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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의 심장이 피로 물들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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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그날 저녁 8시가 되었을 무렵, 한 반만 빼고는 전체가 불이 꺼진 학교에는 귀신이 나올 정도로 음침해 보였다. 불이 켜진 반은 다름아닌 축제 일주일을 앞두고 있는 아이들이였다. 그들이 축제에 보여줄 연극 《한 사람을 위한 레퀴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야기 때문에 하교시간에 남아서 밤늦게까지 연습을 하는 사람들이였다. 아이들은 자신들끼리 소근대다가도 연극이 시작하자마자 그들의 주의를 끄는 한 인물 덕분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세연에게 있었다. 너무나도 완벽하게 주인공을 소화해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완벽이 아니라 거의 여주인공이 세연에게 흡수하는 것 같았다. 아니, 그 상황 자체를 실현해 주고 있다는 게 맞는 말일까. 여주인공의 이름은 이소아, 남주인공의 이름은 강하늘. 세연은 하늘이 역을 맡고있는 다현에게 달려가 와락― 껴안는다. 그리고는 다정하게 말한다. 평소와 다르기만 하는 이브의 행동에 다현은 어떻게 반응해줘야 할 지 난처했다. 아무리 연기라 할 지라도 자신을 이렇게 대한 적은 처음이였다.
“뭐야~ 그런걸로 질투한거야? 응?”
“그. 런. 거. 라. 니. 내. 게. 있. 어. 중. 요. 한. 문. 제. 야아!”
“헤~ 그래? 그건 그냥 장난으로 말한 거잖아. 너무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마, 하늘아. 나한테는 너 밖에 없어.”
“하. 지. 만. 나. 는. 니. 남. 자. 친. 구. 라. 고오!”
“잠까안! 권다현, 너 연기가 왜 그래?”
반장이 박수를 치며 연기를 멈추게 하자, 세연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현에게서 떨어져 책상 위에 있는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반장은 다현을 노려보면서 연기에 대해 지적하고 있었다. 그렇다, 다현의 연기에는 문제가 있었다. 국어책 읽듯 끊어서 하는 말이며 감정이 없는 한 인물때문에 장면 이해가 제대로 전달 되지 않았다. 이건 심하게 말해서 발로 하는 연기랑 맘먹는 수준이다.
“세연아, 너 혹시 연기 한적 있어?”
“없는데.”
“그런데 왜 이렇게 잘해?”
“…….”
“그러면 니 남친 좀 연기 가르쳐 줄래?”
“내가 가르쳐 준다고 해서 다 되는 거 아니야. 문제는 다현의 마음에 따라 달라지는거지. 권다현, 너 하고 싶어?”
세연의 시선이 다현에게 가 있었다. 우물쭈물하며 미안해하는 다현은 기가 죽어 있었다. 세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연기 가르치기 전에 먼저 남자를 만들어야 겠네. 맨날 저런 상태이면 다른 사람들이 그를 얕보기 쉽다. 연기를 가르치면서 남자 되는 법을 가르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문제는 가르쳐도 저 아이가 버틸수 있냐, 없느냐에따라 결과도 달라진다는 것인데… 연기를 하다보면 그 인물과 동화되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권다현,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미안해.”
“그럼 니가 말해, 이 연기 하고 싶어? 애들이 뽑아서 그런거라면 지금이라도 다른 애들 대체 해줄께.”
한마디로 너의 역을 대신 할 사람 많으니까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된다는 소리였다. 다현에게 상처주는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세연이였다. 아이들은 경악한 표정으로 세연을 바라보았다. 어쩜 저리도 남친에게 무심하게 굴수 있는 지, 상처주는 말을 아무 렇지도 않게 말 할 수 있는 지, 너무나 직설적인 그녀의 행동에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 같아 보였다. 다현은 상처받은 눈으로 세연을 바라보며 말한다.
“…할거야, 한세연.”
“알았어. 그런 표정 짓지마. 이리로 와.”
“어.”
“너희들 먼저 다른 장면 연습해.”
라고 말한 뒤 세연은 다현의 팔을 잡고 한 쪽구석으로 가기 시작했다. 세연은 너덜 너덜 해진 다현의 대본을 보며 조용하게 웃는다. 이걸 도대체 몇 번 읽었길래 이렇게 너덜너덜 해 질 수 있을까, 다현을 바라보았다. 진지해 보이는 다현의 눈은 그야말로 하고 싶어 안달난 사람같아 보였다.
‘ 그럼 어떤 거부터 시킬까. ’
일단 행동은 나중에 고치고 마음부터 조절하는 법을 가르쳐야 겠다. 긴장하면 할 수록 자꾸 책 읽는 것처럼 말하게 될 것 같았다. 대본은 왠지 다 외웠다는 것을 알려주는 다현의 대본을 본 순간 세연은 웃으면서 그에게 말을 걸었다.
“사륜이 말이야, 괜찮은 남자 같지?”
“여기서 왜 사륜이 이야기가 나와?! 너 사륜에게 반했어?”
“반했다면? 뭐 나쁠것도 없어. 이브의 오빠잖아. 믿음직 스럽지, 멋있지, 한마디로 나를 지켜줄 수 있는 백마탄 왕자잖아.”
“야, 나도 너 지킬 수 있어!”
다현의 말에 세연은 눈을 번뜩이다가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쓰윽―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의자에 앉으면서 편하게 등을 기대고는 다현을 바라보았다. 나 질투하고 있어, 라고 다현의 눈이 말해주고 있자 세연은 살짝 웃기만 했다. 그걸 본 다현은 자신을 비웃는 줄 알고 벌컥 화를 내자 아이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닿았다.
“뭐야, 지금 그 자식이랑 비교하는 거야? 한세연!”
“뭐야~ 그런 걸로 질투한거야? 응?”
자리에서 일어나 화를 내고 있는 다현을 와락 껴안으면서 말하지만 그는 열이 받은 나머지 세연을 노려보았다. 장난스럽게 자신을 바라보는 세연에게 다현은 열이 받았다. 갑자기 소륜의 이야기를 하지 않나, 멋있다느니 믿음직 스럽다느니 계속 그의 이야기를 자신과 비교하고 있는 세연의 말투에 자존심이 상하는 다현이였다.
“그런거라니? 내게 있어 중요한문제야!”
“헤~ 그래? 그건 그냥 장난으로 한 거잖아.”
“하지만 난 네 남자친구야.”
“ 너무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마, 하늘아. 나한테는 너 밖에 없어~♡ 알지?”
세연의 말을 듣고 있는 데 뭔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다현이였다. 분명 방금 자신이 한 말, 대본의 대사랑 똑같이 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군다나 세연도 말이다. 세연은 이제야 눈치 챘냐는 듯 그를 바라보자 그래도 자존심 상한 앙금은 남아있었는 지, 그녀를 노려 보는 다현이였다. 어쩌면 그건 세연의 진심이 들어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화가 났었다.
“방금 그 감정으로 한 말 기억해둬.”
“한세연, 진심이였냐?”
“뭐가.”
“라소륜 말이야, 그녀석이야 말로 니가 좋――!”
“허튼소리 하지마. 권다현. 나는 네가 연기를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뿐이다. 그랑 비교 한거에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해.”
다현이 하고 있는 말이 뭔지 알고는 세연은 그의 말을 끊어버리고는 빠르게 말했다. 방금 질투에 눈이 멀어 화를 낸 연기를 하면 지금은 다른거에 화를 내는 연기를 해야했기에 세연은 잠시 고민하다가 다현의 손을 잡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아이들은 그들에게 아직까지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 그야말로 세연은 대단했다.
“권다현, 인생이란 건 배역과 같은 거야. 자신의 연기에 따라서 멋있어지기도 하고 재미없게 되기도 하는 거야. 니가 지금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들이 다 하나의 권다현 이라는 인물에 포함된거야. 너는 태어날때부터서 연기를 하고 있는 거야.”
“태어날때부터서… 연기를?”
“너의 배역인 강하늘의 성격을 완전히 파악해서 하늘의 느낌으로 하늘의 마음을 표현하는 거야. 나는 누구인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연기도 달라지는 법이야. 다현아, 나는 니가 하늘이 성격을 이미 파악했다고 생각해. 대본이 저정도가 될 때까지 읽을 정도라면 말이야. 권다현 너라면 하늘의 마음을 너와 동화 될 수 있어.”
“정말 그렇게 될 수 있냐?”
“어, 엊그제 만들어준 컵케익크 있지? 니가 그 컵케이크 반죽이라면 나는 너를 부드럽고 먹음직 스럽게 부풀려주는 전자렌지라고 생각하면 되는거야. 나는 너에게 부족한걸 채워주는 사람 밖에 안돼. 그 사람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너 자신이 키워나가는 거야.”
세연이 긴 연설에 다현은 이해가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다현을 잡았던 손을 떼고는 일어서서 그를 바라보며 말한다.
“삼일 줄께, 그동안 너는 강하늘이 되서 행동해보고 강하늘의 마음이 되봐.”
“삼일? 강하늘이 되라니….”
“왜, 못하겠어?”
“아니, 할 수 있을것 같긴 하지만….”
“그 동안 너는 연습에 참가 안해도 돼. 권다현 연습 무대는 어디든지 있어. 네가 가는 곳이면 거기가 곧 무대인거야. 그리고 니가 이 역을 잡으면 사람 행동분석 하는 방법 알려줄게.”
무대는 어디든지 있다, 네가 가는 곳이면 거기가 곧 너의 무대야, 라는 말에 다현은 의미를 알 수 없는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세연을 바라본다. 하지만 그 뒷말이 달콤해서 혹한 다현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 비해 아이들은 기가막히다는 듯 그둘을 바라보며 안됀다고 아우성을 쳤다. 그러자 세연은 그들을 노려보며 말한다.
“그건 안돼!”
“그럼 니들이 얘를 가르치던가.”
“안 그래도 우리 축제때까지는 앞으로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고!”
“ 이 상태에서 백날 가르쳐 봤자 그 역을 잡을 수 없어. 만약 그 역을 따라 잡는다해도 소화해 내지 못할 뿐더러 아까처럼 연기는 커녕 한권의 국어책이 되거나 나한테 묻히게 될거야.”
“…….”
“아까 나한테 맡긴다 하지 않았나? 근데 이제와서 딴 소리하면 나도 가르칠 마음 없어.”
반장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세연을 바라보았다. 세연은 “이게 무슨 말인지는 나보다 네가 더 잘 알텐데.” 라고 중얼거리고는 멀뚱멀뚱 자신을 바라보는 다현에게 눈을 돌렸다. 그와 시선이 마주치자 다현은 고개를 살짝 돌려 세연의 차가운 눈동자를 피했다. 자신을 피하고 있다는 사실에 눈살을 한층더 찌푸린다.
“한가지 더 가르쳐 줄게 있어. 권다현 화내는 표정을 해봐. 그 대본에 있지? 소아의 오빠가 자신의 여동생이랑 헤어지라면서 협박하는 장면에서 너는 헤어질 수 없다고 말하는 부분있지. 거기 부분 이야기해봐.”
“아, 그럼… 저는 절대 헤어질 수 없습니다~.”
“다시.”
“저는 절대로 헤어질 수 없습니다.”
쫘악― 귓가를 파고드는 날카로운 음성. 세연이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다현의 고운 얼굴을 때렸다. 그와 동시에 아이들은 세연을 바라보며 경악에 찬 시선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세연은 원하는 말이 나올 때까지 멈출 줄 모르는 듯, 계속 다현을 다그쳤다. 다현은 처음엔 뺨이 맞은 곳이 아픈지 찌푸렸지만 다시하라는 세연의 강압적인 음성에 다시 말했다.
“다시!”
“저는 절대로 헤어질 수 없어요!”
“누가 그렇게 물러 터진 소리를 해? 그 상황에서 물러터진 대답이 잘도 나오겠네. 방금 하는 말투는 일부러 상대의 말에 반항적으로 대응하는 것 밖에는 안돼.”
세연의 말에 다현은 지금까지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맞은 곳이 너무 아파서 진심을 담아 세게 때려서 세연이 미운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반항적으로 대꾸해버렸다. 상대를 설득하려는 마음보다 반항적인 마음이 앞선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투가 툭 ― ! 튀어 나온 것이다. 다현의 볼은 붉게 부어서 조그마한 붉은 혈관이 선명하게 보였다. 아이들은 아우성을 치며 20분째 다현을 수 십 번씩 때리는 세연을 말렸다.
“그만해.”
“시끄러워!”
“다현이 저러다 죽겠어.”
“죽어도 연기하다 죽으면 돼.”
“한세연, 너 그런 말이 어딨어? 너무 심한거 아냐?”
“맞아, 너 애인이잖아.”
“남친이라도 연기엔 물도 장사도 없는 것 같아.”
세연은 아우성을 치며 다현에게 달려 드려 하는걸보며 그들 앞에 막아 서며 노려본다. 아이들은 자신들을 막으려는 세연을 보며 너무한다며 그녀의 뺨을 때렸지만 세연은 아프지도 않은 지, 자신이 맞은 거에 관심도 없다는 듯 무덤덤하게 아이들을 바라본다. 그녀의 기에 눌린 아이들은 아무 말 없이 세연을 바라보았다.
“권다현한테 다가가지마. 동정도 주지마. 너희들이야 말로 물러터진 생각을 갖고 있으니까 진행이 안되는 거야, 알아!? 연기가 너희들 마음처럼 쉽게 된다고 생각하지마. 이건 권다현이 하고 싶어서 하는거니까, 냅둬.”
“나 괜찮아요. 한세연, 다시 할께. 다시 봐줘.”
“해봐.”
“저는 절대로 헤 ―― !”
다현이 말을 하는 도중에 막아서며 세연이 또 다시 때리자 그의 얼굴은 그녀의 손톱에 긁혀 피가 나고 있었다. 하지만 상처따윈 신경도 안쓰는 듯 다현의 눈빛은 공허한듯 바라보다가 세연을 악의에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세연은 그런 다현의 표정과 부르르 떠는 입술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말했다.
“소륜이 너를 이렇게 때리고 죽이려 들때도 너는 아까처럼 그런 물러터진 말을 할 수 있을까? 소륜이 나를 너에게서 떨어 놓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려 할 때도 상대방을 배려하려는 마음이 남아 있을까? 방금 처럼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마음이 있는 것 처럼 말할 수 있을까?”
“…저는 절대로 헤어지고 싶은 생각이 없어! 나한테 시간이 없는 거 잘 알아요! 내가 사라지면 소아가 아파할 거라는 것도 잘 알아, 아는데 내 마음이 놓고 싶지 않데! 머릿 속으로는 놓아야한다는 거 아는데, 마음이 놓기 싫데! 그 아이 놓치면 후회 한다고 이렇게 소리치는데 어떻게 헤어집니까. 그리고 헤어져도 소아는 울어요! 나도 소아 없으면 이렇게 숨을 못 쉴 것 같은데 소아는 내가 없으면 어떤 마음인지 상상도 하기 싫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다현이 말을 멈추면서도 세연을 악의에 찬 시선으로 끝까지 바라보았다. 중간에 아무리 나이 많은 사람이 있을 지라도 화가 나도 속으로 참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겉으로 표현하는 존댓말과 반말을 적절히 사용하는 다현을 보며 세연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자신이 때렸던 다현의 얼굴에 손을 올리며 슬픈 표정으로 말한다.
“권다현 많이 아팠지, 미안.”
“응, 너무 아팠어. 세연이 호~ 해줘.”
“아까 그 마음 잊지마, 알았지? 그렇게 하는거야. 잠시 화장실 좀 갔다올게.”
“나 너무 아프다니까.”
“…….”
“알았어! 그럼 얼른 갔다와.”
세연이 아무말 없이 다현을 바라보자 문득 자신을 차갑게 노려볼까봐 겁이 났는지 고개를 푹― 숙이며 그녀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며 빨리 오라고 말한다. 세연은 픽― 웃으며 다현의 머리에 손을 얹히고는 곧바로 교실 밖을 나갔다. 세연이 나가자마자 아이들은 다현의 주위를 감싸며 걱정 어린 말투로 물었다.
“괜찮아?”
“많이 아프겠다! 한세연, 너무 심하다!”
“그러게 말이야. 사람을 이렇게 아프도록――!”
“아니야, 세연이 손이 더 아플꺼야.”
“으이구, 세연이 남친이라고 편들어주는 것봐!”
세연의 손이 아플꺼라면서 걱정하는 다현의 모습에 아이들은 저 팔불출, 혹은 바보 같은 생각이라고 하고 있었다. 한편 화장실 간다던 세연은 멍하니 계단을 한발짝씩 내려오며 후들거리는 손을 다른 한 손으로 부여 잡으며 바라본다. 너무나 세게 때려서인지 다현의 얼굴도 세연의 손바닥도 많이 부어있었다. 화끈화끈 거리며 열기를 내는 손바닥을 보며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한다. 쥐었다 폈다 근육 운동을 할 때마다 손 바닥의 열기는 가시질 않았고, 따끔따끔 거렸다. 그걸 보며 중얼거리듯 슬픈 어조로 속삭이는 세연이였다.
“손이 따끔 따끔, 아파.”
“…….”
“다현이도 얼굴 많이 아프겠지?”
“…….”
“근데 더 이상한건. 내 마음이… 자꾸 따끔 따끔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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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아픈거지? 나 왜 이렇게 변한 것 같지?”
세연은 전화가 울리는 소리에 멍하니 무의식적으로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받아 들었다. 휴대폰 저편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세연의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였다. 바로 소륜의 목소리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세연은 멍하니 다른 곳을 응시하며 자신이 대답 안하자 상대방에서 걱정하는 목소리가 흘렀다.
― 여보세요, 한세연.
“…….”
― 너 무슨 일 있냐!
“소륜오빠, 나…”
― 너때문에 깜짝 놀랬잖냐. 어디냐. 갑자기 웬 오빠소리야. 너 뭐 잘 못 먹은 것 같다.
“나 사랑하게 됐나봐.”
기쁜 말 임에 불구하고 세연은 눈물을 뚝― 한방울씩 흘린다. 그 말을 들은 순간 소륜은 잠시 말이 없었다. 이 상황을 좋게 받아 들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이 안서는 듯 했다. 더군다나 소륜은 일전에 준이 전해준 다현의 대한 상세서를 보고 있던 중이였기 때문에 낙담을 하고 있었던 차에 세연이 더욱 정확하게 누굴 사랑하게 됐는지 말해준다. 바로 ―
“권다현을… 사랑하게 됐나봐.”
#. 12
D-DAY -5일째, 세연은 자리에 앉으며 여느때와 같이 창 밖의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다. 어제 소륜에게 전화왔는데 자신도 모르게 그런 말을 입에 담았다. 세연 자신도 황당한 말인데, 그걸 들은 소륜은 얼마나 기가 막혔을까. 하지만 곧 소륜에게서 들려온 말은 냉담하기 그지 없는 말이였다. 큰일났군. 하고는 끊어 버렸다. 뭐가 큰일이 났다는 건지, 그런 다섯 글자만 툭― 언질해주고는 끊어버린다.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는 말이였다. 세연은 더 이상 그걸 생각 하지 않으려고 머리를 살짝 흔들어 버린다. 그 덕에 머리카락은 물결을 치며 휘날렸다.
“안녕하다, 한세연.”
“―――!!”
자신의 어깨를 툭툭 치면서 아는채 하는 목소리, 깔랑깔랑한 목소리기에 세연은 자신이 아는한 그런 목소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자신을 아는채 하는… 더군다나 친근하게 다가오는 여학생의 얼굴을 쳐다보기 위해 하늘을 바라보았던 시선을 거두며 옆자리를 쳐다본다. 하지만 세연은 놀라 눈이 휘둥그레 지다가 단번에 확 얼굴을 찌푸린다. 그리고는 낮게 소근 거린다.
“무슨 짓이야, 권다현.”
“어때보이냐, 나 여자 같지?”
“무슨 짓이냐고 물었어. 내가 어제 한 말 제대로 못 알아 들었어?”
“알아들었다. 한다연, 그런 매서운 눈으로 쳐다보지마. 나름 강하늘이 되어 보려고 하는 중이니까.”
“그럼 그 옷 당장 벗어.”
세연의 말에 다현은 죽어도 싫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세연이 아연실색하며 괴로운 듯 얼굴을 쓸어 내린다. 세연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다현이 여장을 하고 반에 나타나 자신의 옆자리에 앉았다는 사실이다. 왜 이런 짓을 하는 지 도통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다현을 바라본다. 다현의 여장은 완벽할 정도로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여자였다. 가슴에 뭘 놓은 건지 좀 크게 부풀어 있었고 얼굴에는 화장을 칠한 듯 보였다. 그의 이차성징이 어떻게 된건지 수염이 안나고 있다는 사실이 고맙기도 했다. 주변에 있는 아이들은 세연이 옆에 있는 사람이 다현이라는 걸 모를 정도로 너무나 완벽한 분장이였다. 아이들은 아무도 그를 신경쓰지 않았다. 근데 화장을 누가 해준거며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너 화장 누가 해줬어.”
“이브 누나가 해줬는데, 완벽해.”
“라이브 무슨 생각으로 얠 여장시킨거야.”
“나는 왠지 하늘이라는 사람 무모하고 죽기전에 어떻게든 사랑하는 여자랑 같이 있고 싶어서 뭐든 했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내가 생각한게 이거야.”
이브가 해줬다는 사실에 낙담한 세연이였다. 하지만 다현의 생각이 깊은 말에 세연은 자신도 모르게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표시를 나타냈다. 어제 세연은 자신이 다현에게 몇가지 언질을 준 걸 번뜩 생각이나자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매가 올라가며 미소를 지어보인다.
‘ 잘도 거기까지 생각했구나. 권다현 제법인데. 내가 가는 곳이 곧 무대이다 라는 말을 제대로 해석한 것 같은데? ’
그런데 말이다, 다현이 앉은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앉을 터였다. 근데 그걸 모를리가 없는데 어떻게 같이 수업을 받을까. 세연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의문을 품고 고개를 갸웃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다현에게 물어본다.
“여기 자리 있을 텐데.”
“아, 괜찮아. 그 사람 지금쯤 남장하고 수업에 참여 하고 있을 테니까.”
“뭐라고! 너의 계획에 다른 사람까지 동참했다는거야, 지금?”
“쉿! 소리가 너무 커, 한세연.”
“아, 그래. 근데 그거 들키면 풍기문란 죄인거 알지?”
“알아요, 공주님에게 피해가 안가도록 해드리죠!”
이렇게 말하고는 선생님이 오자마자 칠판을 바라보는 다현이였다. 이내 세연도 미심쩍은 듯 다현을 바라보다가 앞으로 시선을 두었다. 세연이 노트 필기를 하려는데 갑자기 자신을 계속 바라보는 시선과 동시에 그녀의 손을 잡는 다현이였다. 세연은 손을 내빼려고 하는데 ‘손 안잡으면 소리지른다.’ 라고 입모양으로 말하는 다현의 말에 미간을 찌푸린다. 그리고는 공책에다가 왼손으로 글을 쓴다.
무슨 짓이야.
거칠게 휘갈겨 쓴 세연의 글씨에서는 그녀가 이미 화가 났다는 걸 증명해 주고 있었다. 다현은 손을 꽉 잡으며 놔 줄 생각을 하질 않았다. 다현은 화가나서 미간을 찌푸리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작게 웃음을 터트린다. 화가난 세연의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보였다라고 말하면 그녀가 손이고 뭐고 뿌리칠게 뻔했다. 그리고 그런 말을 들으면 그녀의 표정이 구겨질 것이 뻔해 보였다. 무모한 행동을 하는 건 세연도 마찬가지였다. 다현은 그 옆에 큼직하게 써놓는다.
나 이 역 무슨 일 있어도 잡고 싶어.
다현의 절실해 보이는 말, 무슨 일 있어도 이 역을 잡고 싶으니까 자신의 행동에 따라와줘 라는 의미의 말을 축소한 것 같았다. 세연은 어디 한번 이 역 잡아보라는 식으로 진지해 보이는 다현을 바라보았다. 그저 세연과 눈이 마주치면 웃는 다현이였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하던가, 세연은 작은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돌리려는 데 다현이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치며 공책 바라 보라고 눈길질을 한다. 공책에 써 있는 또 다른 말,
땅이 꺼져라 한 숨 만 쉬면 늙어, 한세연.
아주 이 역을 빌미로 잡아 날 잡는 구나, 세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관심 없는 듯 창가로 고갤 휙― 돌려버렸다. 지금 세연의 얼굴은 빨개져 있었다. 다현이 잡은 따듯한 손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려 진정되 질 않았다. 왠지 다현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면 웃으리라 생각하며 절대 그런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시선을 다른 곳에 두었다. 다현은 그런 세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의 손을 꼬옥 잡으며 수업이 끝날 때까지 놓지를 않았다. 종이 치고 나서 선생님이 나가는 데도 다현은 세연의 손을 놓기는 커녕 더더욱 꽉― 잡는다. 다음 시간은 체육시간인데…, 아이들은 체육복을 갈아 입기 위해 탈의실로 향했고 다현도 체육복을 준비하며 탈의실로 가려하자 세연이 막아섰다.
“너 미쳤어, 정말 미치지 않고 서야 이러지 않아! 어디까지 가려고!”
“뭐가, 나 여자야. 탈의실 가는게 당연하지.”
“절대 당현하지 않아, 여자라고 몸도 마음도 다 여자는――!”
“그냥 내 말대로 따라 줘, 한세연.”
자기 멋대로 말하면서 세연의 체육복까지 챙기며 탈의실로 향하는 다현이였다. 그런 다현의 직설적인 행동으로 인해 곤란한건 세연이다. 달빛이도 이런 일 벌였던 적… 있었네. 라면서 속으로 낙담을 하며 이브를 생각했다. 이브는 그때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견딘거지, 하고 생각해보면 견딘게 아니라 달빛의 심장이 안좋게 부담되지 않게 조심스럽게 행동하면서도 그와 마음을 맞추어가면서 이런 상황을 좋아했었던 걸로 기억이난다. 세연은 어쨌든 다현에게 보폭을 맞춰주기로 했다.
탈의실에 도착하자마자 아이들은 옷을 벗으려고 하기 시작했고 그녀들을 빤히 쳐다보는 다현의 뒷통수를 때리며 그의 얼굴에 자신의 체육복을 덮어 가려버린다. 옷 사이로 다현의 아쉬움이 섞인 긴 한 숨소리가 들려오자 그의 허리를 꼬집었다. 다현은 아파서 소리지르려 하지만 세연이 옷으로 가려버린 입 부분을 한 손으로 막았다. 다행이도 바람빠지는 쉭쉭 소리 밖에 안났기에 아이들이 나갈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마지막 한 명이 세연에게 빨리 갈아 입고 나오라며 문을 닫고 나가자 세연은 자신의 옷을 치웠다. 다현은 시벌개진 얼굴로 세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숨, 숨막혀 죽을 뻔 했잖아.”
“아쉽네, 죽지 않아서.”
“뭐가 아쉬워, 나 죽일려고 했어?”
“니 놈의 요망한 눈빛이… 너 변태야? 일부러 너 여기 온 이유가 얘들 나체 보기 위해 온거지?”
“난 그런 사람 아니야. 한세연의 몸매 의외에는 다들 메주야. 난 사랑하는 사람의 몸을 내가 처음으로 보고 싶어. 다른 녀석들에게 보여주기 싫다고!”
변태 맞구만~, 세연은 이런 생각으로 다현을 슬그머니 피했다. 그리고는 세연은 잡고 있는 손을 뿌리치며 체육복을 손에 들었다. 탈의실 문을 잠그며 다현에게 다가간다. 그리고는 옆에 비어있는 옷 장의 문을 열고 자신의 체육복을 안에 놓는다. 옆에 창문이 열려 있다는 걸 깨닭고는 세연은 문을 닫으며 말한다.
“그럼 보여줄게.”
“――어?”
“내 몸 보여 줄게. 보고 싶다며, 내 몸. 그렇게 보고 싶으면 보여 줄게.”
세연이 와이셔츠 단추를 조심스레 하나씩 하나씩 풀며 다현을 바라보았다. 그는 마른 침을 꿀울~ 꺽! 삼키며 세연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와이셔츠를 벗은 후 속옷을 벗으려고 쓰윽 올리려는 데 세연의 손을 잡고는 멈추라는 다현이였다. 갑자기 헐떡이며 이상한 현상을 보이는 다현의 모습에 깜짝 놀라 말했다.
“왜 그래?”
“갑자기 숨이 막혀. …여기 심장이.”
“아, 그래? 이제 안보여줄꺼야! 등 돌려! 그리고 손 놔. 손 놓아야지 내가 옷을 갈아 입지.”
“에?!!!”
“뭐가 에~ 야! 등이나 돌려, 아니다 눈감아. 눈 뜨지마, 절대! ”
세연의 삐져 있는 말투에 픽― 웃으며 고개를 돌리며 눈을 감았다. 여자가 함부로 남에게 몸을 보여준다라는 말을 당당하게 하는 세연때문에 어지간히 당황한 다현이였다. 하지만 지금은 하늘이 역하를 맡고 있기 때문에 그 역할에 충실히 하기 위해 왠지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해야한 다는 걸 직감하고는 숨을 헐떡이는 척 했다. 다행이도 세연은 자신이 하던 행동을 멈추고는 다현을 걱정해 왔다. 세연 또한 다현의 연기를 하고 있다는 건 알 고 있었지만 이정도로 달빛이처럼 보이는 건 처음이였다. 체육복을 갈아 입고는 교복을 옷 장 안에 넣었다.
“다 갈아입었어.”
“이제 눈 떠도 되지?”
“응, 떠.”
세연이 눈을 뜨라고 하는 말에 다현은 눈을 뜨며 씨익- 기분 나쁜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러자 세연은 이번엔 또 뭐냐며 어깨에 올린 그의 손을 치워낸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세연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다현.
“방금 질투했지?”
“질투는 무슨 질투!”
“에이~ 했으면서.”
“안 · 했 · 어!”
세연은 딱딱 끊어 읽으면서 열받은 나머지 손에 힘을 주며 옷을 안에 구겨 놓으며 문을 닫았다. 너무 세게 닫았는 지 쾅― 소리의 광음이 귓가를 파고 들어 미간을 찡그리게 만들었다. 세연이 뒤돌아서 자신을 능글맞은 웃음으로 바라보는 다현을 노려보았다. 한마디 하려고 할 때 다현이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세연을 감싼다. 세연은 자신을 머리까지 품에 껴안는 그를 밀치려고 할때 무언가 다현에게 부딪히는 소리가 나고 곧이어 바닥에 툭― 하고 떨어진다. 다현은 세연의 어깨를 붙잡으며 그녀의 상태를 살펴보며 묻는다.
“괜찮아?”
“――어? 너 피 나!”
“괜찮냐고, 너.”
“지금 그걸 물을 때야? 머리에서 피나잖아!”
다현의 이마에서 피가 흘러 내리고 있었다. 피를 보며 안절부절 못하는 세연이였다. 피를 본 건 두번째다, 하나는 달빛이가 죽었을때 그때는 너무 당황해서 머릿 속이 백지 상태였고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을 못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에 비해 상황이 양호한 건가. 그래도 피를 당황할 수 밖에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세연은 그의 머리를 부딪힌 박스를 바라보다가 자신의 안부를 묻는 다현에게 시선이 갔다.
“난 괜찮아. 한세연 넌 괜찮냐?”
“덕분에 괜찮아. 왜 바보 같은 짓 해.”
“당연한걸 왜 묻냐.”
“뭐가 당연하다는 건데, 남을 위해 희생하는 거? 남 대신 맞아 죽는거? 참~ 당연도 하겠네. 근데 자신 대신 죽고 살고 있는 사람의 입장은 생각도 안하네, 기분 참 더러운데.”
“지금 기분 더럽냐. 근데 어쩌냐 난 한세연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 놓을 수 있어.”
“왜 그딴 어리석은…”
“어리석은 짓 아니야. 난 남이 아니거든. 너한텐 남일지라도 나한테는 니가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거든.”
다현의 진지한 표정에 세연은 반박을 못하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그의 이마를 닦는다. 세연은 자꾸 흐르는 피를 보며 안돼겠다며 양호실로 그를 데리고 갔다. 체육시간은 지나도 이미 한참 지난 뒤니까 말이다. 다행이도 양호실 안에는 선생님이 계셔 있었고 다현을 그의 앞으로 밀치는 세연이였다. 이마에서 피가 흐르는 다현을 보자 양호선생님은 한마디 한다.
“도대체 뭘 한거냐, 한세연.”
“내가 한거 아니야, 이 녀석이 멍청한 짓해서 그래.”
“난 멍청한 짓 하지 않았어, 세상에서 중요한 임무를 마치고 오는 중이였다.”
“퍽이나 그러시겠지. 오빠, 이 녀석 상처 부위 세게 눌러서 다시는 이런 짓 못하게 그 아픔을 느끼게해줘. 내 부탁이라면 할 수 있지?”
윙크하며 말하는 세연의 음성에 응답하는 듯 오케이 사인을 하며 치료하는 양호선생이였다. 세연이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는 생각에 다현은 놀란 표정을 하며 세연과 양호선생을 번갈보다가 머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에 미간을 찌푸린다. 간간히 들려오는 다현의 신음소리, 진짜로 상처 부위 꾹꾹 누르나 보다. 세연이 얄미운지 노려보다가도 약을 대자 아픈지 양호선생님께 살살 해달라고 말하는 다현이였다. 치료가 다 끝나자마자 양호 선생님은 세연에게 고갤 돌려 말한다.
“어떻게 하면 이렇게 돼냐?”
“묻지마.”
“일단 겉에 있는 상처 부위만 치료했어. 혹시 모르니까 병원 가봐라.”
“왜? 무슨 문제 있어?”
“으이구, 한세연 일단 너랑 상관 없는 사람일 지라도 이정도로 머리에서 피날 정도면 위험해 질수 있으니까 검사는 받아 봐야해.”
너때문에 못산다, 라는 표정으로 세연을 바라보는 양호선생님은 그녀의 머리를 힘껏 쓰다듬는다. 세연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양호선생님의 손길에 눈을 지그시 감는 다 했더니 누군가가 세연의 팔을 붙잡아 자신의 품에 가둔다. 놀라 얼굴을 바라보면 그 사람은 다름아닌 다현이였다. 양호선생님을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다현은 세연을 바라보다 눈이 마주치자 어린아이가 된 것 마냥 칭얼거린다.
“병원 싫은데 안가면 안돼나…”
“달빛이랑 똑 같은 말하네. 하긴 뭐, 모든 사람들이 병원을 좋아할 리가 없지. 근데 저 녀석 전과 다르게 왠지 모르게 달빛이 닮았다?”
“오빠, 달빛이 이야기 하지마.”
달빛이랑 닮았다는 말을 하는 양호선생님을 다그치는 세연이였다. 자신을 꽉 껴안는 다현의 품에서 나오며 양호선생님을 바라보는 세연이였다. 알았다고 말하는 양호선생님은 의자에 앉아 세연을 지그시 바라본다. 그러다가 다현에게 시선을 돌리며 이마를 바라본다. 흰 거즈로 막은 반창고에는 피가 조금 묻어 났다.
“출혈이 조금 있나 보군. 그냥 병원 가라. 한세연.”
“내가 왜 같이 가야지? 병원은 혼자서도 충분히…”
“길 가다가 저녀석 쓰러지면 곤란하거든. 근데 왜 저 녀석 여장했냐.”
그걸 이제야 눈치 채냐는 세연의 표정에 양호선생은 어깨를 으쓱― 해 보인다. 그를 이제와서 질책해 봤자 뭐하냐는 듯한 표정으로 양호선생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다현의 팔을 잡는다. 병원에가서 다현이가 치료 받는 동안에 이브에게 물어 볼겸 겸사겸사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했다. 세연은 휴대폰을 꺼내들어 11시라는걸 확인하자 다현을 끌고 나가기 전 말한다. “너랑 상관 없는 일이야.” 하고 문을 닫는다. 양호선생님은 세연의 막나가는 행동에 작은 한숨을 짓는다.
“너랑 상관 없는 일이라… 존댓말이라도 써주면 더 예뻐해 줄텐데. 그래도 명색에 너의 친척 오빠인데. 뭐 오빠라고 해주는 것도 감사하게 느껴야 하는 건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도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에 근엄한 표정으로 지으며 문을 여는 사람을 맞이하는 양호선생님이였다.
★, 안녕하세요. 저는 우유푸딩입니다..
후아~ 벌써 10편을 넘어 갔어요!!!ㅎㅎ 으악~ 오늘은 추석 전날이니까
두편을 연재하고 가게됩니다.~ 드디어 세연이 다현을 좋아하는 걸 알게되는 거네요...ㅎㅎ
자신 스스로 느끼는 거입니까?ㅎㅎㅎ
으히히히 , 앞으로도 열심히 봐주시길 바랄게요..저는 이만....물러가겠습니다.ㅎ
다현의 여장~꺄악, 다현아!!!><ㅎㅎ
첫댓글 여장한게너무궁금하네여~><
한가위잘보네세여~~^^*
네네~><한가위 잘 보내세요!!!!ㅎㅎㅎ아아, 지났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