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라 님의 삶의 이야기를 읽고
아우라 님의 제주 삶 이야기를 읽고 댓글을 달았더니
제주 갯바위 낚시 모습을 소개하면서
낚시 하러 오라 하더라.
그래도 이 카페에서 이만큼의 정을 쌓았으니
그런 말이라도 하는 것일 텐데
순간 호감이 일다가
갑자기 서글픈 생각도 들던데
그건 이러했다.
몇 해 전 카페 <아름다운 60대>에서
지금과 같이 카페생활을 재미있게 하고있었다.
<카페문집 발간>에 책임자로 나서서 문집을 내기도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카페를 떠나라 하더라.
카페 회원들을 어디로 빼돌리고 있어서 그렇다나...?
그것 참!!
내가 누구를 어디로 빼돌려...?
내 유혹에 넘어갈 사람은 있기나 하고...?
반대로, 나를 누가 유혹해도 나는 안 넘어가지만
제주도에 낚시하러 가고싶긴 하다.ㅎ
그때 그 문집에 실은 글 한 편 아래에 붙여본다.
역시 낚시 이야기다.
(雨中의 釣士)
낚시는 아니지만 / 김 난 석
요즈음 이순(耳順)을 넘긴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은
여가에 무엇을 하며 즐길까?
주말을 맞아 바닷가 나들이에 나섰다.
바다라고 해야 내 어릴 때 자주 찾던 안면도 서해안의 하얀 백사장이다.
괭이갈매기 까악 대며 파도소리에 가끔씩 추임새를 질러 넣는다.
저 멀리 수평선 가까이에 통통배들이 발동을 끄고 기우뚱거린다.
바다낚시꾼들이 낚시 줄을 드리우고 있는 중이란다.
경남 진주의 진양호가 축조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그 고장 친구의 부름을 받아 진양호에 당도한 것은
어느 주말의 오후 다섯 시쯤이었을까...
아리따운 여인이 시중을 들며 낚시도구를 챙겨놓았다.
낚싯밥도 준비하고 커다란 물통도 두어 개 내다 놓았다.
아마도 낚아 올릴 잉어며 붕어들을 담을 요량이었을 것이다.
여인의 안내에 따라 물에 낚시를 드리우고 나서 아주 잠시,
여인은 어디서 났는지 많이 잡았다면서
물통에 담긴 팔뚝만한 잉어들을 내보였다.
이젠 회 치고 매운탕 끓여 술안주를 할 차례라면서 앞장을 섰다.
어릴 적 대나무에 무명실로 낚시 바늘을 매어 달고
망둥이 몇 마리 낚아보던 경험밖에 없던 나로서는
본격적인 낚시 장비로 낚시를 시도한 것이 이것이 처음이었고
한 마리 낚지도 못한 채 큰 수확(?)을 올린 것도 이것이 처음이었다.
그 후로는 낚시의 취미가 이런 것인가 하여 멀리 하게 되었던 것 같다.
신선(神仙)은 구름을 갈아 달을 낚는다 하고
어느 시선(詩仙)은 물에 비친 달을 낚으려다
선계(仙界)로 들었다 하던가.
처음에 바른 체험을 하여 좋은 기억으로 새겨두어야 할 것을
그러지 못하여 좋은 취미 하나 놓쳐버린 것만 같다.
낚시에 취미를 붙이지 못한 나는
요즈음 사이버동아리에 드나들다 보니
이것이 취미로 굳어져 가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써 올린 시나 산문, 또는 생활단상들을 읽어보고
그 밑에 짤막한 소감을 덧붙이거나
나의 글을 써 올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기다려보기도 한다.
성의 있게 쓰거나 재미있는 내용을 담아 올리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읽은 소감을 붙여주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들의 의견을 이어 올리기도 한다.
이젠 그 회원 수도 어지간히 늘어났으니
올려진 글들을 서로 모두 읽어 내거나
이에 일일이 느낌을 붙여주는 일은 어렵게 된 것 같다.
나 자신 이제는 글을 읽기만 하고 느낌을 붙이지 못하거나
골라 읽고 마는 경우도 많아졌다.
낚시의 재미는 물고기가 입질 할 때 전달되는 짜릿한 손맛이라 한다.
정성껏 써 올린 글 한편에 얼마나 고운 사람들이 다녀가는지를
상상하는 것은 짜릿한 낚시의 손맛만 못하랴.
때로는 읽기만 하고 지나치거나
한참 뒤에 시간을 내어 한꺼번에 읽어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낚시에 얽힌 우스운 이야기가 있다.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기 전에 두 낚시꾼이
라인강으로 낚시를 하러 갔었다 한다.
한 사람은 동독지역의 강물에 낚시를 드리우고
다른 한사람은 서독지역의 강물에 낚시를 드리웠다 한다.
서독지역에서는 낚시를 드리우자마자 월척이 연속되었는데
동독지역에서는 한나절이 지나도록 한 마리도 낚지 못하였다 한다.
왜일까?
서독은 언론의 자유가 있어 고기들이 입을 벌떡벌떡 벌리는데
동독은 언론의 자유가 없어 입을 앙 다물고 있었기에 그랬다는 것이다.
물론 우스갯소리지만 우리나라는 언론자유가 만개하니
그런 일은 없을 터이다.
나들이를 떠나기 전 써 올린 나의 글에
얼마나 고운 사람들이 또 입질을 하였는지 가며오며 궁금하다.
사이버 공간은 언론자유가 만개하니 거리낄 것은 없겠으나
낚시에 취미를 들이지 못한 것을 거울삼아
소박한 내 모습만을 드러내 보이면서
때로는 대어(大魚)를 바라는 조바심과 대작(大作)을 기다리는
팽팽한 긴장감도 조용히 즐겨보아야겠다.
요즈음 내 나이 또래의 사람들은 여가에 무엇을 하며 미소 지을까?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고 간 보이지 않는 얼굴들을 하나하나 그려보며
오늘도 사이버동아리에 가만히 접속해보아야겠다.
이젠 풍전세류(風前細柳)에 얼굴을 간질여 보기도 하리라.
암하고불(岩下古佛) 앞에서 옷깃도 여며 보고
살짝살짝 경중미인(鏡中美人)도 훔쳐보리라.
(‘아름다운 60대’ 창간 문집에서)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이젠 아름다운 60대 창간문집이 언제 나왔는지도 모르겠고
그 책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함께 글을 나누던 사람들이
모두 다 어디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다만 지금 이제 함께 글을 나누는 것만이 의미 있는 일이니
뒤를 돌아볼 것도 아니요,
앞을 내다보며 영원하기를 바랄 것도 아니리라.
첫댓글
고마워요.
동행 카페에서 난석(도반) 님의 글에 깊이 매료돼 있던 중,
어느 날 석촌 호수 산책길에서
카페 사진에서 뵌 난석 님에게 무턱대고 인사를 드렸었지요
안녕하세요? 저는 동행 카페의 두용이라 하옵니다
잠시 놀라셨지만 곧 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셨었지요~
그때가 바로 도반 님이 드리우신 낚시줄에 자청해서 물렸던 순간이지요~ㅎ
별다른 의도를 배제한 낚시꾼과 두용魚의 만남
공사다망하신 도반 님을 자주 뵙기는 어렵고
이렇게 글로서 대하는 시간이 넘 즐겁답니다 ~
오늘은 어디로 가시는 지~
잘 다녀오세요~^^
그랬었지요.ㅎ
오늘은 어디로 가느냐는 질문도 하기는 어려운 질문인데
그래도 글로, 오프라인 모임으로 이만큼 이물감이 없어져서 해보는 소리일겁니다.
그런데 카페생활이라는게 이러다가도 여기저기서 예기치않은 시샘이 발동해서 사달이 나기도 해요.
그렇더라도 자중자애하면서 재미있게 어울리는 거지요.
오늘 어디로 가느냐고요?
가정의 날이랍니다.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낚시야 저마다 다른생각들이 있을겁니다.
그것도 좋은 취미겠지만요.
그런것 말고 유혹이라는 낚시도 있는데
보이스피싱이 대표적이겠지요.
조심할 일입니다.
세상사도 그렇지만 조선8도 사람들이 모인 인간시장같은 까페에서도 시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너무 잘난척 한다고 해서 생길 수도 있고, 열등감에서 나오는 자격지심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스타는 좀 거만해도 인정합니다. 그가 스타니까요! 잘난 사람이 좀 잘난척 해도 인정해야 합니다. 다만, 과유불급이란 경구가 있음을 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맞아요.
세상은 시샘 덩어리데요.
그게 자기 향상의 동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분란의 씨앗이 되지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ㅎㅎㅎ
재미로 해보는 소리지요.
고마워요.
도반님 덕분에 오늘도 새로운 사자성어를 접하게됩니다.
풍전세류 風前細柳
암하고불 巖下古佛
경중미인 鏡中美人
뜻을 모르는 소인배. 쳇선생에 문의하니
태조 이성계가 사용한말이고 각지방사람들의
특성을 표현한 뜻도 있다하네요.
전 옛분들의 낚시이야기 하시니
이승만정부때 아부잘하는 관료가
이승만 대통령이 낚시질할때 물속에 숨어 대기하다
낚시바늘에 물고기를 꿰어달며
대통령에 아첨 했었다는 정도만 알고있습니다.
그런 에피소드도 있었군요..ㅎ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 란 에피소드도 있었는데요.
그 낚시장소가 경회루였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美人計를 썼나요?
아이쿠~ 못생긴 할망인디.
김난석이 누구인지 몰랐습니다.
道伴 님 닉네임만 알고 있어서.
사는 게 바쁘니....
金蘭石, 혹 "돌에 핀 난초'는 아니겠지요.
실례라면 용서하소서.
일주일에 한 번 쉬는 날이고
마침 오일장이라 장구경 갔지요.
이것저것 사고 오는데
친구들이 놀러가자고 해 돌아다니다 보니 하루해가 갔습니다.
산에서 쑥도 뜯어 쑥국 끓이고
고사리도 삶아 냉동실에 집어넣고
머위도 데우쳐 껍질 벗기고 무침하고
아!! 바빴습니다.
사진에 있는 새 자세히 보세요.
낚시꾼 뒤에 서서
잔챙이나 작은 생선이라도
던져줄 줄 알고
하염없이 기다리네요.
아! 불쌍해.
낚시요...?
그냥 웃어보려고 해보는 소리지요.
참 바쁜 일상을 사시네요.
아직 현역이라는 뜻이니 좋은 거고요.
저 뒤의 새는 해오라기 아닌가요?
사람이나 미물이나 먹어야 사니까요.
해피데이~
말씀하신 그 카페
저도 가입 초기에 안좋은기억이 있습니다.
이승만묘소가있는 현충원걷기를 한다는 공지를보고
4.19전후 초딩교실 안팎의 풍경이 생각나 글을 올렸다가 방장이라는 분의 질책을 받았지요. 건국의 아버지를 모독했다고ㅎ
그랬군요.
나쁜 기억이겠네요.
이왕이면 좋은기억만 품고 살아가야 하는데요~
이곳에선 그런일이 없길 바라요.
@도반(道伴)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얘기한 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