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과 논리력을 끌어올리는
가장 실용적인 고전 읽기
01. 책 소개
“고전은 고루하잖아”
“고루하다는 말이 더 고루해!”
2013년 도입된 자유학기제가 2020년 자유학년제로 확대됨에 따라 중등 교육은 활동 수업과 논술형 평가의 비중이 계속 늘고 있다. 정해진 답을 외워 객관식으로 정답을 맞히는 것만으로는 변별력을 키울 수 없다.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추론하는 능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로써 독서 교육의 비중과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 추천 도서’ 목록 앞에서 청소년은 지레 부담감과 압박감에 짓눌린다. 그 목록의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고루한’ 고전들 때문이다. 이는 성인들도 마찬가지다. 고전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편견 때문에 단 한 권의 고전도 읽어 본 적 없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고전을 재미있게 읽으려면 창의적 발상이 필요하다. 사전처럼 정렬된 작품 정보만 암기해서는 ‘고루한 고전 읽기’를 피할 수 없다. 저자 박균호는 문학, 역사, 철학, 과학 분야의 다양한 고전을 읽고 지금 사회에서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논쟁적 화두를 던진다. 잉게 숄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을 통해 청소년의 사회 참여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장 그르니에의 《섬》을 통해 유기동물 안락사 논란을 살펴보는 식이다. 창의력과 논리력을 동시에 끌어올려 줄 20편의 고전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교과 공부와 논술 대비를 한 번에,
가장 실용적인 고전 읽기
《파리의 노트르담》에서 빅토르 위고는 건축이 인쇄술에 책의 자리를 내주기 시작한 르네상스시기를 ‘화려한 퇴보’라고 경고한다. 저자 박균호는 여기에 더해 오늘날 인류가 처한 화려한 퇴보의 실상을 이야기한다.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스스로 사유할 힘을 잃어가는 현상을 지적하고 가짜 뉴스와 미디어 리터러시 문제를 짚어 내는 것이다.
또 저자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동물 감염병 이슈를 읽어 낸다. 한 종의 개체를 좁은 장소에서 지나치게 많이 사육할 경우 감염병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 다윈의 통찰을 소개하며, 오늘날 우리 사회가 골치를 앓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의 동물 감염병 문제를 이야기한다. 나아가 2020년 전 세계를 팬데믹에 빠뜨린 코로나19 사태를 언급하며 ‘거리 두기’는 공장형 사육장에 갇힌 동물뿐만 아니라 도시에 밀집해 살아가는 인간에게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0대를 위한 나의 첫 고전 읽기 수업》은 오래된 고전과 오늘날의 문제를 전혀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 책에는 “고전은 영원히 새로운 이야기”라는 저자의 신념이 생생하게 구현된, 완전히 새로운 고전 이야기가 담겨 있다.
끝장 토론으로
창의력과 사고력을 끌어올리다
책에 소개된 고전 이야기 20편은 논쟁 주제에 따라 네 개의 장으로 나뉜다. 사회 문제와 관련된 작품,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관한 작품, 학교생활과 관련된 작품, 삶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작품들이다. 각각의 논쟁 주제는 난민, 동물 복지, 성 평등, 개발과 생태 등 논술 시험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것들로 엄선했다.
각 글의 끝에는 ‘사고력을 높이는 끝장 토론’이 수록되어 있다. 해당 주제와 관련해 더욱 폭넓은 사고를 이끌어 내는 논쟁적 질문들을 모았다. 학교 현장의 독서 토론 수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의 다양한 생각을 듣고 의견을 나누면서 창의력과 사고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도록 이끈다.
‘또 다른 이야기’에는 작가와 관련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놀라운 사연, 작품의 배경과 관련된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담았다. 고전에 대한 호기심을 끌어올려 독자를 연쇄 독서의 세계로 안내한다. 부록의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을 참고하면 더욱 쉽게 다음 책을 선택할 수 있다.
02. 지은이
박균호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한다. 지은 책으로는 《오래된 새 책》, 《독서만담》,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 등이 있다.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는 2019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과 대한출판문화협회 올해의 청소년 도서로 선정되었고,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는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로 뽑혔다. ‘고전은 오래된 미래다’라는 신념 아래 고전 속 진리를 재해석하고, 오늘의 문제에 적용할 방법을 청소년에게 소개하기 위해 궁리한다.
페이스북 /parkkyoonho
03. 책 속으로
중세 시대에 노트르담 대성당이라는 돌로 된 책을 향유한 사람은 극소수였지만, 지금은 ‘정보 앞에서 만인이 평등’해졌다. 하지만 온갖 지식과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 사유할 힘을 잃어 가고 있다. 가짜 정보와 가짜 뉴스라는 독버섯에 야금야금 희생당하고 있다. 어쩌면 위고는 이러한 오늘날의 병폐를 ‘화려한 퇴보’라고 우려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_‘정보의 홍수는 유익할까, 유해할까? 《파리의 노트르담》’ 60~61쪽
서머싯 몸은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유능한 스파이로 활약하기도 했다. 영국 정보부 소속의 스파이로서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을 저지하기 위해서 공작을 펼쳤지만, 역사 기록이 알려 주듯이 실패했다. 애초부터 스파이가 혁명을 막는 것은 어려운 임무였다. 당시 서머싯 몸은 시간만 충분했다면 혁명을 막을 수 있었을 거라고 불평했다고 한다.
스파이를 그만두고 난 후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스파이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집이 《어셴든, 영국 정보부 요원》이다.
_‘예술가의 삶과 작품은 별개일까? 《달과 6펜스》’ 2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