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필사에 관한 소고
허물과 죄로 죽었던 우리를 긍휼에 풍성하신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시고 영원한 생명을 허락하신 은혜를 감사하며 송축합니다. 더욱이 바라옵는 것은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알기에 힘쓰며 어둡고 죄악 된 세상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신실하게 살아가며 분투하는 지체들의 삶을 기억하며 감사합니다. 특별히 이렇게 마음을 나누는 것은 근래 성경필사가 한국교회와 성도 분들에게 신앙의 프로그램으로 많이 행하여지고 있으나 이에 대한 신앙적 우려의 마음이 있어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부족한 마음을 아래와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들어가며
오늘날 많은 교회에서 행해지고 있는 신앙적 프로그램 중 하나가 있다면 “성경필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에 발맞추어 많은 기독교 출판사 역시 성경을 필사할 수 있는 책자 혹은 성경형태로 된 필사성경을 편찬하여 출간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필사의 유래
성경필사는 본래 일반성도들의 신앙적 훈련을 위해 행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는 기독교가 아닌 가톨릭, 수도원 등에서 영적 수행을 위한 훈련의 일환으로 행하여 졌으며 불교에서는 중생과 내세의 공덕을 쌓기 위해 불경을 필사하였습니다. 즉, 자기 공로, 업적을 위한 훈련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기독교(교회)에서 성경을 필사하는 경우는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구약에 기록된 바와 같이 여호와 하나님께서 원본 성경의 등사본을 만들도록 하였는데 이는 원본 성경의 내용을 필사, 즉 베껴 쓰는 것이었습니다. 성경에서는 이러한 작업을 주로 서기관들이 담당 하였는데 이는 율법서(성경)를 필사하여 전승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신명기에서는 여호와께서 택하신 자가 왕위에 오를 때 그 왕이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율법서의 등사본을 기록하는 일이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가 왕위에 오르거든 이 율법서의 등사본을 레위사람 제사장 앞에서 책에 기록하여 평생에 자기 옆에 두고 읽어 그의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며 이 율법의 모든 말과 이 규례를 지켜 행할 것이라
(신 17:18~19)
이렇게 성경의 원본을 베껴 쓴 말씀을 곁에 두고 읽어서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며 율법에 기록된 모든 말과 규례도록 지켜 행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필사할 때 유의해야할 것은?
먼저는 필사를 왜 하려 하는 가? 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필사는 한 자 한 자 정독하며 읽고 쓰는 일로서 매우 많은 수고가 들어가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필사의 목적이 분명하지 아니하면 그저 다른 교회에서 하고 있으니까? 글을 쓰다보면 마음에 힐링이 되니까? 쓰기에 집중하므로 잡념이 없어지니까? (불교에서 번뇌로 표현) 등의 이유로 신앙적 유익과 의미를 가질 수 없는 일들로 쓰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울러 가톨릭에서처럼 성경필사가 영적훈련, 수행의 개념으로 쓰여져 성경필사를 통해 하나님을 느끼고(?) 체험하는 수단으로 받게 되거나 불교에서처럼 중생과 내세에 공덕을 얻기 위한, 기독교적으로 표현하면 경건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어 이해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필사가 그저 마음의 잡념을 없애는 힐링 글쓰기, 영적인 수행으로 하나님을 느끼는 체험적 수단, 많은 성경을 베껴 썼다는 자기 공로(업적주의)에 치우치는 것을 지극히 경계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성경필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앞서 필사는 한 자 한 자 정독하고 읽고 쓰는 일로서 수고함이 들어간다 하였습니다. 흔히 필사는 깊은 독서라 하는 데 성경본문의 한 장 한 장을 쓰는 경우가 많은 만큼 그 한 장의 내용과 의미를 깊이 생각하고 읽으며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그러므로 먼저는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본문의 내용이해가 없으면 정말 글쓰기 시간이 되거나 글쓰기 연습, 오늘의 진도를 나가는 것에 만족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별히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고자 할 때 추천하는 것은 곁에 성경을 두어 내용을 대조하여 탐구하는 것입니다. 필사본문은 성경본문의 한 장 기준으로 쓰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 장의 앞뒤 문맥을 이해하려면 성경을 펴서 쓰고자 하는 본문의 앞뒤 장을 함께 살피는 것입니다.
성경은 본래 장과 절로 구분되어 있지 않았기에 장과 절로 구분하지 않고 읽고 살피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 데 본문을 잘 살펴보면 접속사(그러므로, 그런즉, 이에 등)의 연결로 인해 예를 들어 로마서 5장이 로마서 6장과 계속해서 이어지는 경우를 볼 것입니다.
로마서 5장 끝절과 로마서 6장의 첫 절이 다음과 같이 이어집니다.
이는 죄가 사망 안에서 왕노릇 한 것 같이 은혜도 또한 의로 말미암아 왕 노릇 하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생에 이르게 하려 함이라(5:21)
그런즉 우리가 무슨 말을 하리요 은혜를 더하게 하려고 죄에 거하겠느냐(6:1)
여기서 로마서 5장과 6장을 이어주는 접속사에 유의해야 합니다. 여기서 접속사는 “그런즉”이라는 단어인데 보통 이 단어가 쓰여졌다는 것은 앞 내용의 결론을 다루고 있음을 볼 수 있으며 이 접속사의 의미는 곧 로마서 5장과 6장을 끊어서 해석하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즉, 로마서 6장의 첫구절부터 로마서 5장의 내용을 수식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특별히 로마서 5장 하반부는 아담과 그리스도에 대하여 다루고 있는 데 아담으로 말미암아 죄가 들어오고 그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는데(롬 5:12) 죄가 아담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들어온 것같이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받아 생명에 이르렀음을 말씀합니다.(롬 5:!3~18)
그러면서 6장 1절의 말씀은 이제 그리스도 은혜로 영생에 거하였는 데 이 은혜를 누리려고 다시 사망에 거하는 죄의 상태에 머물러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죄에 대하여 이미 죽은 우리가 다시 죄 가운데 살 수 없음을 역설하면서 그리스도 예수와 합하여 세례를 받은 우리는 새 생명 가운데 있다 말씀하신 것입니다.(롬 6:1~4)
그러므로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를 받음으로 그와 함께 장사되었나니 이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과 같이 우리로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함이라(롬 6:4)
이처럼 본문에서 이런 접속사가 나오는 경우는 장과 절, 소제목으로 구분되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내용을 끊어서 이해하면 그 본문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즉,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필사하고자 하는 본문의 내용을 위해서 해당본문의 문맥과 본문의 앞뒤 장의 내용을 살피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는 한 권의 책으로 된 성경의 본문을 필사할 때의 본문이해입니다. 처음에는 쓰는 한 장의 본문을 이해하고 써내려가는 것이라면 한 권의 책일 경우 권 전체의 주요주제를 중심으로 이해하여 필사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필사할 내용이 누가복음이라고 합시다. 누가복음에서 다루는 주요 내용은 누가복음 4장에서 언급하고 있는 데 그 본문을 살펴봅니다.
예수께서 그 자라나신 곳 나사렛에 이르사 안식일에 늘 하시던 대로 회당에 들어가사 성경을 읽으려고 서시매 선지자 이사야의 글을 드리거늘 책을 펴서 이렇게 기록된 데를 찾으시니 곧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서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눅 4:16~19)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다른 동네들에서도 하나님의 나라 복음을 전하여야 하리니 나는 이 일을 위해
보내심을 받았노라 하시고 갈릴리 여러 회당에서 전도하시더라(눅 4:43~44)
누가복음은 1~3장까지는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을 예언하고 오심을 기록, 4장은 위 구절을 통해 예수님께서 오신 이유를 기록, 4장 이후 부터는 위와 같이 오신 이유를 증거하는 내용들이 이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 말씀을 하신 후 갈릴리로 옮기사 귀신들린 자를 고치시고 열병을 앓는 시몬의 장로를 고치시며 주의 은혜의 해, 곧 복음을 전하시는 일을 이어가십니다. 그러므로 누가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그저 가난한 자, 병에 걸린 자들을 돌보시고 고치시는 것이 어려운 사람을 돌보시려 오셨다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사역들이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과 구원자로 오신 것을 말씀을 통해 증거하고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전파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필사하여야 합니다.
이처럼 한 권의 성경을 필사할 때 그 성경의 한 권 전체의 주요 주제와 중심을 이해하게 되면 큐티에서 일어나는 자의적 해석, 어느 구절에 은혜?를 받았다며 자기 생각과 느낌에 치중하는 주관적 해석의 위험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성경을 필사하면서 궁금한 구절, 잘 이해되지 않는 단어들을 성경사전, 주석 등을 통해 찾아보고 그 내용을 알기 위해 탐구하는 것입니다. 보통 글을 쓰는 것은 어휘력, 문장의 이해됨에도 도움이 되지만 이렇게 궁금했던 구절, 이해가 되지 않는 단어의 뜻을 찾아가며 살피는 것은 필사하는 성경본문의 내용을 더욱 풍성하고 깊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네 번째는 필사하는 본문의 내용전체를 소리 내러 읽어보고 주요한 내용들은 다시 반복하여 읽어보는 것입니다. 쓰기만 하는 것과 읽어보는 것은 매우 다른 데 읽으면서 내용이 더 잘 들어오게 됩니다. 이는 본문의 내용을 한 번 더 상기하고 주요 구절들은 외우는 데 유익함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필사에 참여하는 지체들이 아시는 바와 같이 모두 믿음의 가족들이며 특별히 주님의 몸된 교회와 지체들을 섬기는 부서에서 수고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보편적으로 많은 교회에서 수고하는 지체들이 적음이요 이로 인하여 그 적은 지체들이 교회의 많은 공동체와 부서로 섬기고 있는 바 영적.육체적 수고로 인한 어려움, 무거움이 있습니다. 이에 필사에 참여하는 지체들의 섬기는 일정, 수고로 인한 고단한 피로 등을 고려하므로 필사의 일정에 여유를 두어 성경필사가 일반 학교의 교과서 진도를 나가기에 급급한 모습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주의하여 경계함이 좋습니다.
필사일정이 타이트할 경우 이 역시 우리의 신앙에 유익보다는 오늘 필사해야할 장을 다 썼다는 뿌듯함에 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조용하게 말씀본문을 대조하며 탐구하고 써내려가는 시간은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풍성하게 이해하고 깊이 알아가는 데 유익함이 있으리라 사려 됩니다.
이렇게 성경필사에 대한 마음을 부족하나마 나누어 봅니다. 여기에 성경본문의 내용이해에 중점을 두어 마음을 나눈 것은 우리가 성경을 필사하더라도 그 내용에 대한 이해와 해석, 깨달음이 없이 써내려가는 것은 정말 그저 마음의 힐링을 위한 시간, 글쓰기를 연습하는 시간, 마음의 잡념(불교에서 말하는 번뇌)을 없애는 시간으로 흘려 보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듣고 배우는 우리 모두에게 복이 있나니(계 1:3)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를 앎으로 은혜 속에서 강건하며 그 시간을 통해 주시는 풍성한 은혜가 있기를 간절히 구합니다.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앎으로 은혜와 평강이 너희에게 더욱 많을 지어다.(벧후 1:2)
배병두
대구서문교회 사랑부 교사
첫댓글 신앙 글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마음은 건강을 가져오고 행복을 안겨 줍니다.
사랑이 꽃피고 행복이 넘치는 웃음 가득한 날 되시길 바람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