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 배추도 안 솎아주면 농사 망친다.'
평범한 말인데도 나한테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잠실 새마을시장에 다녀온 아내가 폭염 때문에 농작물가격이 많이 치솓았다며, 양배추 한 포기에 6천 원한다고 말했다. 크기가 얼만큼인지는 몰라도 무척이나 비싸다고 했다.
폭염, 한발로 인하여 무, 배추, 오이, 상추 등이 가격이 무척이나 올랐다.
이에 비하여 8월 2일에는 애호박 농사가 풍년이라서 가격폭락, 이에 항의하는 강원도 산지 농민들이 애호박을 농기계로 깔아뭉기는 사진이 올랐다.
시골에 주소지를 두고 농업경영인으로 등록된 나로서는 이해불능의 농민들의 항의였다.
도시에서는 농산물 가격이 올라서 살림살이에 주름살이 자꾸만 깊어간다고 하고, 애호박 농사를 짓는 농사꾼은 가격이 폭락했다고 농작물을 폐기한다.
신이 있다면 누구 편에 서야 할까?
아내는 비싼 농산물보다는 냉동고에 얼려두었던 고기를 꺼내서 삶았다.
오래 보관한 탓일까? 왜그리 쇠고기가 질긴지 모르겠다.
내가 조금만 먹었더니 아내가 불불거린다. 건강을 위해서 이따금 육식을 해야 한다고 지청구를 했다.
어제던가, 아내는 비린내나는 삶은 닭고기를 내왔으나 나는 한 점도 먹지 않았다. 비린내가 나기에.
가로 세로 25cm, 30cm의 A4용지 한 장 크기의 공간에 닭 한 마리씩 넣어서 층층으로 키우는 닭 사육장을 떠올렸다. 얼마나 무더울까?
더위로 폐사되는 닭이 엄청나다고 연일 보도한다.
건달농사꾼인 내가 생각해도 이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밀식하면, 폭염 열기에 어린 닭들이 떠서 죽을 터.
좁은 땅에 무, 배추 씨앗을 되게 씨 뿌리면 무, 배추는 제대로 크지 못하다가 녹아서 없어지게 된다.
적당한 간격이 있어야 한다. 양계공장의 가축도 마찬가지이다. 일정한 공간이 있어야만이 공기소통이 되며, 닭에 뿜어져 나온는 열기가 줄어들 터.
양계업자의 지나친 욕심이 빚는 결과도 한 요인이다.
1.
2018. 8. 4. 토요일.
오후의 햇살이 조금만 남아서 아파트 베란다 창틀에 살짝 걸쳤다.
마치 내 모습을 보는 듯했다.
유아기, 소년기, 청년기, 중년기, 장년기를 거쳐서 노년기에 있다.
아직은 두 발로 걷는다지만 얼마 뒤에는 지팡이를 짚고, 그 뒤에는 침대 위에, 그 다음에는 관속에, 그 다음에는 흙속에나 누워 있겠다.
어린시절 밑이 없는 옷(아무 데나 주저앉아서 변을 볼 수 있도록 만든 옷)을 입어서 아장거리던 기억이 난다.
높은 쯍나무에 올라서 파랑새 집을 털어내던 개구쟁이도 떠오르고, 뜨거운 갯바다 모래장불에서 윗통 벗고는 말처럼 뛰면서 운동하던 청년도 있었다. 가장이 되어 아침에 나갔다가 밤중에서야 귀가하던 중년, 장년이 있었다.
지금은 등허리 굽어가는 노인이 되어서 지하전철 무료로 타는 실버세대. 자식한테 빚이나 지고, 남한테 신세나 지는 세대이다.
어제 경북 구미에서는 사후체계를 체험하다가 죽는 40대 여성에 관한 뉴스가 떴다.
자택에 관을 놓고는 관(棺)에 들어갔다. 손발을 묶고, 이불을 덮고, 널뚜껑을 덮어서 사후세계를 체험하는 퇴마의식(退魔儀式)을 했다. 밤 여덟시에 들어갔다가 두 시간 뒤에 어렵다며 나왔는데도 곁에 있던 두 여자가 더 계속해라고 해서 다시 널 속에 들어갔다.
두 여자는 다른 방에서 잤다가 다음날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서 관 뚜껑을 여니 이미 죽었다.
밀폐된 관속에서 온열질환으로, 질식으로 사망했을 것으로 경찰은 추정.
시체체험을 한 사망자의 나이는 47살.
'액운을 없애준다'는 게 무엇일까? 사후세계를 체험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사후세계는 있는 것일까?
별 거 다 체험한다.
그런 체험 미리서부터 연습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자동으로 겪는다.
국내 무속인, 역술인 60만 명 추정. 인구 85명당 1인.
내 운명도 전우주의 시간으로 이미 다 정해져 있을까?
그게 언제인데?
1.
오후 6시 40분인 지금.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단지 뒷편으로 해가 많이 기우렸다.
아파트 틈새로 멀리 대모산 남녘 끝자락이 보이며, 산능선에 햇빛이 걸쳤다.
시원한 저녁바람이 분다. 한낮의 열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23층 높은 아파트 실내 베란다 위에 놓인 화분 속의 식물이 흔들거린다.
바람이 살아 있다.
이런 바람 속에서 나는 또 가을의 씨앗을 느낀다.
뜨거운 태양의 계절도 이제 열흘 뒤에는 많이도 가시겠다.
시골 다녀온 지가 벌써 두 달 가까이나 된다.
작은딸 해산 운운하면서 시골 다녀오기를 뒤로만 미뤘던 나.
다음 주중에는 외손자를 처음으로 보게 될런지.
지금껏 한양대학교 병원에서 집중치료를 받던 신생아가 나날이 건강해지고 있다고 한다.
나한테는 첫외손주.
생활전선에서 벗어난 지가 10년도 더 되는 나는 자꾸만 저물어가는 해다.
늬엿늬엿 기울어져가는 저녁해다.
아무려면 어떠냐 싶다. 자리를 물려주고는 뒷전으로 나 앉았다가 슬그머니 먼 길 떠나야 할 터.
무엇인가 늘 새롭게 채워지며, 자연스럽게 뒤로 물러나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겠지.
바람이 제법 산들하다.
오랫만에 느끼는 자연바람이다.
오늘 낮에 화분 속의 명월초(삼붕나와) 줄기를 잘라서 꺾꽂이 여섯 개 흙속에 묻었다.
개체수를 늘려가는 것.
동물과 달리 식물은 줄기와 가지, 잎, 뿌리 등을 잘라서 심으면 새 뿌리가 나온다.
동물도 이랬으면 어떨까 싶다.
요즘 하도 더워서 냉동고 문을 열 때마다 '냉동고 안에 들어 갔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남들이 무어라고 해도 겨울철 1월 생인 나는 여름이 좋다. 아무리 더워도 피할 방법이 있으니까.
요즘 날마다 샤워를 한다. 집에 있는 날이면 아마도 10번쯤 물수건으로 사워를 한다. 물 적시고 바깥으로 나오면 물기가 마르면서 체온이 다소나마 낮아지는 것을 느낀다. 살갗에서도 서늘하고.
1.
왜 이래?
카페분위기 정말로 이상하다.
내가 직장에서 컴퓨터를 만진 때가 아마도 1980년대 중반이다.
사내에서 운영되는 사이버가 있어서 개인적인 글 쓴 뒤에 클릭하면 이게 전국으로 퍼졌다.
본부는 물론이고 산하기관에.
민간인한테 컴퓨터가 보급되고, 카페가 개설된 것은 아마도 1990년대 말일 게다.
그 당시에는 개인보안이 아직은 미흡해서 성명을 입력하면 전국의 인적사항이 다 올라왔다.
개인 주민등록대장이 다 떴다. 이런 취약점이 자꾸만 보완되면서 민간 카페가 등장했다.
나는 직장인이었기에 이름 대신에 닉네임으로 활동했다. 신분노출을 꺼려해서.
직장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팀장을 역임했기에 전산업체의 직원을 열댓 명에서는 수십 명, 많게는 300명 가까이나 관리했기에 전산전문가는 소프트웨어를 조작해서 '속인다'는 사실을 일찍히 감지했다.
전산인들은 속인다.
별 것이 아닌 양, 아무 것도 모르는 양. 컴퓨터 속에서 그냥 문자나 치고, 관련기관에 전송하는 것으로 끝인 양.
그게 거짓이라는 것을. 어느 기관에서는 다 도청한다는 사실을.
얼마 전, 과거 기무사에서는 어떤 대통령의 통화를 감청했다는 듯한 뉴스를 보도했다. 이게 가능한 뉴스일까? 진위여부는 모르겠으나 달리 생각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하나의 예다. 우리 남한 민간인으로서는 남한 이외의 북한지역의 인터넷을 검색할 수 있을까?
보통 국민인 우리로서는 상상도 못한다. 내가 쓰는 '다음' 사이버에는 전혀 뜨지 않는다. 즉, 어디선가.
차단되었다는 뜻이다.
정부 어떤 기관은? 어쩌면 내 핸드폰 속을 열어보지는 않을까? 모르는 체하겠지.
남한에서 개인 카페가 몇 개나 운영될까?
100만 개 쯤? 인구 500명 당 1개?
빙그레 웃을 것 같다. 아니, 50배나 더...
이 많은 카페 가운데에서 초창기에 개설했다가 활동중지된 것이 태반이다.
왜? 핸드폰들이 또한 등장했기에. 컴퓨터를 대신하기에.
화면이 엄청나게 크며, 저장량도 많고, 속도가 빠른 컴이기에 어떤 카페에는 회원수가 1만에서 많게는 100만 명도 넘는다.
'아름다운 5060'. 이름을 정말로 잘 지었다.
5060대를 넘어서 7080대도 활동한다.
카페 개설 초창기에 가입했던 회원들이 해마다 나이가 많아져서 50대는 60대로, 60대는 70대 등으로 뒤로 물러난다.
카페의 활동나이는 50대가 주축이다. 사회와 직장, 가정이 어느 정도껏 정착되고 안정된 시기이기에 50대가 주축이 된다. 60대 초에는 퇴직했거나 퇴직을 앞두고, 제2의 직업을 가진 세대이기에 과거에 비하여 시간적 여유가 더 나기 머련이기에 카페에서의 활동도 더 늘어날 터.
내 경우에도 그렇다.
퇴직한 뒤인 60 후반, 지금은 70대에 들어섰기에 날마다가 휴일이며, 공휴일이며, 쉬는 날이며, 노는 날이다.
시골에 있다면야 땡볕에서도 일을 하겠지만 지금은 서울에 올라왔기에 100% 백수이며, 건달이다.
백수가 뭐를 할까?
날마다가 사이버세계에 들어와서 잡글을 쓴다.
지금껏 자판기 빠르게 눌러서 다다닥한 글은 아마도 2,500을 훨씨 넘어 3,000 개에 가까울 것이다.
나는 글을 정성들여서 쓰지 않는다. 자판기를 빠르게 누를 뿐.
일전, 어떤 글에 나는 1분 30초에 글 하나씩 올릴 수도 있다는 내용을 썼다. 그게 별 것도 아니다. 퍼 오는 시간에 불과하기에...
강서구 국립국어연구원에서도 단기과정 3회 교육받았고, 개인적으로 글쓰기에 관하여 공부했기에 오탈자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도 띄어쓰기와 맞춤법에는 아직도 서툴다. 하지만 한문어의 단어에는 실수가 적기에 자판기 눌러서 글 쓰는 것은 별 것도 아니다.
오늘 이상한 댓글을 보았다.
내가 자판기를 빠르게 두들긴다는 뜻으로 '다다닥'으로 쓰는데 이게 어떤 회원의 닉네임과 연관시켜서 나를 탓하는 댓글을 보았다.
'다다닥'이란 문구가 전용이었나? 세상에나. 내가 무엇을 사과했지? 나는 어떤 내용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컴퓨터 자판기로 글 쓴 지가 40년이나 되는 사람이다.
책 아무렇게나 읽는다. 딱딱하고, 어렵고, 전문적인 것은 질색이다. 일반 생활에 길들여졌기에 소소한 글감은 맨 천지에 다 깔렸다.
퇴직이 가까울 무렵, 50대 초반부터 식물에 관심을 더 가졌다. 직장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허무하여서 혼자서 갯바다 도보여행도 제법 많이 했다. 아직은 다리가 성성했기에.
아무 것이나 그냥 메모했고, 집에 돌아오면 컴 속에 빠르게 자판기를 눌렀다.
이 생활이 10년, 20년이 넘다보니 지금에는 자판기 안 보고도 글 쓴다. 전문용어가 아닌 일반 생활용어이기에...
정말로 이상한 곳에 들어온 것 같다.
별 것이 다 남의 눈치를 보게 되나?
내가 상상도 못한,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댓글을 본다.
나, 아세요? 라고 묻고 싶다.
요즘 회원정보를 검색하는 버릇이 생겼다.
나이는? 언제부터 카페 활동했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활동 연수가 최근인 분들이 무척이나 활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 '나를 잘 아세요?'하고 물을 수밖에.
첫댓글 곰내님 잘 읽었습니다.
젊은 시절 전산 전문가셨네유.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행복하게 지내세유.
오늘 아침 일찍부터 내일 아침까지
일하니 답답하고 무료합니다.
건강이 제일입니다.
지금은 맹통.
@곰내 겸손하신 말씀입니다.
ㅎ
별로 안 이상한데 자꾸 이상하다 하시니......이상합니다.
진짜 이상한건
자꾸 작성 중 이라시니 또 이상합니다........ㅎㅎ
즐건 주말 되시길요~~~^^
곰내님,
분위기가 가라앉아 가는데
왜 이런 글 자꾸 올리시나요~~
오전에 올린 글은 댓글이
달렸는 데도 지우시고요~~~
세상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마세요~~~
꼬집는 듯한 댓글 한 두개가 마음에 걸리면, 화가 나면 지금껏 썼던 것 싹 지우네요. 그렇게 되면 댓글은 자동적으로..
저한테 글 예의가 너무나 없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요즘 이상하게 민감해졌네요.
이대로 보존합니다.
노을방장님
말 안듣는 어른들땜에 가뜩이나 더운데 더 더우실듯...............쯧
이상하긴 합니다
곰내님이 이상하다는건 절대 아니구여..
올라온글에 댓글도 내맘대로 올리면 안되나봐요
글올린사람 마음에 들지않으면 바로 태클 들어오고 이해라는걸 강요하는듯 하네요
다른사람들이 단 댓글보고도 이해가 안되냐며 억지이해를 강요하네요
본인글에 댓글이 맘에 안든다고 댓글단분의 대명을
여러번씩이나 야유하듯이 글속에 심는것이 빤히 보입니다
글도 수시로 올리고 내리고 맘대로 하시고요..
자각을 못하시는것 같기에 말씀 드립니다
정확한 말씀.
그렇죠.?..ㅉㅉ
가끔 ' ~/작성중' 이란 제목으로 글이 올라와서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한 분이 몇분 더 계신것 같습니다. 곰내님 글을 검색해보니 '글쓰기 버릇에 대하여'란 글에서 그 사유를 설명해 놓으셨더군요
아마 글을 길게쓰시다 보니 중간에 애써 쓰신 글이 날아가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여러번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중간중간
'~ /작성중'이란 제목으로 글을 등록하고 수시로 수정해가셨던것 같습니다. 나름 애써 쓴글이 날아가버리는 황당한 경우를 방지하기위한 묘책으로 이해됩니다.
저의 경우는 글중간에 작성을 멈추어야 할 경우 그때까지 작성된 글을 임시보관함에 저장했다가 나중에 시간적 여유가 있을때 임시보관함에 저장된 글을 완성하여 최종본을 등록하고있습니다
저도 완보님처럼 임시보관했다가 완결되면 올리니 좋더군요
님께서는 글쓰기를 좋아하시고 시간도 많이 남아 돌고해서 취미삼아 카페에 올인하고 계신줄로 압니다
요즘은 정보화시대라 인터넷 검색이나 각종 미디어를 통해 왠만한 정보는 많이 접하게 되거든요
다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류의 기사나 정보를 너무 세세하게 길게 쓰다보니까 분량도 많아지고 긴 글을 읽는 사람도 자칫 식상해 질수가 있거든요
이점 참고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러지 마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