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속5cm-02 코스모나우트 중 ⓒMakoto Shinkai / Comix Wave
신카이 마코토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및 제작자로, '초속5cm' 등의 작품이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면서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사람입니다. (1인 스튜디오라는 엽기적인! 능력은 일단 건너뛰고...) 특유의 초사실적인 섬세한 묘사, 유화풍의 독특한 색상 터치, 하늘의 배경, 무엇보다도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수준의 독보적인 광원 효과 연출은 바로 그의 작품임을 상징하는 아이콘이기도 하며. 그가 관여한 모든 작품에서 공통 코드로 등장합니다. '캡쳐하면 곧 배경화면' 이라는 평가도 과장은 아닌 듯 합니다.^^
영화평론적인 이야기는 이쯤 해 두고. 슬슬 철도 애호인의 본성을 드러내 보도록 합시다. ^^;
많은 사람들이 신카이 마코토의 화려한 연출에 정신줄을 빼앗기는 동안, 어떤 삐딱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은 그의 작품속에 숨겨진 새로운 공통 아아콘을 찾아냅니다. 그것은 그의 거의 모든 작품에 철도(기차)가 1씬 이상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러 가지 장면'을 다루다 보면 기차가 한두 컷쯤은 들어갈 수 있겠지만. 15초짜리 CF에서, 2시간여에 이르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이르기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등장한다는 것은 우연(?)치고는 매우 흥미로운 일입니다.
(1) 초속 5cm

초속5cm-01 벚꽃초 중 ⓒMakoto Shinkai / Comix Wave
신카이 마코토의 작품 속 '철도'라고 하면 누구나 떠올릴 만한 부분은 초속5cm가 될 텐데. 초반부 테츠코타카기군의 여행(?)을 그린 부분에서만큼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해도 될 만틈 대놓고 철도가 무대가 됩니다. 여기서 그의 극사실적 연출 부분을 눈여겨본다면, 극중 등장하는 노선, 차량은 물론 열차의 운행시각 등까지 모두 극의 시간적 배경이 되는 '1995년 2월'의 실제 다이어그램등을 참고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림 속 시각표 책자도 실제 책자) 또한 중간중간 씬이 바뀌며 심심치 않게 지나가는 (오다큐) 전철, 건널목의 존재 등 이 작품에서는 철도가 매우 비중 있는 소재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2)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 Makoto Shinkai / Comix Wave
초속 5cm에서 좀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전작인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가 있습니다. 한국이 아닌 일본의 남북분단이라는 독특한 배경, SF인지 마법인지 알 수 없는 묘한 테크널러지 등의 설정이 꽤 흥미롭습니다. 전체적인 주제는 신카이 마코토가 전반적으로 다뤄오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것의 연장선상에서 다루어 지고 있는 듯 합니다만. 우리는 기차를 봅시다. ^^;
전후 홋카이도가 유니온(소련?)의 통치를 받게 되면서 미국 점령지였던 혼슈와의 교류도 중단. 요컨대 '최전방' 지역이 된 곳에서 로컬선 철도는 주인공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통학수단'임과 동시에, 홋카이도 방면으로의 해저터널 연결 공사가 무기한 중지/방치된 상태에서 '약속의 장소로 연결되지 못한 길' 이라는 이미지를 주는 중요 소재로 활용되며 여러 번 멋진 화면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 Makoto Shinkai / Comix Wave
(3) 별의 목소리

ⓒ Makoto Shinkai / Comix Wave
'구름의 저펀 약속의 장소' 에서 좀 더 거슬러 올라간 작품으로. 신카이 마코토제 극장판(?)으로서는 첫 작품에 해당하게 됩니다. 러닝타임이 30분으로 짧은 대신, 각본, 작화, 동화, 연출, 기타 등등. 심지어 목소리 녹음까지 2년 7개월을 들여 혼자서 진행했다는 전력으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단, 여주인공 1명의 목소리 만큼은 어쩔 수 없으므로 '아마추어' 성우 기용)
시작부터 전철을 타고 있는 여주인공의 컷으로 시작됩니다만. 사실 이 작품은 무려 '우주'가 주 배경이기 때문에 철도가 등장할 자리는 별로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에서의 신에서는... 학교와 버스정류장 등 몇 곳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 신에서 배경에 전철고가가 등장하거나 열차가 지나가는 강한 집착(?)을 보여줍니다. ^^

ⓒ Makoto Shinkai / Comix Wave
(4) 기타 갖가지 PV, MV, CF 영상들
무려 '국문학과' 출신이라는 희안한 커리어의 덕택인지 스토리 면에서도 공통적 아이콘과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살펴봐 왔습니다만. 그가 단지 '연출'만을 제공한 PV, MV, CF 영상들에서도... 철도는 어김 없이 한컷씩은 등장합니다.^^ 게임 쪽의 오프닝 영상 중 그가 감독하거나 지원한 영상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WIND OP-movie ⓒ Minori
모처럼 등장한 '노면전차'라는 소재를 여러 번 등장시키며 적절히 우려낸 이 영상이라던가
(실제로 해당 게임에서 노면전차가 어떤 중요한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Haruno Ashioto OP-movie ⓒ Minori
역시 왠지 모르지만 슬그머니 지나가는 전철.

Haruno Ashioto OP-movie ⓒ Minori
'구름의 저펀 약속의 장소'에서 왠지 본 기억이 있는 듯한 플랫폼 연출 (로컬 역이야 다 비슷비슷 할지라도)

EF a fairy tale of two OP-movie ⓒ Minori
기술/장비/자본의 발달과 함께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역의 정밀묘사.
등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국 그가 관여한 영상물은 철도관련 신을 한컷씩은 꼭 넣고야 말았다는
경이적(?)인 기록이 세워진 셈이 되었습니다. ^^
(물론 소수의 예외는 존재합니다. : EF latter tale OP-movie 등)
그리고

ⓒ 信農每日新聞
무려 '최신형 하이브리드 디젤동차' 라는 마니악한(?)소재를 를 등장시킨, 한 신문광고 (15초) 는 꽤 흥미로웠습니다. ^^
실제로도 신카이 마코토는 이런 철도 배경의 잦은 연출에 대해 질문을 받는 일이 종종 있는데, '어디까지나 전철이 지나가는 서정적인 장면을 좋아한다.' 며 본인은 '철덕'이 아니라고 극구 부정하고 있습니다. ^^ 뭐 감독의 입장이야 어찌되었든, 그의 작품속에서 그만의 연출로 아름답게 그려진 철도의 풍경을 찾아보는 것이 또 하나의 즐거움인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
주 : 본문에 인용된 이미지는 표기된 저작권자에게 원 저작권이 있으며,
아래의 정식 DVD 또는 저작권자가 공개 다운로드를 허락한 영상파일에서 평론을 위해 인용하였습니다.
별의 목소리 (국내 판권:프리미어엔터테인먼트)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국내 판권:프리미어엔터테인먼트)
초속 5CM (판권: COMIXWAVE)
첫댓글 철덕이 아닌 양반이 오센치에서 그런 마니악한 시간표를 짤리가 없..지요(....)
설득력 없는 설득을 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입니까..?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만 오타쿠는 아닙니다!와 똑같은 소리네요..) 오덕이 아니면 저런 섬세한 묘사 못하지요. ㄳ
운영자님답지 않은 오타를 하셨습니다. 희안(×) 희한(希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