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부터 거의 먼길 출장은 지양하고 근거리만 다녔는데
부득이하게 제가 직접 가야할 일이 있어서 영주 출장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몇년전에도 이곳 영주에 출장을 다녀가면서 무섬마을에서 차박을 하였는데
이번에도 일 마치고서 무섬마을에서 1박 차박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늘 갖는 맘이지만..... 언제 또 와보려나 하여 올라 가는길에
죽령을 넘어 희방폭포를 경유 연화봉 (1,394m)을 다녀 왔습니다.
10. 27일 금요일
무섬마을과 외나무다리
영주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水島里)의 한국어 이름으로
삼면이 내성천과 접해있는 전형적인 물도리 마을로 마을 앞을 돌아나가는 내성천은
산과 물이 태극모양으로 서로 안고 휘감아 돌아 산수의 경치가 절경을 이룬다.
또한 일제 강점기에 뜻있는 주민들에 의해 건립된 "아도서숙"은
항일운동의 지역 구심체 역할을 한 곳으로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무섬마을은 국가지정 중요민속문화재 제278호로 지정됐으며,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었다.
무섬마을을 연결하는 다리는 3개 인데 하나는 수도교 (콘크리트시멘트다리) 이고
2개는 나무로 만들어진 폭 30cm 정도의 외나무 다리이다 (아래 안내판 참조)
무섬마을 (경북 영주시 문수면 무섬로234번길 31-12)
무섬마을 이모저모
옛 가옥들이 잘 단장되고 보존 되어있고 관광객을 위한
식당과 카페및 노점도 갖추어져 있으며
고택 중에는 일부 민박 형식의 한옥체험을 할수도 있다
무섬마을은 이곳을 방문하는 누구에게나 포근한 고향이 되어지기에
도심에서 분주하고 메마르게 살고있는 사람들에게는 특히나 향수를 자아내고
자신을 잠시 돌아보는 명상을 가지게 되는것 같다.
목가적이고 아담한 마을 길따라 돌아본다.
대부분 보수를 하여서 말끔하게 외관은 잘 간수되어 있다.
자고로 세도가의 우람한 고택에 비하여 소작농과 허드렛일을로 주눅들듯 살아온
초가 삼간들이 더불어 살아온 엣고을 이기도 하다.
전통과 역사, 고즈넉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무섬마을을
골목 따라서 여기저기 기웃 대다 보면 눈이 시골스러워 진다ㅎㅎㅎ
바로 아래 사진 은 "아도서숙"임
가을색이 고운 뚝방길 단풍
외나무다리
1983년 수도교가 건설되기 전까지만 해도
외나무 다리는 지난 350여 년간 무섬마을과 뭍(육지)을 이어준 유일한 통로로
애환이 서린 사연과 추억을 간직한 다리라 하겠다.
큰물(홍수,범람) 때면 외나무 다리가 모래에 묻히거나 떠내려 갈 것 같다.
무섬마을을 한바퀴 둘러보고서 외나무다리를 건너본다.^^
"무섬" 이라고 씌어진 모래 조형물이 보인다
외나무 다리 건너서 반대편에서 본 외나무다리와 무섬마을
오후에 둘레길을 한바퀴 돌고 오니 119 엠브런스에 발목에 붕대가 감겨진체
나이드신 아주머니가 실려간다. 외나무다리 건너다 떨어진 것 같다.
외나무다리 폭이 약 30-40cm 정도로 좁을뿐아니라 발밑 아래 흐르는 물을 바라보면
순간 어지럼증으로 휘청거려질때가 있다.
오후나절 노란 햇살 담긴 단풍이 참 곱다^^
외나무 다리를 건너면 둘레길 (아래사진) 이 이어지는데
수도교를 거쳐 다시 무섬마을로 연결 되어 진다
둘레길에는 정자와 벤치 그리고 시화가 전시 되어 있어서
둘레길의 운치를 더해준다.
잊었던 맘 / 김소월
집을 떠나 먼 저곳에
외로이도 다니던 내 심사를
바람 불어 봄꽃이 필 때에는
어찌타 그대는 또 왔는가.
저도 잊고 나니 저 모르던 그대
어찌하여 옛날의 꿈조차 함께 오는가.
쓸데도 없이 서럽게만 오고 가는 맘.
한참을 마주한체 시를 읽어 내린다
또박 또박.... 한자 한자..... 행간에 숨어진 마음까지......
내 맘 같다 하여 가슴에 새겨보는 시이다
둘레길 걷는중에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야경
이곳은 모다불을 피울수 없기에 불멍은 하지 못하고
야경을 구경하면서 사진을 찍는다.
무섬마을의 낮풍경도 고즈넉하고 한가로운 풍경 이지만
해질녁 부터 이슥한 밤에는 또 다른 멋을 연출 한다.
이밤사 달빛까지 교교하게 비치니
괜시리 처연한 마음에 휩쓸려 진다.
둔덕에 걸터 앉아 딱 한개피 사루고픈 충동을
깊은 숨으로 참아낸다.
〈최대봉, ‘무섬에 와서 보니…’ 中〉
무섬에 와서보니 알겠네
메마른 눈짓 이었을 뿐 이었노라 떠나 보낸 시간들이
여기 켜켜이 모래로 쌓이고
물길이 되어 흐르고 있었다는 것을
둘 데도 놓을 데도 없이 정처 없는 마음자리일 때
하도 외로운 발길이 하릴없이 물가로 향할 때
여기
그리움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무섬에 와서 보니 알겠네
몇번을 본 영화 "인턴"
언제나 나의 롤모델 같은 인턴 로버트 드니로 이다.
앤 해서웨이의 리즈시절 모습도 상큼하고.....
보다 잠들다 ㅎㅎㅎ
밤새워 홀로 지새우며 나를 보초 서주는 등불이다
아침안개속의 외나무 다리가 그윽하다.
아침 안개가 자욱하다.
조금 더 날씨가 차가와 지면 물안개가 수면위로 춤사위를 펼질텐데.....
이른 아침인데도 옅은 안개 너머로 꼬맹이들이 외나무 다리를 건너와 재잘거린다.
이쁘고 귀엽다. 손주 녀석 (아직 돌도 안지남^^)도 훗날에 저럴테지 ㅎㅎㅎㅎ
부시시한 얼굴에 잠깐 주변 산책을 하면서
천양희님의 "너에게 쓴다" 시를 찬찬히 한자 한자 짚어가며 읽는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가 다 닳고.....
마침내 내 싦도 풍화되기 시작하는가 보다.....
너에게 쓴다 / 천양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가 다 닳았다
꽃이 진 자리에 잎이 폈다고 너에게 쓰고
잎이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인생이 되었다
마침내 내 삶 풍화되었다.
정자와 벤치가 있고 시화가 전시되어 있는
아담하면서 아늑한 쉼터 숲이다.
하룻밤 편안하게 잘 쉬었다 간다.
몇년전에도 영주 출장시에 이곳에서 차박을 하였던
내안에 작은 추억이 머무르는 곳 이기도 하다.
안개낀 아침 나절......
주변을 정리 하고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체 죽령길로 향하다
가는길에 소백산 희방폭포를 경유 연화봉을 오르려고 한다
2023. 11. 9
영주 무섬마을에서 차박을 하면서......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첫댓글 아~
제가 태어난 고향이네요
국민학교때까지 3시간씩 걸어서
저곳으로 소풍을 갔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그런 모래장이라고
생각했지 유서 깊은곳인줄은 몰랐네요
소풍 와중에도 어르신들 술파티가
왕성 했던곳이죠
국민학교때 소풍 간 기억을 떠 올리셨네요^^
그 시절엔 반별로 줄서서 먼지날리며 소풍을 갔었지요 ㅎㅎㅎ
요즘은 관광지로 핫하게 떠오른 외나무다리입니다
그래도 그 시절을 체험하고 간직한 우리세대입니다 ㅎㅎㅎ
너무 멋진곳이더라구요.
저도 영주 출장을 어쩌다 가지만
출장 마치고 저곳에 서 시면서 스트레스를 삭힙니다 ㅎㅎㅎ
느리게, 여유있는곳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