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竹)는 세한삼우(歲寒三友)의 하나이다.
세한은 Cold Winter 이며 삼우(三友)는 겨울철 관상용(觀賞用) 나무 즉 소나무, 대나무, 매화나무를 일컫는다. 다시 말하면 세한삼우는 송죽매(松竹梅)이다.
대나무는 곧게 자라고 자태가 고상하며 푸르고 아름다우며 떼를 지어 무성한 숲을 이룬다. 대나무는 목단(牧丹)과 같이 화려하지도 않고 복숭아와 오얏과 같이 요염하지도 않으며 울창한 대밭을 이루고 정직함과 죽을 지언정 굴(屈)하지 않는 성격을 상징해 준다. 이와 같은 대나무의 품격(品格)을 사람들은 사모한다.
소동파(蘇東坡)는 대나무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래서 소동파(蘇東坡)는 ”영가식무육(寧可食無肉), 불가거무죽(不可居無竹)”이라고 대나무를 애찬한 시를 읊었다. 다시 말하면 ”고기없이 밥은 먹을 수 있지만 대나무 없이는 살 수 없다” 는 뜻이다.
중국에서 대나무와 녹나무(香樟)와 오동나무(梧桐) 나무와 옻나무(漆樹)는 외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돈을 벌어 들이는 나무들이다. 중국내에 서식하는 대나무는 22 속(屬)이며 200여 종 이상된다. 그중 담죽(淡竹), 반죽(斑竹), 한죽(漢竹), 옥죽(玉竹), 자죽(紫竹), 관음죽(觀音竹) 등이 대종을 이루고 있다.
정원수로 사용하는 대나무는 효순죽(孝順竹), 흑죽(黑竹) 등이 있으며 분재(盆栽)로 사용하는 대나무는 미죽(米竹), 비백죽(飛白竹), 기린죽(麒麟竹), 불두죽(佛肚竹) 등이 있다.
대나무에 대한 고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반죽(斑竹)에 대한 고사이다.
요(堯)는 기원전 2367 년 산서성(山西省) 평양(平陽)에 도읍을 정한 어진 임금이었는데 재위 50 년 동안 어진 정치를 하였다. 어리석은 아들이 하나 있었으나 임금 자리를 사악십이목(四岳十二牧)의 동의를 얻어 사위 순(舜)에게 물려 주었다. 사악십이목(四岳十二牧)은 그 당시 각부락(部落 : 侯國)의 수령(首領)들의 모임이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사악십이목(四岳十二牧)은 국회와 같았다.
사악십이목(四岳十二牧)의 동의에 의하여 순은 우(禹)에게 왕위를 물려 주었다. 그리하여 요순우(堯舜禹) 시대가 형성되었으며 이 시기를 역사가들은 선양시대(禪讓時代)라고 칭한다. 실제로 군사민주시기(軍事民主時期)이며 우왕때 국호(國號)를 하(夏)라고 칭했다.
우순(虞舜) 임금이 남방 지역을 순시(巡視) 할 때 창오(倉梧)에서 죽었다. 본래 요(堯) 임금이 그의 두 딸 아황(娥黃)과 여영(女英)을 순에게 주어서 사위를 삼고 임금 자리를 물려 주었다.
순왕의 두 명의 왕비(王(妃)들은 순왕의 시체를 찾기 위하여 상강(湘江) 유역을 두루 찾아 헤매었다. 상강은 광서성(廣西省) 계림(桂林)에서 발원(發源)하여 호남성(湖南省) 장사(長沙)로 흘러 들어가는 강이다. 순임금의 두 왕비들은 슬픔을 참지 못하고 하루 종일 울음을 그치지 않고 계속 울었다. 눈물이 계속 흘러나와 마르더니 피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피 눈물은 한 방울 한 방울 사방으로 뿌려서 흩뜨려졌다.
왕비들의 주위에 자라고 있는 대나무에 핏 방울이 한 방울 씩 뿌려졌다. 그리고 왕비들은 피가 말라 죽어버렸다. 순(舜) 임금의 두 왕비가 죽은 후에 백성들은 주위에 있는 대나무에 빨간 반점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백성들은 이 대나무를 반죽(斑竹) 또는 상비죽(湘妃竹)이라고 명명 하였다. 반죽은 빨강색 반점이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상비죽이란? 상강 유역의 대나무 옆에서 죽은 순임금의 두 왕비(王妃)들을 기념하기 위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대나무는 탄성(彈性)이 강하고 나무의 질이 단단하고 질기다. 굳셈과 부드러움을 한 몸에 지니고 있다. 대나무의 용도는 무수히 많아서 낱낱이 모두 열거할 수 없다.
소동파(蘇東坡)는 ”의식주행도리부료죽(衣食住行都離不了竹), 식자죽순(食者竹筍), 응자죽와(應者竹瓦), 재자죽벌(載者竹筏), 리자죽혜(履者竹鞋), 의자죽피(衣者竹皮), 서자죽지(書者竹紙), 진가위일일불가무차군야(眞可謂一日不可無此君也)” 라고 시를 읊었다. 다시 말하면 ”대나무 없이는 의식주에 불편한 점이 많다. 왜냐하면 죽순은 먹거리로 사용되고 기왓장 대용으로도 사용되며, 대나무로 뗏목을 만들어 물건을 실어 나르는 배로 사용할 수 있고 대나무로 신발도 만들어 신고 다닐 수 있으며 대나무 껍질로 옷을 만들어 입고 대나무로 종이를 만들어 글을 쓰기 때문에 정말로 대나무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고 말을 할만 하다” 는 뜻이다. 여기서 차군(此君)은 대나무의 아칭(雅稱)이다.
죽순은 영양이 풍부한 맛있는 음식이다. 죽순의 종류는 많지만 일반적으로 동순(冬筍), 춘순(春筍), 편순(鞭筍)으로 크게 분류한다. 동순은 “죽순의 왕” 이라고 칭한다. 동순은 지하에 있는 대나무의 어린 줄기인데 겨울철 일기가 한냉하므로 동면상태에 있다가 겨울이 지나자 마자 동순은 흙을 쳐들고 힘차게 솟아 나온다.
춘순은 봄철에 생장하는 어린 순이다. 편순은 죽순 중 가장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써 하계(夏季)에 흙속에서 자라 나온 어린 가지의 머리 부분이다. 흡사 말채찍과 같이 가늘므로 얻은 이름이다.
죽순은 영양가가 풍부하다. Lysine 과 Tryptophan 과 Alanine 과 Threonine 과 Serine 과 같은 인체의 필수 아미노산을 비롯하여당(糖), 단백질, 지방, 비타민, 광물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죽순이 가장 인기있는 식품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이유는 고단백, 저지방이며 전분이 적고 섬유질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맹종(孟宗)은 부모에게 효성이 지극한 아이였다. 맹종의 어머니가 죽은 후 맹종의 아버지는 자기 자식 맹종의 보살핌을 위하여 계모(繼母)를 얻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맹종의 아버지가 사망하였다. 계모는 항상 맹종을 학대하며 마구 때렸다. 맹종은 계모로 부터 모진 매를 맞으면서도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계모에게 순종하였다.
어느 해 추운 겨울 날 맹종의 계모는 병이든 것 처럼 가장하였다. 그리고 계모는 맹종에게 ”내가 죽순이 먹고 싶으니 대나무 밭에 가서 죽순을 캐어 오너라” 고 명령하였다. 맹종은 대나무 밭으로 뛰어 들어갔다. 대나무 숲속을 삿삿히 뒤지며 찾아 봐도 죽순은 고사하고 죽순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날은 점점 어두어져 컴컴하였다.
맹종은 조급하여 땅에 무릎을 꿇고 통곡하였다. 맹종의 온 몸은 얼음덩이 처럼 꽁꽁 얼었다. 돌연히 맹종이 무릎을 꿇고 있는 발 밑에서 무엇이 솟아 올라옴을 느꼈다. 맹종은 재빨리 발 밑을 쳐다 보았다. 몇개의 큰 죽순이 솟아 올라오고 있었다. 맹종은 이상하게 생각하며 놀랐다. 급히 죽순 몇개를 캐어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계모는 이렇게 추운 겨울철에 어떻게 맹종이 죽순을 캐어 왔을까? 생각하며 놀랐다. 아마도 하늘이 맹종이를 도와 준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계모는 맹종을 더 이상 학대하지 않았다.
이상은 동순(冬筍)에 관한 전설이다.
다음은 옥란편(玉蘭片)에 대한 전설이다.
옛날에 옥란(玉蘭)이란 부인이 있었다. 옥란은 매번 남편을 만나러 경성(京城)에 올라 갈 때 죽순을 가지고 올라가 남편에게 죽순을 선물로 주려고 마음 먹었다. 워낙 경성까지 먼 거리 이므로 대부분 옥란이 가지고 가던 죽순은 중간에서 다 썩어서 먹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옥란은 신선한 죽순을 칼로 납작 납작하게 썰어서 편(片)을 만들어 햇볕에 말렸다. 그리고 옥란은 남편을 만나러 경성에 올라 갈 때 마른 죽순을 선물로 가지고 올라갔다.
남편은 궁중의 벼슬아치인데 자기 부인으로 부터 선물로 받은 죽순을 황제에게 헌공하였다. 황제는 죽순으로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고 나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리고 황제는 옥란의 남편에게 ”이것은 무엇으로 만든 요리인가? 그리고 누가 헌공한 것인가?” 하고 물었다.
옥란의 남편은 ”폐하! 이것은 죽순이옵니다. 그리고 이 죽순은 소인의 처 옥란이 시골집에서 가지고 올라 온 것입니다.” 고 아뢰었다.
황제는 ”이 죽순의 이름을 이제부터 옥란편(玉蘭片)이라고 불러라” 고 명령하였다.
죽순은 한약재로 쓰인다.
손사막은 천금요방에 ”죽순성미감한무독(竹筍性味甘寒無毒), 주소갈(主消渴), 이수도익기력(利水道益氣力), 가구식(可久食)” 이라고 기록해 놓았다. 다시 말하면 ”죽순의 성미는 감한이며 독이 없다. 소갈을 치료해 주고 수도를 통해 주며 기력을 더해 준다. 오래 먹을 수 있다” 는 뜻이다.
현대 한의학에서는 죽순의 성미는 감량(甘凉)이며 청열익기(淸熱益氣) 작용과 거열익기(祛熱益氣), 소담(消痰), 소갈(消渴)의 공효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소아마진(小兒痲疹)과 구사탈항(久瀉脫肛)과 폐열토혈(肺熱吐血) 등 증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현대 약리 실험 연구결과 죽순속에 항암물질이 들어 있다고 발표되었다. 또 백쥐의 실험결과 죽순속에 들어있는 성분은 암세포의 억제작용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항암성분은 죽순속에 들어있는 다당(多糖 : Polysaccharide) 임이 밝혀졌다.
죽엽(竹葉)과 죽여(竹茹)와 죽력(竹瀝)과 죽황(竹黃)과 죽실(竹實)은 양약(良藥)으로 쓰이는 한약재이다.
죽엽의 성미는 감담한이며 청열제번(淸熱除煩), 생진이뇨(生津利尿)의 효능이 있다. 식료본초에 보면 ”죽엽가퇴허열번조불면(竹葉可退虛熱煩燥不眠), 지번갈(止煩渴), 생진액(生津液), 이수(利水), 해후비(解喉痺) 해주며 소아경풍경간(小兒驚風驚癎)을 치료해 준다고 기록되어 있다.
죽여(竹茹)의 성미는 감량(甘凉)이며 폐(肺), 위(胃), 담(膽)으로 들어간다. 양혈(凉血), 청열제번(淸熱除煩), 화담지해(化痰止咳), 지구(止嘔) 작용이 있으므로 토혈(吐血), 뇨혈(尿血), 뉵혈(衄血), 해혈(咳血), 태동불안(胎動不安), 붕루(崩漏) 등을 치료해 준다.
본초재신(本草再新)에 보면 ”죽여유사화제번(竹茹有瀉火除煩), 윤폐개욱(潤肺開郁), 화담양혈(化痰凉血), 지토혈(止吐血), 화어혈(化瘀血) 등 공효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죽여는 담죽(淡竹)의 대나무 줄기의 외피(外皮)를 벗겨내고 난 후 얇은 속껍질이다. 즉 중간층으로써 금궤요약(金櫃要略)에 죽피(竹皮)라고 기재되어 있다. 죽여는 위한구토자(胃寒嘔吐者)는 기복(忌服)해야 한다.
죽력(竹瀝)의 성미는 감한(甘寒)이며 심폐위간(心肺胃肝)의 4 경(經)으로 들어간다. 청열활담(淸熱滑痰), 진경이규(鎭驚利竅), 지해평천(止咳平喘) 작용이 있다.
약성론(藥性論)에 보면 치졸중풍실음불어(治卒中風不語)” 라고 기록되어 있다. 죽력은 한수(寒嗽)와 비허변당자(脾虛便溏者)는 기복해야 된다. 죽력은 푸른 대쪽을 불에 구울 때 흘러 나오는 액즙(液汁)을 일컫는다.
죽황(竹黃)의 성미는 감신한(甘辛寒)이며 심(心), 간(肝), 담(膽)으로 들어간다. 양심정경(凉心定驚) 해주고 중풍과 소아경풍추축(小兒驚風抽) 등 질병을 치료해 준다. 또 간담화왕(肝膽火旺)으로 인한 전간병(癲癎病)의 치료에 쓰인다.
죽황은 대나무 마디에 생기는 괴상(塊狀) 물질인데 대나무 줄기 속에서 병으로 인하여 생기는 누른 빛깔의 황토흙과 같은 물질이다. 개보본초(開寶本草)에 죽고(竹膏)라고 기재되어 있다. 대나무에 기생하는 죽황봉(竹黃蜂)이 대나무에 구멍을 뚫어 놓으면 대나무가 상하여 흘러 내리는 유액이 모여 말라버린 괴상물질이다.
죽실(竹實)은 대나무 열매의 씨인데 보신제로 사용된다.
이 처럼 대나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귀중한 약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