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이 시간 속에 머물 수 있다면...
2000년 겨울 초연을 시작으로 여러분의 사랑을 받아온 시유어겐(時遊.again)은
문예진흥원 사후 창작지원에 선정되었으며, 해마다 업그레이드된 공연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 극단 여기의 연말 정기 레파토리 공연으로 자리
메김을 했습니다.
올 겨울 또 다시 찾아온 시유어겐(時遊.again) ...
관객 여러분들의 수 많은 제안을 받아들여 그 어느 때 공연보다
더욱 더 유쾌하고 깊은 감동의 모습으로 새롭게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만남을 기대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만남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혼자만의 생활에 익숙한 사람들...... 혼자라고 느끼는 사람들......
극단 여기의 “시유어겐”은 혼자로서가 아닌, 사람들의 만남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따사로움을 보여주려 합니다.
소극장속에 펼쳐진 포장마차 안에서 삶과 행복의 소중한 의미를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작품 줄거리
옛날 삼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옥녀를 만나 놀다간 곳이란 유래를 가지고
있는 삼선교 어느 지점에 전직 판사 출신인 현민이 운영하는 포장마차
“삼선녀네 집”이 있다.
혼자서 술마시는데 익숙한 단골 손님들......
만년 고시생 영만, 지하철 세일즈맨 동철, 700 야구캐스터 미진, 청계천 노점상
방만, 남편의 무시를 받고 열심히 다이어트 중인 숙자, 그리고 처음으로 이곳에
들르는 톨게이터 아가씨 선화....
이들은 어느날 어느 시간에 우연적 만남을 가지게 된다.
혼자서 이곳을 들르게 되는 사연들.......
그리고 이들의 우연적 만남을 통해 이뤄지는 해프닝성 놀이들.......
말 못하는 소녀 시유가 바라보는 포장마차 안의 정경들...
이들의 작은 축제 같은 연회에 별거중인 현민의 아내 인경이 찾아 오는데.....
3. 작품취지
*** 공연의 대중화와 친밀감 조성.
시유어겐은 연극에 지닌 입체성을 최대한 살린 공연이다.
현장에서 요리되어 지는 음식 냄새에 먼저 관객들은 후각을 자극 받는다.
이 음식을 나눠줌으로써 관객은 미각의 즐거움을 맛본다. 끊임없이 끓고있는
우동 국물에서 뿌려 나오는 하얀 김. 그리고 15촉 갓 전등이 만들어 내는 빛과
그림자의 잔상으로 관객은 시각적 묘미에 사로잡힌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와 DJ의 멘트, 그리고 포장마차안의 소음들은
소극장에 모인 관객의 청각을 만족 시킨다. 음악으로 표현되는 첫눈에 현상은
촉각 마져 자극해 관객은 오감을 자극하는 생생한 현장을 체험하게 된다.
이를 통해 소극장을 꽉 채운 흥미로움에 관객들은 친밀감으로 더욱더 다가서게 된다.
***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함과 만남의 소중한 행복감.
혼자에 익숙해져 있는, 만남의 소중함을 잊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본 공연은 어우러짐의
참 의미를 깨닫게 한다.
다양하지만 보편적인 인물구성들의 만남은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스쳐갈 수 있는 사람들
을 투영함으로써 만남이, 그리고 어우러짐이 힘들지만은 않다는 위안을 심어준다.
삶은 내가 존재하고있어서...........
사람들이 함께 있어서..........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다는 행복감을..........
*** 청소년에게는 꿈을, 일반인에게는 삶의 의미를 제공한다.
본 작품은 작년에 여러 고등학교 연극반에서 각종 연극제에 참여한 만큼
이미 청소년 층에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행복이란 가까이 있다는, 내 마음속에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전할수 있다는 계기가 된다.
일반인에게도 잊고 있는 일상의 특별함을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된다.
사랑, 결혼, 가족, 그리고 꿈과 반황의 소중함을.........
*** 관객들이 인정한 레파토리 공연
소극장 공연규모에 맞지 않게 10,000명의 관객이 동원된 본 공연은 그 호응도면을
인정하듯 2000년 문예 진흥기금 창작 활성화 사후 지원작에 선정되는 행운을 얻었다.
겨울과 연말에 어울리는 본 공연을 해마다 당시 시대상과 인간상을 고려하며 재구성
하여 극단여기의 연말 정기 레파토리 공연이 되었다.
4. 연출의도
겨울이 좋은 것은 따뜻함이 있기 때문이다.
어릴적 학교 난로앞에 모여 먹던 도시락, 시골온돌방 이불을 덮고 화롯불에
구워먹던 군밤이며 고구마..
그리고 지금 바라보는 겨울..
딱딱하게 굳어버린 아스팔트의 향기와 뿌연 입김들이 가득찬 거리.
그리고 한낮의 추위로 옷깃을 여민 사람들의 밤.
휘청거리며 어김없이 다시 모인다.
오늘과 내일 그리고 과거를 시끌벅적 토해내는 주황색 포장마차안으로..
인심 좋은 주인아저씨의 도마소리가 가득한 백열등 아래로..
구수한 볶음이나 시원한 국물로 차가운 속을 채우고, 목청껏 가슴 속의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하며, 눈물과 한숨 그리고 웃음을 터트린다.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사람냄새만큼은 가득하다.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이 만나 평범한 이야기들로 특별한 오늘을 만든다.
그곳에서 잊고 지냈던 소중한 것들을 꺼내 펼쳐본다.
극단소개
극단 여기
‘여기’란, “이야기하는 이가 있는 바로 그 곳.
이 곳”이란 뜻입니다.
극단 ‘여기’는,
진실임을 알면서도 부정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세상의 어두움이
아름다움과 순수의 이름으로,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저희들의 작지만 힘있는 열정이 이 시대 지친 영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소외된 사람들, 슬픔이 있는 사람들,
잊혀져 가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지난 발자취를 돌아다 볼 수 있는 창이 되겠습니다.
극단 ‘여기’는,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의 작은 쉼터가 되길 바랍니다.
극단 ‘여기’는, 화해할 수 있고 화합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소망합니다.
극단 ‘여기’는, 이 시대에 여러분이 공감할 수 있는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