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확실히 살아났다.
노무현과 김대중이 세상을 하직했을 때, 어떤 기자가 서울역 노숙자에게 마이크를 들이 밀고 그들의 죽음에 대해 소감을 물은 즉, 묵묵부답이거나 그들이 살아 있다고 해(害)될 것 없고, 죽었다고 득(得)될 것 없으니 자신들과는 불심상관이라고 했다. 노숙자들에게는 먹고사는 게 중요하지 인간 한둘 죽는 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솔직히 이름도 생소한‘아이돌 그룹’의 재미교포출신 멤버 하나가 조국을 비하하는 글을 자신의 홈피에 올렸다가 호되게 당하고 결국은 스스로 탈퇴한 뒤 미국으로 돌아갔단다. 우리 한 번 솔직해 보자. 이게 온 나라가 시끌벅적 하도록 문제 꺼린가? 나라가 뒤숭숭하거나 특히 정치가 놈들이 나라를 개판으로 만들 때 누구나 한 번쯤은 이 나라를 떠야 겠다던가 또는 나라꼴에 대해 분노하며 경멸하지 않았던가?
어쨌든 분노하고 경멸하고 하는 사람들은 배가 부른 사람들이다. 사흘 피죽도 못 먹어 배고픈 자들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그룹의 가수 하나가 잠시 착각을 하여 조국을 향해 침을 뱉었건 그 사건으로 미국으로 돌아갔건 관심의 대상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온 나라가 그 일로 시끌벅적한 것은 대한민국이 배가 부른 것이며, 이는 대한민국의 경제가 확실히 살아났다는 증거다.
엽전들의 한계
내가 우리네를 엽전이라고 자조(自嘲)하면 어떤 지사(志士)님들은 제 민족이나 제 국민을 두고 엽전이라고 비하 한다며 점잖게 일침을 가하신다. 이번 사태의 본질이 이것과 다르지 않다. 얼마 전‘미수다’인지 하는 프로의 독일출신 출연여가 자신이 집필한 책자에 우리네를 비하 했다는 부분이 있다하여 몰매를 맞은 적이 있었다. 참으로 한심한 반응이고 작태이다.
나는 중국과 보따리장사를 하며 그것으로 밥을 먹고 생활을 영위한다. 중국에 오갈 때마다 내 눈에 거슬리는 그들의 행태에 분노하기도 경멸하기도 한다. 아마도 이곳(조닷)에 그런 사연들을 수십 개는 올렸을 것이다. 남을 경멸하고 침을 뱉는 다면 자신의 과오에도 반성하고 채찍질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즉 내가 우리네를 엽전이라고 자조(自嘲)하는 것은 우리네를 폄훼하자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고 느끼라는 의미에서 해보는 소리다. 제 새끼 귀여우면 남의 새끼도 귀여워해야 하는 것 아닐까? 나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고, 남을 질책하는 만큼 나를 질책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명심보감에 이르기를, 책인지심(責人之心)으로 책기(責己)하고 서기지심(恕己之心)으로 서인(恕人)하라 했으니 즉, 남을 힐책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책하고 자신에게 관대한 만큼 남을 용서하라는 의미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우리)에게는 관대하면서 타인에게는 그토록 야멸차게 냉정해야 하는가? 이게 국수주의(國粹主義)요 그놈의 알량한 민족주의(民族主義)아니던가?
년 전이든가? 하인즈 워드라는NFL선수가 최우수선수로 선정되며 영웅이 되었던 적이 있었다. 그의 아버지가 주한미군이었고 어머니가 한국인이었으니 결국 반은 우리 피가 섞인 혼혈아다. 그것도 검둥이(?)혼혈아. 그런데 그가 대한민국에 입국을 하자 온 나라가 그를‘의지의 코리안’이라고 반겼고 심지어 청와대까지 초청되었던 것으로 기억 된다. 그런데 만약 그가NFL의 영웅이 아니었다면 관심조차 가지기는커녕 검둥이라라며 거들떠나 보았겠는가?
어찌 이런 것만이 있겠는가. 이 땅에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태어나 살아가는 수많은 혼혈아가 있고, 심지어 자신의 나라에선 신부 감을 구할 수 없는 이 땅의 농어촌 총각들이 동남아로 또 다른 외지에서 어렵사리 인연을 맺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피부색깔이 다른‘코리안’들이 있지만 그들이 영웅이 되기 전엔 결코 관심은커녕 반종이니 튀기로 손가락질을 받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만들 해라!! 따지고 보면 정말 아무 것도 아무 일도 아닌 그저 그런 해프닝이다. 그게 아니라면 그놈의 어쭙잖은 국수주의(國粹主義)가 또는 그놈의 알량한 민족주의(民族主義)가 이런 사단을 몰고 왔다.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고도 사과 한마디 없는 놈들에게는 그럴 수 없는 관대함과 아량을 베풀고 자라온 과정과 정서가 달라 잠시 불만표출 한 것을 더구나 과오를 뉘우치고 사과를 한 친구에게 마치 무슨 만고역적이나 다루듯 행패를 부리는 건 한마디로 엽전들의 편협이요 주접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아래‘썰’은 이것과는 약간 다르지만 정말 못 말리는 엽전들의 행패와 주접이 안타까워 년 전 이곳에 올렸던 것이다.
알량한 민족주의
‘먹튀’라는 말이 있다. 먹고 튄다는 의미이다. 이를테면, 잘나가는 운동선수가 있다. 팀에 필요해 거금을 주고 스카웃 해 왔지만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세월만 죽이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선수는 신체에 이상이 있음에도 그것을 숨기고 거금을 받은 뒤 얼마 후 팀에는 단 한 번도 기여를 하지 못하고 은퇴 또는 방출되기도 한다. 그런 선수를 스카웃 한 팀 입장에서는 금전적 정신적 손해만 입었으니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이런 선수를 두고 ‘먹튀 선수’라고 하는 것이다.
박찬호, LA에서 텍사스로 트레이드 될 때, 5년간 거금 6천500만 달러에 팔려가며 MLB에서도 상위에 속하는 고액연봉자다. 솔직하게 자랑스럽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팔려가자마자 텍사스의 지기(地氣)와 맞지 않는지 운이 다했는지 부상에 시달리며 팀의 최고 연봉자의 한사람인 그가 팀에 전혀 기여를 하지 못했으니 이른바 ‘먹튀’선수가 된 것이다. 당연히 지역 언론들이 난리를 칠 수밖에....그것도 첫 한해를 그랬다면 지역 언론이 너무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3년째 감감 무소식(재기)이었다가 4년째인 금년에야 약간의 회복세가 보였지만, 팀 동료들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방어율로 8승을 올리며 불안한 성적을 올리자 결국 샌디에고로 다시 트레이드 되었고, 그곳에서 2승째 올리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MLB에서 10승이라면 우수한 성적이고 실제 아무나 함부로 올릴 수 있는 성적이 아닌 것만큼은 사실이다. 어쨌든 박찬호는 10승을 올리며 당당히 재기에 성공한 것이다.
문제는 박찬호에게 3-4년간 고액의 연봉을 지급한 텍사스의 입장이다. 웬일인지 박찬호를 트레이드 시키고 난 뒤 성적이 급전직하로 떨어진 것이다. 물론 박찬호가 있었다고 해서 그리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하 스포츠 신문에는 텍사스 팀을 빗대어 “찬호의 저주? 텍사스 PS 물 건너가고 꼴찌위기”라는 식으로 찬호를 내보내고 텍사스가 꼴찌에 빠진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 기가 막하는 것은 스포츠신문 1면 전면을 본프레레 감독의 얼굴을 큼지막하게 올려놓고 “운명의 시계, 본프레레 거취 결정”등의 기사로 퇴출을 강력히 주장하는 기사로 도배가 되어있다. 나는 이 두 가지의 기사를 볼 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육두문자를 이 더러운 민족성에 뱉고 싶은 것이다. 아무리 팔은 안으로 굽는다지만, 수천만 달러짜리 먹튀는 내나라 내선수라 용인이 되고 본프레레라는 이방인 감독에게는 돌을 던질 수 있단 말인가?
나는 이럴 때 정말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한 없이 부끄럽고 후회가 되는 것이다. 제발, 책인지심(責人之心)으로 책기(責己)하고 서기지심(恕己之心)으로 서인(恕人) 해야겠다. 즉, 타인을 힐책하는 마음으로 자신을 책하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타인을 용서해 주기 바란다. 내 새끼 귀여워 하려든 남의 새끼 또한 귀여워해야 ‘엽전의 한계’소리 안 듣는다. 그리함으로 참으로 더러운 민족성에서 벗어나 보자.
이 아침 되국의 하늘은 잔뜩 흐려 있다.
오늘은 또 이 되국 아이들과 얼마나 신경전을 벌이고'똥되놈'이라는 욕을 수없이 뇌까려야 하는지...
그래도 나는 되국 아이들이 사랑스러울 때가 있다. 장사가 잘 될 때....
그래도 나는 대한국민이 된 것을 자랑 스러울 때가 있다. 나라가 잘 굴러 갈 때....
성질 나면 남에게 욕을 할 수 있지만, 내 자신도'멍청이나 병신'이라고 자조할 수 있는 거 아닐까???
아! 모르겠다. 밥 먹고 돈 벌러나 가야겠다.
일 하러 가세~~
일 하러 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