 된 지역에서 배정 받은 여고로 들어간 것 뿐인데
전통적으로 명문여고였다는 이유로 저희도 명문여고 학생 취급을 받게 되더라구여
지역 전통을 이어가야 한답시고
다른 고등학교보다 얼마나 공부만 죽자사자 시키는지...
평준화 된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다른 학교보다 평균성적이 몇점이라도 높아야 한다는
선생님들의 이상한 강박관념에
저는 공부하는 기계가 된 느낌에 점점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잃어가기 시작했어요
서서히 다른 학교들은 규제를 풀어나가는데
저희 학교는 명문이랍시고 두발 복장에 전혀 자유가 없었고
교문에 들어서면 모두다 똑같아서 구분할 수 없는 학생들의 뒷모습과
비 인격적인 학생부 선생님, 선도부 선배들...
전 깨달았어요
점점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도 모르겠고 되고싶은 것도 없고
열심히 공부는 하는데 대학은 가야하는데 가고싶은 과도 없고
수능 공부만 하다보니 세상 만사에 관심이 사라지고 꿈도 흥미도 관심도 그리고 '열정'도 내 마음 속에서 사라져 간다는 것을...
그래서 전 이래선 안되겠단 생각에 마음이 조금해 지기 시작하더라구여
고등학교 생활이 날 망치고 있단 생각
내 호기심과 열정을 야금야금 갉아 먹고있단 생각
더 많이 뺏기기 전에 어서 어서 빠져 나와야 겠다는 생각..
그 때 인도 방갈로르에 잠시 다녀 오신 저희 이모부가 지나가는 말로 인도가 참 가난하지만 사람들이 참 착하더라느니
대학에서 영어로 가르친다느니 우리나라 s대학도 세계100안에 못드는데
인도에는 50대 안에 드는 대학도 있고 100안에 몇개의 대학이 들어간다느니 하는 말을 듣고
인터넷으로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다가
델리로 가기로 결정하고
2학년 올라가자마자 선생님들 겨우겨우 설득해서 학교 그만두고
고3 나이때 그러니까 지금 코딱지 킬러님이랑 같군여~
10월 26일날 갔으니까 이번주 일요일이면 딱 그 날이네여
이번주 일요일이 인도에 첫발을 들인지 3주년^-^
일이 그러케 된거랍니다~~
허걱...이러케 말하니까 또 바람 넣고 있는 듯한....^^;
코딱지 킬러님 정말 얼마 안남았네여
수능까지 겨우 몇일밖에 안남았고 조금만 더 있음 드뎌 졸업이예여
여태까지 잘 버텨 오셨으니까 끝까지 최선을 다 하세요
전 하루하루가 참 소중하다고 생각해여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보냈나가 중요하지 미래를 위해서 오늘을 불행하게 보내는 일 따위는 하고 싶지 않아여
이제 제 삶의 원칙이기도 하고...
다시 돌아 오지 않을 유년기와 사춘기이기 때문에 지금 20대만큼이라도
젊음과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싶구요
나중에 결혼하고 30대가 되면 20대젊음이 가는 것을 안타까워 하지 않고 30대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로움을
맘껏 즐길 수 있도록.. 그렇게 후회 하지 않을 수 있도록...
코딱지 님도 이제 마지막 남은 10대의 순수함과 사회로 부터의 보호를 맘껏 누리세여
자기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게 제일 중요하니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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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코딱지오늘학교를않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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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언닝,너무 멋쪄요~^ㅡ^ 여러가지 바람들이 지금 제게 상당히 들어와있답니다..ㅋ 언니얘기 듣구 있으니까.. 고2때.많이 방황하고 자퇴얘기나오고..전학가고.. 그랬던 제 모습이 생각나네염..ㅋ 인도엔 특별한 마력이 있나봐요..흐흐 인도가 만들어준 인연을 소중히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