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라지구의 매력 & 투자가치 ■
인천 서구 경서, 연희, 원창동 일대 1778만㎡(538만평)에 국제업무, 연구 및 화훼단지 등이 들어서는 청라지구. 1단계 분양이 눈앞에 다가왔다. 올 11월부터 내년까지 7603가구가 공급된다. 2012년까지 주택만 3만1000가구가 들어서 총 9만여명이 입주할 전망이다.
청라지구에 기대감이 높은 데는 이유가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3인방 중에서 서울과의 접근성 면에서 단연 ‘한 수 위’다. 서울 목동에서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가면 40분이면 갈 수 있다. 2010년 개통될 공항철도 청라역을 통한다면 30분 만에 서울역에 도착한다.
주변을 봐도 핵심개발지구가 가깝다. 북으로는 파주 교하, 동으로는 상암·마곡, 남으로는 상동·중동, 그리고 서쪽으로는 영종도가 자리 잡고 있다. 인천 기존 도심의 연결 거점이란 데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 영종지구와 연결되는 제3연육교와 청라지구를 관통하는 경인고속도로의 직선화 사업(2008년 12월) 역시 교통호재로 꼽힌다.
양재모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인천 도심을 통하지 않고도 서울에 접근할 수 있는 연계선상에 있다. 인근 신도시 개발로 상업지역 예비수요가 충분하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인천 송도에 비해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GS건설 청라자이 예상 분양가는 3.3㎡당 1300만~1500만원 선. 나머지 단지들은 700만~1000만원 정도로 분양가가 낮아질 전망이다.
양재모 교수는 “3.3㎡당 1000만원대 분양가라면 송도와 비교했을 때 향후 투자가치는 분명히 있다”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남북경협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서해 지역의 해주항 등을 이용한 교역 확대로 청라지구가 서부축 개발 라인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남북경협 효과로 서부축 개발 중심 기대 ■
물론 아쉬운 점도 많다. 단순 개발규모부터 보자. 1778만㎡의 부지를 갖춘 청라지구는 규모 면에서 영종신도시(1억3831만㎡), 송도신도시(5325만㎡)에 비해 밀리는 게 사실이다. 수용인원(9만명) 역시 송도(25만여명)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고종완 대표는 “청라지구 개발규모가 송도에 비해 너무 작은 데다 서쪽에 발전소, 북쪽으로 주물단지 등 선호하지 않는 시설이 많아 개발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몇몇 단지를 제외하고는 전매제한 기간이 7~10년(전용면적 85㎡ 이하는 10년, 초과는 7년)에 달하는 것도 아쉽다. 정작 투자가치가 별로 없다는 얘기. 분양가가 저렴하다지만 GS건설을 제외하면 시공사들이 주로 중소형 건설업체들이라 브랜드 인지도 역시 상대적으로 약하다.
부동산 전문가인 대신증권 한태욱 부장은 “지방 중소형 건설업체들이 잇따라 도산하는 분위기인 데다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도 양극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단순한 ‘청라지구’ 가치로만 분양성적이 괜찮을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한다.
서울에서 가깝지만 정작 우리나라 부유층이 몰려 있는 강남, 분당권과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거의 없는 실정.
지하철 연결 효과도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청라역 개통만 확정됐을 뿐 인천 부평역까지 연결돼 있는 서울 지하철 7호선을 끌어들이느냐 여부를 둘러싸고 인천시와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가 대립 중이다.
인천시는 “서울 도심과의 접근성이 뛰어나다고 해도 지하철이 연결되지 못하면 반쪽 신도시로 전락한다”고 우려하는 상황. 반대로 토지공사는 경제성이 없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런 면을 종합했을 때 청라지구의 미래 모습은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분위기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분양가가 청라지구 개발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박병호 한국리츠에셋 이사는 “만약 평균 분양가가 3.3㎡당 1400만원대에 달할 정도로 올라간다면 유사한 시기에 분양을 앞두고 있는 광교, 송파 등과 비교했을 때 청약 가치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경제자유구역 개발과 함께 서해안 축 개발속도도 중요한 변수임에 분명하다.
한태욱 부장은 “정부의 경제자유구역 개발 의지와 서해안 개발 속도에 따라 청라지구의 미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초 계획대로 외자 유치와 지구별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물론 상황은 긍정적이다. ‘진정한 신도시’ 건설에 목말라 있는 투자자로부터 서울로의 접근 교통망을 통해 독자적인 면모를 갖춘 ‘계획 신도시’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 청라 지구의 NO1. 단지는? ■
GS자이·인천도개공 ‘맞수’
1, 2단계 분양을 합한 청라지구 분양물량만 무려 3만1000여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물량만 많을 뿐. 실수요자라면 옥석을 가리는 게 필수다. 그렇다고 무작정 브랜드 인지도만 보고서 선택하는 것도 뭔가 아쉽다. 분양을 앞둔 지금, 청라지구에서 투자가치가 높은 단지는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연희공원 건립 예정부지 인근 단지를 투자가치 1순위로 꼽았다. 특히 인천광역시도시개발공사의 A17블록(109㎡ 700가구), 중흥건설의 A13블록(148㎡ 501가구)이 유망단지로 꼽혔다. 중흥건설 단지는 테마파크형 골프장에 인접한 조망권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태욱 부장은 “최종 공급 분양가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위치나 분양면적, 가구 수를 골고루 따져봤을 때 인천도개공의 A17블록 투자가치가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GS건설 A21블록 물량(123~ 280㎡ 884가구) 역시 유망단지로 꼽혔다. 유일한 유명 브랜드 물량인 데다 친환경 실개천에 인접하고 중대형 위주의 일자형 단지배치라는 요소도 눈길을 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전매가 자유롭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중심지역인 호수공원에서 다소 멀다는 단점은 ‘옥에 티’다.
고종완 대표는 “청라자이는 국제 업무단지 인근이라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고 유명 브랜드 단지라는 게 인기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위치도 중요하지만 청라지구에서는 전매제한 유무가 분양성적을 판가름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GS자이와 중흥S클래스 등 전매제한이 없는 단지만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실수요 위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 송도 VS 청라, 최후 승자는? 】
◆ 운하 연결되면 청라가 우위
= 송도와 청라지구는 모두 인천경제자유구역이란 점에서 ‘맞수’로 불린다. 그동안 송도가 기반시설 등 모든 여건에서 한 수 위를 점해왔다면 본격 분양을 앞둔 청라지구가 도전장을 던질 태세다. 과연 ‘최후 승자’는 누구일까.
전문가들은 당장의 투자가치를 봤을 때 대부분 송도에 표를 몰아줬다. 전체 면적이 청라지구에 비해 2배 이상 크고 비즈니스, 상업, 교육, 주거단지를 비롯해 국제 업무단지 면에서 경제자유구역 중심지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
물론 송도가 언제까지 우위를 점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큰 개발규모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분양가 상한제 등의 규제로 국제업무 지역 투자가 순조롭지 못할 경우 대규모 개발면적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
실제 미국 모건스탠리는 송도국제도시에 3억5000만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1차분인 1억5000만달러조차 유치되지 않은 상황. 65층짜리 동북아트레이드타워의 일부를 아파트로 분양해 수지를 맞추려 했으나 분양가 상한제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탓이다.
포트먼그룹 역시 51층짜리 인천타워 개발을 계획 중이지만 호텔과 주택이 함께 들어설 수 없다는 주택건설 규정으로 현재 한발 물러선 상태다. 특히 2003년 8월 경제자유구역 출범 후 총 본계약이 171억달러(21건), 양해각서(MOU) 체결이 127억달러(9건)에 달하지만 실질투자는 2건에 불과한 게 송도의 우울한 현실을 나타낸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은 “송도는 대규모 신도시로 개발 중인데 외자유치가 지연되면 2단계 사업에도 지장이 있어 자칫 ‘주거타운화’될 소지도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해 청라지구는 세계 최고 암 전문병원인 MD앤더슨 의과대 입성 등 각종 기관 유치가 순조로운 상황.
김학권 사장은 “청라지구는 서울과 인천의 실수요를 동시에 유인할 수 있다는 장점 속에 서울 지역 수요가 뒷받침돼 국제경제자유구역으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장의 가치는 송도가 우위지만 장기 투자가치는 청라가 다소 앞서 있다는 얘기다.
양재모 교수는 “송도는 분양가가 청라보다 높고 검단, 김포 신도시와 바로 연결되는 청라와 달리 경제자유구역으로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인천국제공항철도가 서울역까지 뚫리고 경인운하터미널까지 세워진다면 최후의 승자는 청라지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27호(07.10.24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