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는 사랑만 남는다
[글쓴이 ▪︎권덕진]
인생은 산을
오르는 일이 아니라,
산을 내려오는 일에서
비로소 진짜 실력이 드러난다.
오를 때는 배낭이
무거울수록 든든했다.
학력이라는 돌멩이,
명함이라는 쇳덩이,
통장이라는 금덩이,
자존심이라는 갑옷….
사람들은 그것을
성공이라 불렀고,
우리는 무거울수록
잘사는 줄 알았다.
그러나 정상을 지나
내리막길에 들어서는 순간,
세월은 조용히 묻는다.
"아직도 그 짐을 지고 갈 셈인가?"
인생 후반은 더 많이 가지는
경쟁이 아니라, 더 많이 내려놓는
예술이다.
젊은 날의 욕심은
엔진이었지만,
늙은 날의 욕심은
브레이크가 된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붙잡는 것은 세월이 아니라
놓지 못하는 마음이다.
가장 먼저 벗어야 할 것은
자존심이라는 갑옷이다.
젊을 때는 남에게 지지
않으려고 입었지만,
늙어서는 자식에게도,
친구에게도, 배우자에게도
다가가지 못하게 만드는
녹슨 철갑이 된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고맙다는 말 한마디….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
그 짧은 말이 목구멍에서
막히는 이유는
마음이 좁아서가 아니라
자존심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갑옷을 벗은 사람은
약한 사람이 아니라,
비로소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사람이다.
다음으로 내려놓아야 할 것은
고집이라는 감옥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억만 바라보며 살아간다.
"내가 살아보니…"
그 말은 지혜가 될 수도 있지만,
젊은 세대를 막아서는
벽이 될 수도 있다.
강은 흐르기 때문에 강이고,
나무는 바람을 받아들이기에
수백 년을 산다.
굽어지지 않는 나무는
폭풍 속에서 가장 먼저 부러진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놓지 못하는 것이 있다.
욕심. 더 많은 돈.
더 많은 인정. 더 오래 젊고
싶은 마음. 더 오래 기억되고
싶은 이름.
그러나 세월은 냉정하다.
주머니는 끝내 비워지고,
명함은 서랍 속 종이가 되며,
훈장은 사진 속 이야기로 남는다.
죽음 앞에서는 회장도,
사장도,박사도,
평범한 한 사람일 뿐이다.
그래서 인생 후반의 성공은
얼마나 모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웃으며 나누었느냐에 있다.
얼마나 높이 올라갔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을 품었느냐에 있다.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따뜻하게 기억되느냐에 있다.
인공지능이 세상을 대신하고,
로봇이 노동을 대신하며,
돈보다 데이터가 귀해진 시대.
끝까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사랑하고, 용서하고,
감사하고,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다.
기계는 계산할 수 있어도,
사람의 체온은 품을 수 없다.
인생의 마지막 계절은
무언가를 더 움켜쥐는
시간이 아니라,
가슴을 활짝 열어
하나씩 내려놓는 시간이다.
내려놓을수록 자유롭고,
비울수록 풍요롭고,
나눌수록 아름다워진다.
세월은 모든 것을
빼앗아 가는 도둑이 아니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만 남겨주는
가장 위대한 스승이다.
그리고 마지막 날,
가장 행복한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가장 많이 비우고
사랑한 사람이다.
첫댓글 좋ㅇ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