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을 열었다면 그대는 광염 소나타를 완성했다 여기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광염 소나타, 최고 절초라 앞에서 기술한 마그나타 피니셔는 겨우 준비 운동에 불과함을 알고 이 장을 읽어 주길 바란다. 마그나타 피니셔의 비밀은 힘을 터트리는 것이 아니라 모으려고 함으로 해서 그 반발력으로 강한 빛을 터트리는 것이지만 사실 마그나타 피니셔를 제어하지 못해 생기는 이상 현상일 뿐이다. 마그나타 피니셔는... 광염 소나타 최후의 궁극검 마그나트 소드(역 : 무극無極의 검)를 완성하는 과정에 생기는 이상 현상일 뿐이다. 마그나타 피니셔의 원리를 깨달았으니 이제부터 천천히 그 힘을 제어해 나가면 될 것이다. 그 전에 몇 가지 궁극 초식을 일러두겠다. 우선 아드라스 세르나디우. 세르나디우는 단순한 검기 증폭에 불과하지만 아드라스 세르나디우는 마그나트 소드의 축소판이라 할 만큼의 위력을 가진다. 아드라스 세르나디우는 일반적인 세르나디우와는 달리 마그나타 피니셔를 터트릴 때와 동일한 방식으로 기를 전개하여 단번에 검기를 형성시켜야 한다. 이 것이 자연스러워진다면 마그나타 피니셔를 제어하기 한 결 편해질 것이다.
현진은 아스테르를 향해 달려가며 광염 소나타의 봉인의 장의 첫 구결을 떠올렸다.
아드라스 세르나디우.
현진의 주위에는 소르드 토네이도가 형성되고 있었다. 아스테르는 마그나타 피니셔라고 생각하고 흠칫 뒤로 물러섰다. 아스테르는 과거 마그나타 피니셔에 상처를 입었던 경험이 있었다.
"마그나타 소르드!"
현진의 입에서 외침이 터져나왔다. 이번에는 포가튼 소르드로 이어졌다. 거대한 돌풍이 현진의 몸을 감고 회전했다. 일행 역시 아스테르와 함께 바짝 긴장했다. 마그나타 피니셔라면 주위를 단 번에 휩쓸어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광염 소나타, 봉인의 장. 아드라스 세르나디우!"
루이너와 루인 칼리어스에서 흡사 마그나타 피니셔와 같은 무색 찬란한 빛깔의 검기가 솟아올랐다. 순간 주춤하고 있던 아스테르는 현진의 검에 상처를 입고 말았다. 아스테르는 자신을 쉽게 상처 입힐 수 있는 검기가 있다는 것에 놀라는 한 편 뒤로 물러서며 방어를 할 태세를 취했다.
"광염 소나타, 극의. 레퀴엠!"
아드라스 세르나디우를 머금은 상태에서 현진이 쓸 수 있는 가장 큰 초식을 사용했다. 카르차넨 젝슨 후작의 이도류 검술을 물려받아 광염 소나타를 이도류로 개량, 완성한 현진의 독자적인 검초식. 레퀴엠의 진혼이 사방을 매울 때 윤기의 입에서 주문이 끝났다.
... 내 앞을 가로막는 자를
태고의 바람을 빌리어 가를 지어다!
"가르드 블레이드!"
바람의 대원소 마법, 폭풍검, 가르드 블레이드가 시전 되어 현진의 검 위에 실렸다. 몇 차례 강한 쇼크 웨이브가 주변을 휩쓸었다. 레퀴엠은 가공할 만한 폭풍을 일으키며 아스테르를 조여갔다. 광채는 재빨리 아스테르에게로 다가가 현진을 도왔다.
"다시 한 번, 성월검류 적월검초식, 최종 봉인기. 적월무!"
붉은 검기가 무색 빛의 검기와 뒤섞여 난무했다. 대지가 깎여나가며 수많은 모래와 돌덩이가 사방으로 흩날렸다. 우영의 입에서도 주문이 흘러나왔다.
나와 하늘을 뒤집어
어그러진 그림자 아래 세상을 두고
대지에 어둠을 내리노라.
어그러진 그림자 속 거대한 어둠이어.
그대의 이름 앞에 세상 모든 존재를 파멸로 인도하라!
"영천암현주!"
영천암현주의 검은 안개가 현진과 광채의 검기 위에 더 해졌다. 검은 안개 속에서 춤추는 검은 검기들... 모두들 아스테르의 죽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 때 광채가 밀려나와 한 쪽 구석에 쳐 박혀버렸다. 검은 안개와 검기 폭풍이 걷어져 나갔을 때 현진이 두 자루 칼자루에 의해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스테르 역시 온전치는 못하였으나 심각해 보이지는 않았다.
"9년 전에도 그랬지만... 역시 괴물은 괴물이라는 거로군요."
재광이 그 모습을 보며 슬며시 자신의 검을 뽑았다. 정두 역시 공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등에 걸린 활을 풀어 왼손에 꽉 쥐었다. 모두가 전투 태세로 아스테르를 지켜보았다.
"크. 하. 하!"
문뜩 아스테르가 광소를 터트렸다. 윤기는 인상을 살짝 찡그리며 중얼거렸다.
"뭐지..."
"과연! 과연 한민영의 검법이었군! 그렇다면 역시 세르카젠드는 민영이었다는 뜻인가! 역사의 비밀이 하나 풀리는군요. 세르카젠드가 성녀, 세라인을 사랑한 이유가! 그렇다면 역사상 성황과 성녀의 사이를 갈라놓았던 위고르의 누이는 성녀, 세라인 본인이라는 뜻이군요! 아 하 하! 불쌍한 불멸자들!"
아스테르는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렸다. 아스테르는 소울 머더를 쥐고 있던 손을 들어올렸다. 당장이라도 현진의 목을 베어버릴 기세였다. 일행 모두가 뛰쳐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윤기가 가만히 손을 저었다.
"이건... 현진이와 나에게 맡겨주시길."
미소.
분명 윤기의 얼굴에 떠오른 것은 옅은 미소였지만 전혀 미소 같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일행은 주춤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소울 머더가 현진에게 내리쳐졌다. 현진은 반사적으로 두 자루의 검을 교차하여 소울 머더를 받아내었다. 현진은 아스테르를 보며 말했다.
"한민영이 누군지도 몰라. 세르카젠드가 어쨌건 위고르가 어쨌건, 세라인이 어쨌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는 상관없지. 난 현실의 문제부터 따져봐야겠어. 난 너에게 빚 진 것이 너무 많아. 이제 돌려주지!"
현진의 검이 움직였다. 마치 춤추듯 현진은 아스테르를 몰아세웠다. 윤기의 입에서 천천히 주문이... 아니 노래가 울려퍼졌다.
깨어나는 새벽의 여명과
잠자는 황혼의 물결 앞에
당신의 빛을 빌리고자
지금 여기에서 기도합니다.
그대와 나 세월 속의 힘을 빌려
빛의 염원을...
나의 염원을...
지금 노래하여
내 기도를 대신합니다.
이제 이 대지에 빛을. 축복을!
검의 무도... 그리고 마법의 노래가 대지를 가득 메워나갔다.
====================================================================
상대가 상대인지라 또 대기술을 난무하고 말았습니다. 아드라스 세르나디우+레퀴엠, 적월무, 가르드 블레이드, 영천암현주... 마지막 주문은 세레주얼 피니셔의 주문 한 소절을 주르륵 늘여놓은 겁니다. 이런 식의 주문이 모이고 모여 나중에는 완전한 세레주얼 피니셔가 나올 수 있을 듯...
검의 무도, 마법의 노래...
이번 이야기도 다음 편이 끝이로군요. 그 다음은 로맨스 스토리로 이 정신없는 분위기를 차분히 가라앉혀야 겠습니다. 그 동안 대사나 활약이 극히 작았던 박수민과 이빈의 이야기가 될 것 같군요. 그럼 우선 다음 화에서 검의 무도, 마법의 노래를 마무리하고 난 뒤에. 신미록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이만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