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현지에서의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 현황 및 바람직한 역할
박 기 호 / 미국 주재 선교사
(들어가는 말)
한국교회는 그 설립 초기 부터 선교하는 교회이었다. 일본에게 나라의 주권을 빼앗기고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몹시도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제주도를 포함하여 해외에 흩어진 자국민들을 위해 선교하였을 뿐 아니라 중국 산동성에 순수한 외국 선교를 위하여 선교사들을 파송하여 복음의 진 빚을 갚았고, 독림 후 6.25 동란으로 온 나라가 페허가 되어 국민 소득이 겨우 $67 밖에 안되었던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우리 한국교회는 태국, 대만 등지에 선교사들을 파송하여 교회의 선교 사명을 계속 감당하여 왔다. 더우기 1980년대에 이르러 한국교회는 선교사를 받는 교회에서 선교사를 보내는 교회로 발전하였다. 1997년 6월 현재 세계 140여 국가에 약 6,000여명의 선교사들(비공식 선교사 포함)을 파송하 였다는 사실이 한국교회의 저력을 입증해주고 있다. 한국교회의 복음주의적인 신앙, 복음에 대한 뜨거운 열정, 기도생활, 희생적인 헌금생활, 한인들의 이민성장, 교회성장, 경제성장, 외교성장, 교육 수준 향상 등은 세계 선교를 위하여 한국교회가 가진 큰 자산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선교는 선교의 방법과 내용면에서 초기 일본 식민 통치하에서의 선교 보다 결코 발전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식민통치 하에서의 한국교회 선교는 비교적 역사도 짧고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교학 이론에 비추어 보아도 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사역을 펼쳤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 선교는 정치적인 독립과, 경제발전, 교회성장, 교육수준 향상 등 많은 호조건 아래에서 사역하고 있지만 그 펼치는 사역의 방법면에 있어서 문제가 적지 않다. 세계선교의 주역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한국교회가 선교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전략이 없이 중구난방격으로 선교사역을 펼치므로 선교 현장에서 많은 부작용을 빚고 있고, 한국선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선교학자들 가운데는 그 동안 21세기 선교의 운동의 다음 주자로 지목을 받아 왔던 한국교회의 리더쉽 발휘에 대하여 회의를 가지기 시작 하였다. 혹자는 21세기 선교운동은 남미 교회들이 주도할 것이라고 하고, 다른 이들은 인도 교회가, 또 다른 이들은 중국교회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엇갈린 주장을 하고 있다. 선교지에서 한국 선교사들은 그 동안 어떤 사역을 어떻게 해왔고 앞으로 어떤 사역을 어떻게 펼쳐야할 것인가? 선교지에서 한국 선교사들에게 기대되어지는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도록 하자.
1. 한국 선교사들의 선교 현지에서의 사역
가. 일본 식민 통치하에서의 사역
일본 식민 통치하에서 한국인 선교사들은 주권과 언어와 이름 까지 빼앗기고 환란과 핍박하에서도 모범적인 선교사역을 했다. 당시 선교의 동기는 감사하는 마음에서 복음의 진 빚을 갚기 위함에서 이었고, 선교지 선택은 선교사 개인이 아닌 교회가 이미 현지에서 사역을 하던 서양 선교부와 현지교회의 지도자들과 협의하여 그들이 정해준 지역에서 사역을 하였고, 선교사 선발도 교회가 엄선하여 파송하였으며, 선교의 방법은 자기 교회나 교파의 연장 선상에서의 사역이 아닌 본국 교회에서 이명증서를 떼 가지고 가서 그들 교회의 일원으로서 그들과 함께 이미 세워진 교회를 통하여 사역을 하였다. 그들을 파송한 교회는 그들의 사역을 현장 방문을 통하여 지도하였고, 개교회 중심이 아닌 전체 교회가 선교사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특별헌금을 하여 참여 하였으며, 선교사역도 전도, 교회개척, 성경학교 훈련, 문명퇴치, 일반교육, 의료선교 등 종합적인 선교사역을 펼쳤고 선교사들은 현지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고 친히 삶을 통하여 사역을 하였으며, 동료 선교사들 간의 협력사역 뿐 아니라 서양 선교사들과도 협력하며 사역을 하였고 철저하게 자치 자립 자전하는 사역을 하였고 서양 선교 단체들과 현지교회의 인정과 칭찬을 받으며 사역하였다 (Kiho Park, A Two-Thirds World Mission on the Move, unpublished Ph.D. dissertation, Fuller Theological Seminary School of World Mission, Pasadena, 1991, p.p 94-98).
나. 독립 이후의 선교 사역
독립 후에도 6.25 전쟁을 치룬 후라서 한국의 상황이 극도로 어려웠고 경제적으로도 매우 어려워서 교회가 선교사들의 언어 교육비와 주택비 조차 제대로 후원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6.25 동란시 연합군으로 참전하였던 나라에 가서 사역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웠고 온갖 차별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당시 선교사들은 선교학에 대한 가르침이나 선교사 훈련을 받을 기회도 없이, 교단의 강력한 행정적인 뒷받침이나 사역에 대한 지도도 없이, 경제적인 큰 도움도 없이, 파송 되었고, 국내의 교파 분열로 선교지에서 선교사들 간의 협력선교도 불가능하였으며, 오늘의 선교사들이 누리는 선교사로서의 어떠한 프레미엄도 없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현지언어와 문화를 습득하고 유창한 현지 언어를 사용하며 효과적 사역을 하면서부터 현지인들의 인정을 받으며 훌륭한 사역을 하여 오늘날 그들이 뿌린 선교의 열매를 보면서 기뻐하는 이들도 있다. 이 기간의 선교사들 가운데는 가정 파탄을 겪고 지금도 불행한 처지에서 생을 보내는 분들이 없지 않지만 어떤 분은 아직도 선교 현지에서, 다른이들은 은퇴하여 국내외의 교육기관이나 선교 단체에서 후진들을 길러내며 한국교회의 선교 발전을 위하여 아름다운 사역을 하는분들이 있다. 독립 이후에 선교지에 나가 사역한 한인 선교사들은 개교회나 개인의 후원을 받아 교단 이름으로 파송된 분들도 있고, 일찌기 한국교회의 선교사명을 깨달은 선교기관이나 교육 기관의 지도자들의 파송을 받아 사역한 이들도 있고, 개교회의 파송을 받아 사역한 분들도 있다. 이 기간 동안 파소왼 한국 선교사들은 독자적으로 사역할 여력도 없었겠지만 주로 현지 교단 및 기관에 들어가 동역을 하였거나 한인교회를 목회한 분들이다 (Kiho Park, A Two-Thirds World Mission on the Move, unpublished Ph.D. dissertation, Fuller Theological Seminary School of World Mission, Pasadena, 1991, p. 115).
다. 근래의 선교사역
한국 선교사들의 근래의 선교사역은 폭발적인 교회성장과 경제성장, 외교성장, 교육열 향상 등 여러 가지 호조건 가운데서 엄청난 규모의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자하여 하는 사역이지만 그 내용과 방법면에서 일본 식민 통치하에서의 선교와 독립 후의 선교 사역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 가운데 삶과 사역이 어떠한 서구 선교사들 못지 않게 헌신적이며 훌륭한 사역을 하는 선교사들과 선교단체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선교에 대한 전문적인 철학과 지식과 전략이 없이 무원칙하게 선교사들이 선발되고 파송되고 지도 관리되므로 선교지에서 적지않은 문제들을 야기시키고 한국 선교사들의 이미지를 먹칠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선교 방법면에 있어서 한국 선교사들의 현지 사역의 문제점들은 다음과 같다:
1) 직접선교 보다 고용한 현지인들을 통한 간접사역: 많은 한국 선교사들이 현지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고 직접 사역하기 보다 재정적인 도움을 주고 현지인 사역자들을 고용하여 사역하므로 상대적으로 많은 지식과 경험을 복음의 진보를 가져오는데 사용하지 않고 사장하고 있고 현지인 사역자들과는 불건전한 주종관계를 이루고 있다.
2) 팀 사역이나 협력사역 보다 개별사역: 같은 한국 선교사들, 현지교회 지도자들 및 타국에서온 선교사들과 협력하여 동반자적인 사역을 하지 못하고 개별적으로 사역하므로 선교의 효과를 극대화시키지 못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일의 중복과 인적 물적 자원의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3) 속한 시일 안에 많은 열매를 거두려는 조급함: 선교사가 선교 현지에 도착하면 적어도 2년 간은 현지 언어공부를 하고 현지 문화를 습득하는 일에 힘을 쓰며 선배 선교사들의 삶과 사역을 관찰하며 배운후 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역하기 보다 속한 시일 안에 사역의 성과를 올리기 위하여 조급하게 서두르다가 언어와 문화 습득할 기회를 놓치게 되므로 결국 효과적인 사역을 하지 못할 뿐 아니라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4) 지나친 간섭과 재정 후원을 인한 의존심 함양: 선교사가 현지인 및 교회를 지나치게 간섭하고 무분별하게 재정 후원을 하므로 현지인들의 독립심을 꺾고 의존심을 길러주어 결국 하나님을 의존하기 보다 선교사들을 의존하게 만들므로 현지인 교회의 성장과 발전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5) 시간 및 재정 사용의 문제: 선교지에서 감독할 사람이 없으므로 시간 및 물질 사용에 규모가 없이 낭비를 가져온다.
6) 일반선교지에 집중되어 있음: 선교사들이 자신들의 편리함 자녀 교육 등의 핑계로 대부분 이미 선교사들이 많이 모여 사역하고 있거나 현지인 교회들이 활발히 성장하고 있는 일반 선교지에서 사역하고 미전도 족속이나 현지인들도 꺼리는 지역에 가서 사역하지 않으려 한다. 선교사는 현지인들이 할 수 있거나 하기를 즐겨하는 일보다 현지인들이 할 수 없거나 꺼려하는 사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7) 자기교파 연장주의: 선교사가 현지의 교단이나 선교 단체들 가운데 자기와 같거나 비슷한 교단이나 단체에 들어가 사역하기 보다 본국의 교단을 현지에 연장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8) 프로잭트 위주의 사역: 선교사는 사람을 구원하고 자치.자립.자전하는 토착교회와 건전하고 강력한 현지 교단 육성에 은사를 사용하며 사역을 하고 많은 재정이 필요한 지나친 프로잭트 위주의 사역을 지양해야 한다.
9) 인적 물적 자원의 중복 투자: 지상명령 성취라는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하여 선교사는 개별적인 지양하고 헌신된 다른 지체들과 함께 서로가 가진 자원들을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하여 협력하여 사역하므로 인적 물적 자원의 중복 투자를 막아야 한다.
10) 선교 보고의 진실성 문제:선교사는 선교 보고에 있어서 과장이 없어야하고 진실해야 한다.
다음은 한국 선교사들이 가장 많이 파송되어 사역하고 있는 아시아의 한 지역에서 선교사들과 동역하고 있는 현지인 교역자들이 한국 선교사들에게 보낸 글의 요약으로 한국 선교사들이 선교 현장에서의 사역의 내용이다:
1. 현지인 사역자들을 피고용인이 아닌 동역자로 대우해달라.
2. 아직 회원권을 갖지 않고 있는 다른 외국인 선교사들의 회원권을 인정하라.
3. 외국 선교사들은 반드시 영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4, 선교사들을 파송한 국가의 선교단체나 교단과 직접 접촉 할 수 있게 해달라.
5.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의 교단과도 관계를 수립할 수 있게하라.
6. 선교사들은 현지인 교단 지도자들의 승인없이 [타교파] 사역자들을 끌어들이지 말라.
7. 모든 재정을 중앙에서 관리하도록 하라.
8. 사역자들이 현지교단에도 속하고 선교사들의 선교부에도 속하는 이중 회원제도를 재 검토 하라.
9. 현지 교회는 어떠한 선교단체에도 예속되지 않는다.
10. 선교사들은 개인전도, 제자삼는 일 등 사역에 있어서 모범이 되어야 한다.
11. 교단의 회계 담당자를 지명하거나 선출하라.
12. 지역교회와 목회자들은 선교단체가 아닌 자기 교단에 소속되어야 한다.
13. 현지인 사역자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라.
14. 외국 선교사들과 건강한 유대관계를 창조한다.
15. 각 선교단체는 소속 선교사들의 비자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라.
16. 선교 단체들은 현지교회를 강력하고 역동적인 교단으로 육성하는 목표에 동의하도록 하라. 모든 선교사들은 교단 성장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17. 현지인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이 동등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 (incarnational relationship)를 조성해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상명령 완수를 돕기 위한 선교사들의 노력과 그들의 협력에 감사한 다. 우리는 우리의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음을 확신한다. 우리는 언젠가 우리를 갈라 놓고 있는 담이 허물어지고 우리가 함께 "우리는 사랑의 띠로 하나가 되었습니다"라고 라는 고백을 하게될 것을 소망하며 기도한다.
박문숙. 박용엽은 구소련 곧 독립국가 연합 안에서의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을 보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고르바쵸프 개혁정책으로 개방된 구소련 (독립 국가 연합 지역)에서의 한국교회의 선교는 1989년 한.소 정상 수교를 통하여 선교의 문이 넓게 열려졌으며, 특히 1990년 종교법이 개정되면서 한국교회는 개교회와 교단과 선교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선교사들을 파송하기 시작하여 복음을 전파하고 교회를 설립하는 등 활발한 선교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훌륭한 선교를 하는 선교사들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적지 않아서 한국 선교의 장래를 어둡게하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선교사들은 복음을 증거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선교지에 필요한 물품을 현지인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그리스도에 관해 전해들어분 적이 없는 영적인 무지인들을 교회로 인도하여 말씀을 들려주는 수단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서 초기 선교사들은 소련인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 생필품이 절대 부족한 그들에게 물건을 분배하게 되었다. 그러나 영적 무지인들을 교회로 인도하여 말씀을 들려주기 위해 교인들에게 제공되었던 물질 공급이 선교사간 혹은 교회간의 과열 경쟁으로 변질되어 타 교인들을 유린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심한 경쟁적인 관계로 발전되어 선교사 간의 교인 쟁탈전이 되고 말았다. . . . 불필요한 선물공세의 과열은 결국 선교지의 교회를 분열시키는 원인이 되었고 현지인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키는 자극제가 되었다. 이 결과 현지인들은 교회를 잘못 이해하게 되고 가독교의 근본 진리를 깨닫지 못하는 현지인들은 역으로 무리한 물질 공세를 선교사들에게 요구하는 부작용을 낳게 되기도 하였다. . . . 구소련 선교가 복음전도에 있느냐 혹은 선교사를 영웅으로 만드느냐 하는 선택의 갈림길에 놓였다. 물질을 끊으면 뮬질을 받던 사람들이 떨어져 나갈 것이고, 계속 물품을 제공하자니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 되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또 교단의 보이지 않는 압력, 즉 실적을 선교사들에게 요구하는 관계로 이런 문제가 발생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박문숙.박용엽, 중앙 아시아 독립국가 연합 카자흐 공화국, 미출간 선교역사 연구글, 1997학년 봄학기 총신 선교 대학원, 11-13쪽). 독립국가 연합에서 한국 선교사들은 주님의 지상명령 수행이라는 공동 목표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협력사역 하지 않으므로 경쟁적으로 사역하게되고 같은 지역 안에서 교회가 난립되므로 주위 사람들에게 기독교 선교에 대한 회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선교사들이 현지 언어를 습득하지 못하고 성경지식이 없는 통역을 두고 사역하므로 혼란이 야기되고, 현지인들에게 과도한 사례비를 지급하므로 비교의식을 갖게하고, 현지를 방문하는 후원교회 목회자들 가운데 현지인들에게 프로젝트를 담당하기로 약속하고 돌아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므로 한국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신뢰를 먹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박문숙.박용엽, 같은글 13-18 쪽).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책으로 독립국가 선교 협의체 구성하여 선교사들 간에 협력 선교를 해야할 것을 지적하였다 (19-23쪽).
한국 선교사들이 부작용을 피하고 인적, 물적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며 선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하여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두말할 것 없이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와 한국선교사들에게 부여하신 역할과 책임을 깨닫고 주신 은사를 따라 독특한 사역을 하며 좋은 협력사역을 하는 것이다. 모두들 자기 교파들을 이식시킬 필요가 없으며, 자기 신학교를 세울 필요가 없다. 초창기 한국에 와서 선교하던 미국 남북 장로교회 파송 선교사들과 카나다 장로교회 파송 선교사들, 그리고 호주 장로교회 파송 선교사들이 한국에 와서 사역할 때 독자적으로 사역하지 않고, 독자적인 교단을 설립하지도 않고, 장로교 선교사 협의회를 구성하여 평양 신학교를 함께 운영하고 조선예수교 장로회 총회를 조직하여 함께 사역하므로 자치, 자립, 자전하는 건전한 장로교단을 한국에 남기고 떠났듯이, 그리고 한국의 초기 감리교회와 장로교회가 오랫 동안 일본에서 협력사역을 하고 본국에서도 협력 사역을 모색 하였듯이 필리핀 주재 한국 선교사들도 그러한 아름다운 협력선교사역을 추구하여야 한다.
2. 한국교회 선교의 당면과제
한국교회의 선교 지도자 가운데 한분인 조동진 목사님은 한국교회가 극복해야할 과제들로 다음 10가지를 지적하였다:
1) 엄청난 인적, 물적 잠재력이 도리어 스스로를 과대 평가하고 자기 능력을 과시하는 것 을 선교로 착각하는 듯이 보인다.
2) 교회가 선교하는 교회로 다시 태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나치게 환각적인 선교 바람 만 불어 넣어 목사들과 신도들도 위험스런 선교 열병을 앓고 있다.
3) 한국교회의 100만명, 10만명을 동원하는 대중적 물량운동이 해외선교운동에 크게 오용 되기 시작하고 선교의 동기와 방법과 목적이 엄청나게 빛나가고 있다.
4) 선교사 지망자들이 교회에 의하여 태어나고 육성되지 않고 길가의 잡초 처럼 교회밖 에서 태어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교회와 선교 단체와 선교사와의 건전한 상호관계를 위 태롭게하는 비정상적인 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5) 교단 선교부나 비교파 선교단체가 모두 선교사 관리 능력이나 선교사 개발 능력이 부 족하고 선교재정의 효율적 관리 능력이 태무한 상황에 빠져 있다.
6) 선교사들 중에는 소속 선교부나 선교단체의 관리 능력 부재를 기회로 선교비 모금 원 리와 선교지에서의 사역 영역에 적지 않은 과오를 범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선교사 지 원 교회들이 해외 선교운동에 회의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7) 세계선교를 위한 인적자원과 재정자원의 관리 부재 상태는 선교두뇌의 유출 현상과 선교재정의 누수현상이 증가되기 시작했다.
8) 선교사의 경험 축적과 숫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본국 선교부와 선교단체에는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진 두뇌 인력이 태무하고 선교부의 운영관리 체계가 형성되어 있지 못 한 상태에 있다.
9) 비서구 교회의 선교운동이 가지는 특수성의 고려없이 서구선교방법의 답습과 모방이 가져오는 갖가지 부작용이 국내에서와 현지에서 일어나고 있다.
10)선교 지역과 선교 단체 간의 국제적인 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 없이 무원칙하게 선교지가 선정되고 선교사가 임명되고 잘못된 국제관계가 형성되어 마찰과 소음이 잦아 지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이 선교지에서 규모있는 사역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원인 및 해결책은 무엇일까? 한국교회의 선교발전 곧 선교갱신을 위해 본인은 조목사님께서 열거하신 문제점들을 이해하며 다음과 같은 사실을 지적하고자 한다:
1. 균형 잃은 선교신학 (Unbalanced Mission Theology): 성서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복음전도의 사명과 문화적 사명을 함께 수행해야할 것을 말한다. 그러나 복음주의자들은 영혼구원에 힘을 써운 반면 그리스도인들의 사회적 관심을 등한히 하였고, 자유주의 자들은 그리스도인들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복음전도의 책임을 등한히해온 경향이 있다. 우리 주님께서 말과 행위로 복음을 전파 하셨듯이, 그리고 1974년 로잔 대회에서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합의하였듯이 교회의 전도적 사명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강조하는 균형잡힌 선교신학의 정립이 필요하다.
2. 단일 문화관 (Mono-cultural Perspective): 선교사는 불변하는 복음의 진리를 변화하는세상에서 듣는이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 복음의 멧세지에 충실할 뿐 아니라 복음을 받아들이는 자들의 문화와 상황을 잘 이해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 선교사들은 복음의 멧세지에 대하여는 충실한 반면 선교지 문화와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오해와 마찰을 일으키는 경향이 있다.
3. 정보 및 전략부재 (Lack of Mission Information and Strategy): 성경에 "지식 없는 소원은 선치 못하고 발이 급한 사람은 그릇하느니라" (잠 19:2)하였고, 모략을 베푼 후에 전쟁을 해야할 것을 말씀하셨다. 선교지에 대한 전문 지식과 치밀한 전략이 없는 선교사역은 많은 인적자원과 물적 자원을 투자하고서 효과를 지대할 수가 없다. 주먹구구식의 사역을 지양하고 선교 정보 연구와 전략 수립한 후 적재 적소에 적합한 인물둘울 파견하여 사역하게할 필요가 있다.
4. 경쟁적 개인주의 (Competitive Individualism): 한국교회는 기존 교회나 선교단체들과 협력사역을 하지 않고 경쟁적으로 사역하는 경향이 있다. 교단 마다, 선교단체 마다 신학교를 설립하고, 새로운 교단을 설립하고, 현지에 선교사 훈련원들을 운영하므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현지교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 한국교회는 동료 한국 선교사들 뿐 아니라 타국 선교부 및 선교사들, 그리고 현지 교단 및 지도자들과도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며 혐력선교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사역의 제한된 인적 물적 자원의 중복 투자와 혼란을 피하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듣지 못한 가장 많은 사람들을 가장 빠른 시일 안에 가장 경비를 절감하여 복음화 하기 위하여 협력하여야 한다.
5. 부적적한 선교사 선발과 훈련 (Improper Process of Selection and Training): 선교사역의 성패는 선교사에게 달려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선교사 선발 및 훈련 과정이 적절치 못하다. 여러 모양으로 관찰하고 시험하고 과거의 사역의 경력을 평가한 후 입증된 사람들을 선교사로 선발하고 훈련하기 보다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은채 입증되지 않은 사람들을 선교지로 파송하므로 선교사 수는 많으나 사역의 열매는 많지 못함을 볼 수 있다.
6. 비전문인에 의한 선교교육 및 행정 (Non-professional Mission Education and Administration): 많은 교단과 선교 단체들이 선교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선교 실무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 하여금 선교교육을 하고 선교행정을 하는 사역을 맡게 하므로 선교교육과 행정에 있어서 효율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속히 선교의 이론과 실무 경험을 가진분들로 하여금 선교 교육과 선교행정을 하게 해야한다.
7. 파송, 후원, 수용기관간의 협력부족 (Poor Cooperation between the Sending, Receiving and supporting bodies): 선교사를 파송하는 기관, 후원하는 기관, 그리고 수용하는 기관 간의 역할 분담과 긴밀한 협력제계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한국교회의 선교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선교사 선발은 파송기관, 후원기관, 현지 선교부가 협의하여 현지에서 필요로하는 사람을 선발하여 선교부가 파송하고, 후원은 후원교회가 하고, 현지에서의 선교사 관리와 배치는 현지 선교부에 맡겨야 한다. 선교사 선발, 훈련, 파송, 사역지도 및 관리를 어느 한 기관에서 다 담당하려는 것은 무리이다. 현지 선교부가 필요로하지 않거나 요청하지 않는 사람을 일방적으로 파송하는 것은 현지에서 조회있는 협력 사역을 하는데 큰 지장과 혼란을 초래하는 수가 있다.
3. 선교지에서 한국 선교사들이 감당하여야할 역할
한국 선교사들은 그 어느 나라 선교사들과 달리 독특한 면이 있다. 한국교회는 복음주의적 신앙을 바탕으로 한 순교적 신앙을 가지고 있고, 뜨거운 기도와 헌신과 희생정신이 있다. 그것은 극한 가난과 전쟁, 핍박 등을 통하여 단련된 신앙이다. 또 한국교회는 놀라운 교회성장을 경험하였다. 고도의 경제성장도 경험하였다. 교육열이 높고 교육 수준도 높다. 우리 몸에 여러 부분이 있고 그 기능이 각각 다르듯이 한국 선교사들은 한국 선교사들만이 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그러면 한국 선교사들이 선교지인들과 선교지 교회를 위하여 할 수 있는 역할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 현지 교회를 위하여:
첫째, 복음주의적 신학과 신앙, 특히 바른 교회론의 전수이다. 구라파의 보수신학이 미국 신학자들 눈에는 자유주의로 간주되고 있고, 미국의 보수신학이 한국 신학자들의 눈에는 자유주의로 간주된다고 한다.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아직도 하나님 중심(God-centered), 성경중심(Bible-centered), 교회중심(Church-centered)의 복음주의 신학을 가지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은 다른 사역과 함께 현지교회의 신학 발전 및 강화를 위한 사역을 등한히 해서는 안된다. 예배당 건물을 많이 지어주고 다른 많은 활동을 벌였다 할찌라고 그들에게 바른 신학, 바른 신앙을 심어주지 못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둘째, 직접 복음을 전하고 토착교회를 설립하여 튼튼한 현지교단을 육성하는 일을 도와야 한다. 찰스 브록 (Charles Brock)은 선교사들의 당면목적 (immediate objective)는 개인구원(salvation of individuals)이요, 중간 목표(intermediate objective)는 자치, 자립, 자전하는 토착교회 설립(indigenous church)이요, 궁극적 목표(ultimate objective)는 이러한 교회들은 연합체인 교단육성이라고 하였다 (The Principles and Practice of Indigenous Church Planting, Manila: Church Strengthening Ministry, 1980, pp.19-25). 선교사는 현지인 고용을 통한 간접선교 보다 직접 복음을 전하여 사람들을 구원하는 사역을 하고, 현지교회가 자치(Self-governing), 자립(Self-supporting), 자전(Self-propagating)하는 토착교회(Indigenous church)가 되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현지에 훌륭한 교단이 세워지도록 도와야 한다. 한국교회가 놀라운 성장을 경험 하도록한 요소들 가운데 하나로 네비우스 방법 (Nevius methods)의 도입을 들고 있다. 한국에서 사역한 서양 선교사들 처럼 우리 선교사들은 필리핀 교회가 처음 부터 스스로 교회문제를 처리하고, 스스로 교회의 필요를 채우고, 스스로 전도하도록 도와서 하나님 만을 의지하며 스스로 서가는 방법을 배우도록 도와야 한다. 현지인들과 교회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무분별하게 물질적 도움을 주므로 자치, 자립, 자전하는 현지교회를 세우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된다.
셋째, 기도 생활에 본이 되고 기도운동을 일으켜야 한다. 현지인들과 더불어 기도하고, 위하여 기도 하여야 한다. 기도는 설교나 가르침으로 되지 않고 모범으로 되고 함께 함으로 된다. 한국에서 처럼 요소 요소에 기도원을 설립하는 일을 도울 필요가 있다. 현재 세워진 몇몇 기도원들은 기도하기 위하여 찾아드는 성도들을 다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 교회들과 남미교회, 필리핀 교회 등은 찬양도 뜨겁고 모여 교제도 잘한다. 그러나 교회의 필요을 위해 기도하기 보다 선교사들을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 선교사들이 이러한 약점을 가진 현지인들에게 쉽게 도움의 손길을 펼치므로 그들의 자립심을 꺾고 의존심을 북돋아줄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하나님만 의지하도록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어야 할 것이다. 새벽기도, 철야기도, 금식기도 등 기도의 본을 보여야한다. 필리핀 주재 우리 한국 선교사들 가운데는 이미 이방면에 있어서 필리핀교회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분들이 있다. 한 한국 선교사 부부의 영향으로 1995년 6월 현재 약 50여명의 교역자들과 평신도들이 40일 금식기도를 마쳤으며 20일 이상 금식기도한 사람 까지 합하면 100여명 정도가 된다. 한국 선교사가 아니고 누가 이런 기도의 모범을 보이고 훈련을 시킬 수 있겠는가?
넷째, 현지 교회가 현지 복음화를 위해 세운 공동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세계 복음화에 기여하도록 경제적 도움은 제탁롭게 선별적으로 해줄 수 있다고 본다. 선교사역을 위해서는 언어습득과 문화적응이 매우 중요하다. 언어 습득과 문화적응 면에 있어서 현지인들은 선교사가될 자질이 많으나 경제력이 약한 곳이 많다. 빌립보 성도들이 바울의 선교사역을 물질적으로 도왔듯이 한국교회가 현지인들의 선교사역을 지혜로운 방법으로 물질적으로 도와 협력선교를 할 수 있다. 무분별한 경제적 도움은 현지교회를 해칠 수도 있으나 지혜로운 도움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 한국교회를 위하여:
이미 파송을 받아 선교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한국 선교사들의 삶과 사역은 직접 간접으로 타 한국교회 및 타 선교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국 선교사들에게 긍정적인 면이건 부정적인 면이건 직적 간접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어서 그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선교지에 있는 한국 선교사들이 한국교회의 발전, 특히 선교발전을 위하여 할수 있는 역할이 많이 있겠지만 특히 다음의 세가지 면에서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겸손히 현지 교회의 장점들을 배워서 실천하고 한국교회에 전수시킬 필요가 있다. 몸의 어떤 부분이든지 다른 지체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다른 지체로 부너 도움을 받기도 한다. 주기만 하거나 받기만하는 기관은 하나도 없다. 우리가 선교사라고 하여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고, 받을 것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 현지교회는 한국교회가 갖지 못하고 있는 많은 장점들이 있을 수 있다. 서로가 가진 것들을 나누는 정신, 뜨거운 찬양, 협력정신, 낙천적 생활 등이 그렇다. 예컨대 한국교회 성가대원들은 가사와 악보가 없으면 성가를 부를줄 모른다. 그러나 필리핀 교회는 대부분의 찬양을 외워서 완전히 소화하여 몸과 마음과 영혼으로 찬양하는 아름다운 면이 있다. 사도행전 15장에 보면 바울과 바나바는 선교사 생활을 통하여 독특하게 배운 경험과 지식을 예루살렘 공의회에서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과 나누므로 예루살렘교회의 신학발전, 나아가서전체 교회의 신학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는 것을 기억하여야 한다.
둘째, 한국교회의 협력의 장으로서 좋은 모범을 보일 수 있다. 흔히들 한국교회는 협력할줄 모른다고 한다. 그러나 근래 필리핀 주재 한국 선교사들은 몇가지 방면에서 이미 아름다운 협력사역을 하고 있다. 하나는 주비 한국 선교단체 협의회(Association of the Korean Missions in the Philippines) 사역이요, 다른 하나는 한국 아카데미(HanKuk Academy) 사역이다. 주비 한국 선교사들은 1986년 부터 '주비 한국 선교사 친교회'를 조직하여 선교사들이 서로 교제를 나누어 오다가 선교사 수가 많아지면서 모든 선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 해지므로 이 친교 단체를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1991년 말 한국 선교사들과 소속 선교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불필요한 갈등과 일의 중복을 피하고, 서로 협력하며 사역하기 위해 한국 선교 단체들을 회원으로 한 '주비 한국 선교 단체 협의회'를 조직하게된 것이다. 이 단체 협의회는 한국과 해외에 있는 한인교회나 선교단체들 가운데 책임 있는 기관의 공식 파송을 받아 현지의 책임 있는 기관에 소속되어 실제 선교사역에 종사하고 있는 선교사들의 단체들이 심사 규정을 거쳐 가입하게 되며, 이 단체의 회원단체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사도신경을 신앙 고백으로 받아들이는 복음주의 단체라야 된다. 이 단체는 그 동안 주비 한국 대사관과 필리핀 교계 및 사회, 나아가서는 국제기관과의 관계에 있어서 주비 한국 선교사들 및 단체들을 대표한 공식 기구로서 존재하며 필리핀 주재 한국 선교사들의 영성 개발과 효과적인 사역을 위하여 수년간 매 분기 때 마다 국내외로 부터 훌륭한 강사들을 초청하여 집회와 쎄미나들을 열어 왔으며 한국 선교사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문제 있는 단체나 개인들을 권징하는 일등을 하고 있다. 한국 아카데미는 한국 선교 역사상 처음으로 선교사 자녀들에게 국적있는 교육을 시키고 기독교인의 세계관에 입각하여 그들을 세계인으로 키우기 위하여 1994년 교파를 초월한 한국교회의 후원으로 마닐라에 세워져 아름다운 협력사역을 통하여 성장하고 있다.
또 하나의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은 아직 온전하지는 못하지만 한국의 주요 장로교단 파송 주비 한국 선교사들 간의 협력사역이다. 한국 장로교회 고신, 통합, 합동, 합동보수측 교단 파송 선교사들은 원만한 협력선교를 하기 위하여 '장로회 선교부 협의회'(Presbyterian Missions Council)를 구성하여 '필리핀 장로회 신학대학' (Presbyterian Theological Seminary - Philippines)와 '필리핀 장로 교단' (Presbyterian Church of the Philippines)에서 함께 사역하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 보다 늦게 필리핀에 도착한 미국 장로교회 (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 선교사들도 독자적인 선교사역을 펼치지 않고 한국 선교사들이 설립한 신학교와 교단에서 함께 사역하고 있다.
같은 선교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국 선교사들이 협력하여 사역하여야할 분야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각 방면에서 협력사역을 해야겠지만 적어도 다음 분야에서는 협력을 시도해야된다. 그것는 교회 개척, 지도자 훈련, 선교사 훈련등이다. 교회개척은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할 수만 있는대로 새로운 교단을 설립하기 보다 신앙고백이 같거나 비슷한 기존 교단과 협력하여 교회들을 개척하여 그 교회들을 현지교단에 가입시켜 교제속에서 성장하게 하는 것이 안전하고 효과적일 것이다. 지도자 양성도 인적.물적 자원을 분산 시키기 보다 힘을 모아 협력하므로 질적인 지도자들을 양성 해야할 것이다. 현지인 학교 가운데 신학적인 입장이 같거나 비슷한 기존 신학교를 통하여 훈련하고, 필요하다면 별도로 독특한 입장을 가르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선교부나 선교사들이 교수진이나 도서 및 시설 확보도 없이 따로 신학교를 설립하여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수준 이하의 교역자 양성을 시도할 필요가 없다. 선교사 훈련도 마찬가지이다.
셋째, 한국교회의 선교사 훈련을 위하여 현지인이 가진 장점들을 이용하여야 한다. 오늘날 동서양을 막론하고 선교사 훈련의 문제점으로 현장훈련의 결여를 들고 있다. 선교사들이 타문화권에서의 선교훈련 경험이 없이 사역지로 나가는 것이 큰 문제이다. 예를 들어 필리핀은 한국에서 가깝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문화 족족이 다양하고, 복음에 대해 매우 수용적이므로 한국교회의 선교사 훈련장으로 안성마춤이다. 회교권, 중국인권, 산지부족, 도시빈민, 학원 선교 등 세계 선교지의 표본들이 필리핀에 있다. 그리고 선교의 이론과 실제를 갖춘 경험 많은 동서양 선교사들이 필리핀에 많이 있다. 그리고 우리 한국 선교사들이 거의 모든 종류의 선교사역에 종사하고 있으므로 선교사 후보생들이 선교지에 나가기 전에 얼마 동안만이라도 필리핀에서 관심 있는 분야의 사역을 하고있는 선교사들과 함께 지내며 사역을 관찰한 후에 선교지에 나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러나 수많은 한국 선교사들과 선교단체들이 협력하여 선교사들을 훈련하지 못하고 인적 물적 자원을 분산하여 제한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선교사 후보들을 훈련하므로 많은 선교사들이 균형 잃은 교육을 하고 있거나 최선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서 '한국 세계 선교 협의회'(Korea World Mission Council) 주관 아래 각 교단 및 선교단체가 협력하여 선교사들을 훈련 하듯이 선교지에서도 제한된 인적.물적 자원을 합하여 협력하여 사역한다면 보다 큰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결론)
하나님께서 세계 세계선교를 위하여 한국교회를 독특하게 준비시켜주셨다. 이민성장, 교회성장, 경제성장, 외교성장, 교육열 향상 뿐 아니라 복음주의적인 신학, 순교적인 신앙, 열심있는 기도, 희생적 헌금, 제삼세계 교회들 가운데 어느 교회 보다 긴 선교의 역사와 경험 등 훌륭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나름대로의 약점이 있다. 균형잃은 선교신학, 자민족 우월주의, 정보와 전략 부재, 부적절한 선교사 선발과 훈련, 비전문인에 의한 선교 교육 및 행정, 경쟁적 개인주의, 파송.후원.수용 기관 간의 협력 부족과 그로 인한 혼란, 직접 전도하고 목회하여 사람을 구원하고 자치.자립.자전하는 토착교회를 설립하기 보다 사례금을 주고 현지인을 고용하여 간접 선교를 하고, 속한 시일 안에 많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위하는 물량공세 등은 선교지에서 혼란을 야기시킬 뿐 아니라 한국 선교의 장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으로 부터 받은 독특한 은사들과 장점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발전시켜 나가면서 부단히 당면 문제들을 해결하고, 종래 서구 선교사들이 위한 수직적 선교 방법을 지양하고 선교 현지교회 지도자들과 마음을 같이하여 겸손히 피차에게서 배우며 서로 기여하며 더불어 세계 복음화를 위하여 힘을 써야 한다. 그리고 일본 식민 통치하의 한국 선교에서 본대로 선교지 선택을 심사숙고하고, 바른 선교사를 꼭 필요한 지역에 파송하여 잘 지도하고 할 수 있는대로 동료 한국 선교사들 뿐 아니라 현지교회 및 타국 선교사들과 더불어 동반자로서 협력 선교를 추구해야한다. 예외가 있을 수 있겠으나 과도하게 일정한 지역에 인적.물적 자원을 투입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현재의 위치에서 자기가 담당할 임무를 완수한 선교사들은 자신들을 더 필요로 하는 지역에 재배치되어 사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이 재배치는 아직도 미개척 선교지로 남아있는 11,000 미전도 종족이나 본국 사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비교적 숫자도 많고 타문화권 사역의 경험도 많은 필리핀 주재 고참 선교사들중 일부는 타문화권 선교의 현장경험을 가진 선교 지도자들이 부족한 한국에 돌아가 그동안 축적된 경험을 가지고 선교행정, 선교사 훈련, 선교학 강의 등의 사역에 종사할 수 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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