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신종 `얼차려` 비상
군이 사병들간에 유행하는 신종 얼차려(군기잡기)대책 마련에 고 심하고 있다.
11일 국방부와 각군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사병 내무반에는 과거 와 같은 물리적 폭력은 거의 없어진 대신 밥에 물말아 먹이기나 먹기 싫은 음식이나 반찬 먹이기등 춥고 배고픈 것이 군대의 상 징으로 여겨지던 시절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신세대형 가혹 행위가 폭력을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TV시청 시간에 혼자만 벽보고 앉아 있게 만들기는 물론 말 안 걸기등 중·고교생들 사이에 유행하는 왕따행위도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최근 유행하는 가혹행위성 얼차려는 잠 자는 하급자를 깨운뒤 고참병의 근무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게 만 들기, 체육이나 작업시간에 열외시키기 등으로 물리적 접촉은 없 는 대신 인간적 모멸감이나 소외감을 느끼도록 해 하급병들의 군 기잡기에 동원되고 있는 실정이다.
얼마전에는 한달동안 밥에 물을 말아먹고 먹기 싫은 반찬을 계속 먹는 바람에 배탈이 난 군대 친구 얘기가 인터넷에 올라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고참들이 밥을 덜어주며 다 먹도록 만드는 것도 신종 가혹행위로 번지고 있다.
이같은 군기잡기는 행동이 굼떠 이른바 고문관으로 불리는 전통 적인 군대 미적응형이 주 대상이지만 학벌이나 집안이 좋을수록 대상이 되기 쉬워 부모의 직업을 속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같은 신종 군기잡기가 장교나 간부들 입장에서는 적발 하기가 어려운데다 이로인한 정신적 피해가 폭력보다 심한 경우 도 많다는 점이다.
국군 수도병원 정신과장 서모 대위는 “최근에는 외상보다는 정 신적 스트레스때문에 후송되는 사병이 훨씬 많다”며 “몇몇은 평생 스트레스에 시달릴 가능성이 보이는등 외상보다 오히려 피 해가 크다”고 말했다.
문제는 신세대 병사들의 나약함이나 인내 력 부족으로 인해 내무반에서의 갈등과 충돌소지는 과거보다 많 아져 신종 가혹행위 발생가능성이 상존하지만 이를 단속하면 가혹행 위는 장교등 간부들이 상상도 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변형된다는 점이다.
한편 국방부 집계에 따르면 군내 사망사고는 95년 330명에서 97 년 273명, 지난해 182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올해 전반기에 일어 난 사망사고를 유형별로 보면 총 사망자 75명중 자살등 군기사고 는 32명, 교통사고등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43명으로 나타났 다.
지난해 군 전체 사망자 182명은 군과 같은 80만명 규모의 도시에 사고로 인한 사망자수의 9분의1 수준으로 총과 실탄등 각종 인 명살상 장비와 함께 근무하는 여건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