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며칠간 전형적인 안토니오 콘테다운 모습들이 나왔다.
우선 그는 미디어를 통해 부족한 선수단 퀄리티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는데, 이는 많은 이들로 하여금 그가 토트넘 감독직을 오랫동안 맡지는 않을 거라는 추측을 하게 만들었다.
그 후 우리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선두 맨체스터 시티를 거의 무력화시킨 멋들어진 경기 플랜을 들고 나온 콘테를 볼 수 있었고 토트넘은 그들의 홈구장에서 역습을 통해 여러 엄청난 기회들을 만들었다. 일요일 새벽 이티하드에서 나온 토트넘의 퍼포먼스는 2016년 12월 콘테의 첼시가 이티하드에서 승리하던 당시의 퍼포먼스를 떠올리게 했고, 당시의 승리는 그 시즌 타이틀 경쟁을 전환시킨 것처럼 느껴졌다. 물론 이티하드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토트넘이 리그 우승에 도전할 거라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끝난 것처럼 보여지던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토트넘은 내려앉아 5-4-1 전형으로 나서 수비적으로 경기했지만 이 시스템에는 여러 흥미로운 작은 차이들이 있었다.
우선 중원 조합인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가 라인 사이의 간격을 최소화하는 데에 집중하기보다는 시티의 센터백들을 방어하기 위해 올라간 점이 있다.
시티의 센터백들이 공을 잡고 있을 때 해리 케인은 로드리를 주시하고 있는 한편 벤탄쿠르와 호이비에르 두 선수 중 한 명은 20야드 앞으로 나와 전진패스를 막아내려고 하는 동안, 한 명은 내려가 있었다. 토트넘은 내려앉아 경기했지만 수동적으로 경기하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시티는 라인 사이에 공간이 있었고 종종 베르나르도 실바, 일카이 귄도안 그리고 KDB가 이 사이에 있었으며 필 포덴과 라힘 스털링은 측면에 위치했다. 이는 때때로 5명의 공격수와 5명의 수비수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토트넘은 결국 오른쪽 미드필더였던 데얀 쿨루셉스키를 아래로 내렸기에 콘테가 이에 대해 우려한 것처럼 보였고, 쿨루셉스키가 수비 라인으로 내려가면서 6-3-1에 더 가깝게 보이기도 했다. 때때로 토트넘의 라이트백인 에메르송 로얄이 뭘 하고 있는지 명확히 보이지 않을 때 - 그는 스털링이나 또다른 공격수처럼 활동한 주앙 칸셀루를 거의 제어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 도 있었다.
그리고 이 자리는 시티의 레프트백인 칸셀루가 유난히 위협적이었기에 토트넘이 전반전에 가장 큰 문제를 드러내던 곳이다.
그는 로얄과 쿨루셉스키를 제친 후 감아서 슈팅을 시도할 뿐만 아니라
2분 후에는 스털링의 패스를 받아 좋은 기회를 잡았다.
아래의 장면에서도 아이메릭 라포르트는 그를 봤지만 그의 패스는 쿨루셉스키와 로얄 사이를 빠르게 지나가 버리는 바람에 어떤 시티 선수들도 잡을 수 없었다.
시티의 동점골이 여기서 나온 것도 그리 놀랍지 않다.
빌드업 과정에서 쿨루셉스키와 벤탄쿠르는 모두 상대 선수만 보고 있는 한편 로얄은 또다시 가만히 서서 상황이 전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결국 이 공은 스털링까지 연결되었고, 시간이 충분한 스털링의 크로스를 휴고 요리스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일카이 귄도안이 그대로 마무리했다.
이 자리에 있는 선수를 자유롭게 두는 것은 엄청난 문제가 아니지만 전형적인 토트넘의 주요 문제를 보여줬다 - 로얄의 부족한 수비 기여도 덕에 시티는 왼쪽 측면에서 연계 플레이를 하고 공간이 충분한 선수에게 연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경기의 주요 이야기는 토트넘이 무엇을 잘했는지 그리고 특히 그들이 공을 잡았을 때 무엇을 잘했는지에 관한 것이다.
우선 얼마나 좋은 역습 퍼포먼스였는지 숫자를 통해 알아보고자 한다.
토트넘이 이 경기에서 기록한 xG(기대득점수치)는 1.62인데, 이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시티를 상대한 팀들 중 2번째로 가장 높은 기록이다. 하지만 더 들어맞는 것은 이 수치가 6번의 슈팅을 통해서 나온 기록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토트넘은 많은 공격을 하지는 못했지만 공격할 때는 종종 중요한 기회들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슈팅당 xG에 관해봤을 때 이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번째로 가장 효율적인 퍼포먼스였다. 재밌는 점은 콘테가 11월에 부임한 후 타이틀 컨텐더를 상대했던 다른 경기도 톱5 안에 들어간다는 점이다.
그럼 토트넘은 어떻게 했는가?
우선 케인의 엄청난 퍼포먼스의 덕을 봤다. 케인의 박스 안 볼터치 횟수는 3회였지만 그 중 2회는 득점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에데르송에 의해 막힌 1vs1 상황이었다. (오프사이드로 인해 무효화된 득점 상황은 볼 터치 횟수에 포함하지 않는다)
케인의 활약은 주로 아래로 내려와서 이뤄졌다. 그는 전반전에 아래로 내려와 긴 왼발 패스로 로얄을 관여시켰다.
5분 후에는 오른발로 비슷하게 열어줬다. 펩 과르디올라는 에메르송 로얄을 자유롭게 둬도 된다고 한 것처럼 보였고 로얄은 펩의 방식이 틀렸다는 것을 거의 증명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후방에서부터 만들어갈 인내심과 목적이 있었기에 케인의 발 밑에서 공을 잘 이동시킬 수 있었다. 요리스는 케인의 머리를 보고 공을 뿌리지 않았고, 케인에게 공을 전달한 선수들은 요리스에게 공을 받은 수비수들이었다.
토트넘의 첫 골을 되돌아보자.
요리스와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거쳐 왼쪽에 있는 데이비스에게 연결됐고, 데이비스는 케인의 발 앞에 패스를 뿌린다.
케인은 곧바로 손흥민에게 연결했는데, 그는 완벽한 타이밍에 뛰어들어간 한편 반대편에서는 쿨루셉스키도 뛰어가고 있었다.
이 장면에서 시티의 수비수들은 잘한 게 하나도 없었다. 라포르트는 케인을 막으러 앞으로 나왔지만 너무 멀리 있었고 케인의 패스가 나간 후에 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있었다. 후벤 디아스는 손흥민을 오프사이드 위치에 두려 했지만 늦게 움직인 한편 손흥민의 질주를 막을 위치에 있지 않았던 카일 워커의 위치를 주목할 가치도 있다.
이로 인해 손흥민과 쿨루셉스키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고 쿨루셉스키가 득점에 성공했다.
토트넘의 2번째 득점 역시도 후방에서부터 나왔다.
또다시 요리스와 로메로에서부터 시작됐다. 로메로는 벤탄쿠르에게 연결했고 그는 케인에게 전진 패스를 뿌린 로얄에게 넘겨줬다. 또다시 케인은 수비수 뒷공간 쪽으로 감아서 공을 전달하려고 한다.
첫 패스는 실패했지만 토트넘은 다시 소유권을 찾아왔고 손흥민에게 다시 공을 전달한다. 그는 박스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케인에게 연결할 수 있었고 토트넘이 다시 리드를 되찾아왔다.
손흥민은 꾸준히 위협적인 선수였는데, 그의 속도 덕이기도 했지만 빠르게 전환할 순간을 감지하는 능력 덕이기도 했다.
중원에서 턴오버가 나와 토트넘이 소유권을 가져올 때 이미 시동을 걸은 덕에 발빠른 워커보다 10야드 뒤에 있었음에도 따라잡을 수 있었다.
후반전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는데, 손흥민이 케인의 스루패스를 받기 위해 워커보다 빨리 질주했고, 이는 토트넘의 유효슈팅까지 이어졌다.
끝으로 토트넘은 오른쪽에서 활동하던 왼발잡이 쿨루셉스키 덕에 경기 내내 좋은 폭을 제공했다.
번복된 케인의 골은 쿨루셉스키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칸셀루를 마주한 후 안으로 들어왔으며 슈팅을 때렸지만 굴절된 공이 오히려 케인에게 흘렀고 마무리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쿨루셉스키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추가시간의 결승골 역시 비슷한 상황에서 나왔다.
칸셀루를 안쪽으로 몰아넣은 쿨루셉스키는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칸셀루가 공격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수비적으로는 취약할 수 있으며 시티가 2번째 동점골을 넣은 직후였기에 지쳤을지도 모른다. 그는 쿨루셉스키가 왼발로 올리는 걸 막지 못했고 케인의 헤더가 토트넘의 결정적인 결승골이 됐다.
모든 감독들은 어떤 형태로든 게임 플랜을 가지고 경기에 들어간다. 하지만 콘테의 계획 중 하나가 맞아떨어지면 여러분이 보게 될 가장 세심하고 완벽히 조정된 전략처럼 느껴진다.
앞서 언급한 xG와 관련된 스탯들은 토트넘식 역습의 목적을 보여주며, 콘테의 공격 트리오가 2골(케인), 2어시스트(손흥민) 그리고 1골과 1어시스트(쿨루셉스키)를 기록한 사실은 얼마나 완벽히 지침을 수행했는지를 보여준다. 수비 형태도 좋았고 유일한 문제는 부족한 로얄의 기여도였는데, 지난 8월에 영입한 선수를 형편없는 영입이라고 간주한 것마저도 콘테가 옳은 것처럼 보인다.
내년에 토트넘이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콘테의 바람을 충족시키고 선수단을 개선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그들의 감독과 공격진은 개선할 필요가 없다.
https://theathletic.com/3139903/2022/02/21/kanes-all-round-brilliance-ruthless-efficiency-conte-masterplan-how-tottenham-beat-manchester-c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