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을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2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따. 내 사랑도 어디쯤
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시인의 시 이야기]
황동규 시인은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했는데 <즐거운 편지>는 바로 그의 등단작이지요. 시 <즐거운 편지>는 황동규 시인의 첫 시집 『어떤 개인 날』에 수록되었는데 박신양, 최진실 주연의 영화 <편지>를 통해 널리 알려졌지요. 이 당시 그의 시집은 영화 <편지>의 영향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이 시는 사랑하는 이에 대한 사랑과 감정을 노래하지만, 여타의 연에 시와 달리 시적 예술겅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니까 단순한 사랑의 감정이 아니라, 그 감정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는 것이지요. 다음의 표현은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버린 데 있었다.’
사랑하는 이데 대한 사랑의 감정을 이처럴 표현한다는 것은 하나의 시적 장치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보여준다는데 있습니다. 이는 곧 황동규 시인의 시적 능력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시를 통해 사랑하는 이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가늠해보는 것도, 사랑하는 이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펼쳐나가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출처 : 《위로와 평안의 시》
엮은이 : 김옥림, 펴낸이 : 임종관
김옥림 :
-시, 소설, 동화, 교양, 자기개발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집필 활동을 하는 시인이자 소설가이며 에세이스트이다. 교육 타임스 《교육과 사색》에 〈명언으로 읽는 인생철학〉을 연재하고 있다. 시집 《나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만남이고 싶다》, 《따뜻한 별 하나 갖고 싶다》, 《꽃들의 반란》, 《시가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소설집 《달콤한 그녀》, 장편소설 《마리》, 《사랑이 우리에게 이야기 하는 것들》, 《탁동철》, 에세이 《사랑하라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아침이 행복해지는 책》, 《가끔은 삶이 아프고 외롭게 할 때》, 《허기진 삶을 채우는 생각 한 잔》,《내 마음의 쉼표》, 《백년 후에 읽어도 좋을 잠안 315》, 《나는 당신이 참 좋습니다》, 《365일 마음산책》, 《법정의 마음의 온도》, 《법정 행복한 삶》, 《지금부터 내 인생을 살기로 했다》, 《멋지게 나이 들기로 마음먹었다면》, 《인생의 고난 앞에 흔들리는 당신에게》, 《마음에 새기는 명품 명언》, 《힘들 땐 잠깐 쉬었다 가도 괜찮아》, 《법정 시로 태어나다》, 《이건희 담대한 명언》 외 다수가 있다. 시세계 신인상(1993), 치악예술상(1995), 아동문예문학상(2001), 새벗문학상(2010), 순리문학상(2012)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