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테르부르크에서 기차를 탔습니다.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는 것이지요.
이번 여행은 교통 수단의 종류도 다채롭기만합니다.
비행기,기차,초대형 유람선,유람선,버스를 번갈아 갈아 타며 다녔으니까요.
국경 통과 시간을 포함해서 여섯시간 만에 헬싱키에 도착했습니다.
한국은 염천이라는데 상쾌한 최적 온도, 맑은 날씨의 헬싱키였습니다.
호텔에서 푹 쉰 다음날 유명한 핀란드식 사우나를 했는데 달군 돌에 물을 부어
실내 온도를 높이는 방식입니다.청결한 실내, 깔끔하게 정돈된 소도구들 그곳에서
내다보이는 경치 또한 그만이고.습도 높아 멍한 상태로 지지부진하며 마치 진땀을
흘린 것 같은 좋지 않은 기분 때문에 찜질방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그곳에서 땀 흘리면서도 상쾌한 기분을 체험했지요.
버스에서 음악회에 본연주전에 즐겨 연주되는 시벨리우스- 핀란디아`
를 들으며 시벨리우스 공원으로 가는데 음악 감상 제대로 되던걸요.
음악이 끝난 후 우리에게서 저절로 박수가 나왔습니다.헬싱키 최고의
섬이라는 수오멜린나섬에서는 지천으로 피어있는 수많은 들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우리는 나이를 잊은 채 여고생 마냥 들꽃을 배경으로 삼삼오오
짝을 맞춰 사진을 찍기도 했고....카모메 식당이 있을 것 같은 항구에서
벼룩시장을 구경했습니다.각종 생선,과일,꽃,악세사리,그림,뜨개질한 옷들이
있었으며 값을 깍으려 하면 굿 프라이스 라며 절대 깍아주지 않더군요.
실자라인,베이비 원 모 타임
스톡홀름으로 가는 대형 유람선 이름이 실자라인입니다.
바다 위에 뜬 호텔이라 보면 됩니다.선상 호텔에서 하룻밤 또한
첫경험이었어요. 침실 창으로 내다 보이는 바다, 믿을 수 없이 작은
섬 위에 동화 속에 나오는 집들이 보이고...
눈도,마음도,생각도 환타스틱 속에 녹아버립니다.
여행 칠일 째,무념무상 증상
여행을 한다는 것 이외에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과장되게 말하면 한국에서 살았던 일이 꿈같이 느껴지기도 하고
사랑하는 가족 누구도 생각나지 않는 그래서 온갖 것을 미리
걱정했던 취미생활 같던 고질병도 어느 틈에 사라지고 없습니다.
"언니, 이렇게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신랑를 보면 아직도 설렌다는 S가 하소연 하듯이 묻길래
이 상태가 바로 무념무상이라네 도를 따로 닦지 않아도 얻은 道의
경지 라고나 할까 농담인듯 진담인듯 답했습니다.
저녁을 먹은 후 공짜로 공연을 볼 수 있다기에 다들 갔습니다.
흥겨운 밴드에 음악에 맞춰 우리 올가들은 나타샤 흉내를 좀 냈습니다.
서툰 춤을 추면서 아무 때나 우리 여가수 그룹이 부른 `베이비 원모 타임`
을 추임새로 넣으니 흥겨움 백배였습니다.러시아에서는 올가는 지적인
여성,나타샤는 끼가 있는 여성의 대명사라 합니다)
스톡홀름이란 도시는 명성만큼이나 깨끗하고
정갈한 모양새를 지녔습니다.스웨덴의 수도는 스톡홀름이라고
앵무새처럼 외웠던 유년 시절부터 이름을 알았던 도시 중 하나.
앵무새 교육도 필요할 때가 있군요.예전에 교육학 석사논문을 쓰던
친구가 수박 겉핥기 식 교육의 폐단 의 예를 좀 우스꽝스럽게 들게
없냐고 묻길래 엘살바돌의 수도는 살살바돌(지금은 모르겠네요)하고
말해줬었는데,어린시절 많은 도시들을 외워 뒀기 때문에 지금 덕을
보고 있습니다.지금 새로운 지명을 외우려면 얼마나 힘들까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파집니다.이상하게도 스웨덴은 이번 여행국 중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가가 없는 나라.노벨상으로 명성 높은 나라인데...
그래서 노벨상에 음악상이 없는 것인가요.핀란드 시벨리우스 노르웨이
그리그 러시아 톨스토이.... 차이코프스키....(너무 많아서)예술가가
첫번째로 떠오르니 창작으로 세계적인 인물이 된 예술가들,그들의
예술혼을 존경할 수밖에 없습니다.여행을 하다보면 별의별 사람들을
볼 수있는데 삶의 다양한 빛갈을 음미할 수있는 여행 보너스란 생각입니다.
(후배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