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국물 / 이어령 한국 음식은 그것이 찌개가 아니라도 반드시 국물이 있게 마련이다. 김치와 야채 샐러드의 차이가 그것이다. 음식에는 건더기가 주된 것이라면 반드시 그에 따라 붙는 부수물인 국물이 있게 마련이다. 생선이든 야채든 고기 종류든 모든 음식에 국물 없는 음식이란 없다. 그래서 독특한 미각의 윤택이 생겨난다. 결국 한국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미각의 향수는 한마디로 국물맛을 찾는 그리움이었다. 프랑스 요리뿐만 아니라 서양의 요리에는 건더기는 건더기뿐, 국물은 국물뿐이었다. 어디까지나 그 한계가 확실하다. 비프스테이크를 아무리 포크로 뒤집어봐도 국물이 없이 그냥 뽀송뽀송하다. 야채 샐러드를 다 먹고 나도 남는 것은 올리브 기름뿐 김치 국물 같은 것은 없다. 한국의 입은 허전하다. 무슨 음식이고 우리의 입은 건더기를 먹고 난 뒤의 국물 맛을 봐야 음식을 먹은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빡빡해서 목이 맨다. 하도 깍두기가 먹고 싶어서 서양오이지(피클)를 곧잘 시켜 먹었지만 도저히 그 국물 맛을 충족할 수는 없었다. 미각만이 그런 것은 아니다. 미각 속에는 문화의 원형이 침재되어 있다는 구조주의자들의 까다로운 이론이 아니라도 한 나라의 문화는 미각의 구조 속에 있는 것 같다. 건더기가 실체라면 국물은 그 실체의 그림자이다. 이 음영이 있기 때문에 비로소 그 실체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생명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여유 이기도 하다. 우리 나라 말에 좀 점잖지 못한 속어이기는 하나 "국물도 없다"는 표현이 있다. 각박한 것, 철저한 것, 야박스러운 것을 나타낼때 쓰는 말이다. 음식에 국물이 있듯이 한국인의 성격에나 행동에는 으레 건지고 나도 국물이 있다. 어수룩한 데가 있고 그늘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런 표현으로 서구의 문화를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하면 `국물 없는 사회'이다. 공짜가 없다. 따라붙는 덤이 없다는 이야기다. 미각소(味覺素)의 국물 맛이 인정으로 나타나고 사회 생활로 나타난 것이 바로 "덤"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요리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 서양 사람들에게서는 도시 국물이라는 것, 즉 덤이라는 것을 기대할 수 없다. 군더더기 공짜를 바라는 것을 경제적인 탐욕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몇 푼 안되는 것,별로 도움될 것이 없는 과외의 그 물질보다 우리는 덤을 통해 인정을 찾는 것이다. 무슨 용건이 있을 때 우리 같으면 결코 용건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 하다가 알 듯 모를 듯 용건을 꺼내고 상대방도 은연중에 그에 대해서 응답을 하고, 이렇게 해서 볼일 보는 시간에 으레 국물의 시간, 덤으로 붙는 다른 시간이 있는 법이다. 그런데 그들에겐 그런 여유가 없다. 용건은 용건으로 끝난다. 다른 것이 개재될 여지가 없어서 매사가 분명하다. ★ 이어령의 수필에서는 흔히 평범한 사물에 담겨 있는 중요한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평론가다운 예리한 눈과 명석한 두뇌 때문일 것이다. 우리를 에워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인생, 혹은 역사, 혹은 우주에 대해 떠들어 대고 보여 주려고 갖은 몸짓을 해도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듣고 볼 수 없다면 우리는 귀머거리나 눈 뜬 장님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눈을 배우려 는 마음가짐으로 이 글을 읽어 보시기를...*^^*
첫댓글 좋은글이네요 ..먹는 음식을 통해 그 나라사람들의 정서를 알아 볼수 있군요 ..ㅎ 읽으면서 내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국물과 건더기가 함께 하는 음식을 먹는 우리 나라 사람들은 참 정겹지요 ..끈끈한 인정은 아마도 세계최고가 아닐까 싶습니다 ..덤이라는 독특한 정서도 좋구요 ...서양과는 확연히 구분되지요 ..아리수님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많이 부탁드려요 ㅎ 덕분에 행복한 시간 보내구 갑니다 ..그럼 편안한 저녁 되세요 ^^*
국 문화 아무래도 우리나라에만 있는 문화인듯 싶어요 따뜻한 국물과도 같은 인정을 갖고 있는 국민성 참 독특한 비유의 발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네요 우리문화의 가슴훈훈함 어쩌면 서양사람들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푸근한 사람사는 정을 느낄 수 있는 우리문화가 최고라 생각해요 늘 수고하시는 나무향기님 감사 드립니다 행복한 휴일 보내세요*^^*
국물의 문화 참 독특한 글.읽고보니 깨달은점도 많습니다.감사합니다
어쩌면 뜨거운 국물맛을 아는 민족이기에 정도 더 많고 인심도 후덕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문화와 음식을 알면 그 나라 사람들의 정서도 알게되는 것임을 이 글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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