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정도 전에 '이기적 유전자'를 처음 접했던 시기에 진화론에 대해 제대로 공부를 하며 새로운 세계를 접한 감동에 진화론에 대한 여러 책들을 보았었다.
진화론은 이미 서구에서는 70년대부터 엄청난 논쟁과 함께 인간에 대한 탐구와 본질에 대한 이론으로 자리잡아 나가던 이론이었는데, 늦었지만 그때부터라도 공부하고 나의 생각과 관점을 잡아 나갈수 있어서 너무 좋았었다.
그 때 읽은 책들 중 하나가 매트 리들리의 '본성과 양육'이었다.
그때도 알고 있었지만 그는 과학자가 아니라 저널리스트이다. 뭔 저널리스트가 그때나 지금이나 이렇게나 많은 학자들을 찾아다니며 전공학자처럼 공부를 하고 이렇게 방대한 내용을 집필할 수 있는지 놀랍기만하다.
독후감을 쓰느라 책을 다시 살펴보니 옥스퍼드대학에서 동물행동학으로 박사학위까지 했다고 하니 놀랄일은 아닌 듯하다.
이 책의 제목인 '붉은 여왕'은 루이스캐럴의 소설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인물이고 붉은 여왕이 사는 곳에서는 가만히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뒤로 쳐지고 계속 달려야만 제자리에 있을수 있는 곳이다.
그 이야기에서 차용해온 붉은 여왕 가설은 진화 경쟁에 대한 진화생물의 가설로써, 생명체는 주변 환경과 경쟁자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화해 적응하여야만 자신의 존재를 유지할 수 있으며, 진화하는 생명체가 환경을 초월하여 일방적으로 승리할 수는 없다는 이론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그 가설을 다윈의 성선택의 입장에서 시종일관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시작과 함께 인간의 지성 자체가 자연선택이 아니라 성선택의 소산물이라는 놀라운 기술로 끝맺을 것임을 밝힌다.
그리고 성선택의 이론의 대표로 할 수 있는 동물인 공작새 수컷의 꼬리가 생존에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해서 엄청나게 많은 학자들의 성선택과 연관된 다양한 이론들을 소개해주고있다.
초반에만 어느 정도 이해하고 지나갔는데 중반이후로는 내용도 어렵거니와 마감에 쫓겨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읽게 되어 아쉽긴 하다. 다시 한번 읽어도 제대로 이해 할 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언제 시간 날 때 다시 한번 시도는 해봐야 할듯하다.
어쨌든 '결론은 인류의 정신이 광적이라 할 정도로 확장되어 온것은 사람들이 짝을 까다롭게 그리기 때문이며, 기지와 재능, 창의성과 개성이 다른 사람들을 성적으로 매료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라고 시작에서 말했듯이 끝을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