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등 총 700여 개 매장 중
200여개 5년 내 폐점 계획의 시작
정직원만 주변 점포로 재배치
올해 15개 마트 닫기로
지난 2월 700여 오프라인 매장 중 200여곳을 5년 내 닫겠다고 발표한 롯데가 본격적인 점포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롯데마트 점포 124곳 가운데 매장 3곳을 오는 6월 말까지 우선 폐점하기로 9일 결정했다.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이 타격받으면서 점포 정리에 속도를 내기로 한 것이다.
3개점이 영업을 종료하면, 롯데마트는 1998년 서울 광진구에 첫 매장을 연 이후 처음으로 총 점포 수가 줄어든게 된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이번 점포 3곳을 포함해 롯데마트 매장 15곳을 연말까지 닫기로 했다"며 "수익성이 낮은 백화점.슈퍼. 롭스(헬스.뷰티 전문점) 매장도 차례로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국내에서 백화점 51곳, 대형마트 124곳, 슈퍼 407곳, 롭스 123곳을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 연내 15곳 닫는다.
6월 말까지 닫기로 한 롯데마트 세 점포는 양주점, 천안아산점, VIC신영통점(창고형 마트)이다. 영업 적자를 기록 중인 점포 가운데 개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세 점포를 우선 정리 대상으로 했다. 롯데마트는 이날 세 점포에서 점장 주관으로 직원과 임대 업체 점주를 대상으로 폐점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롯데는 이날 설명회에서 정직원은 현근무 매장 40km내 다른 점포로 재배치하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또 약국 등 임대 업체에는 영업 종료에 따른 보상안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 현재 이 세점포에는 입주 업체와 파견 업체를 포함해 총 370여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폐점에 따른 인력 구조 조정은 하지 않는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며 "영업 손실을 줄이고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설명회 후 직원들은 "인근 점포에 자리가 없으면 어떡하느냐"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코로나 타격.... 빨라지는 구조조정
유통업계에선 롯데의 매장 구조 조정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매장별 수익성을 분석하고, 인력 재배치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가 예상보다 빨리 구조 조정에 착수한 것은 코로나 감염증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마트는 온라인 유통의 공세 속에 지난해 25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엔 코로나 영향으로 지난 2~3월 매출은 전년 대비 11.3%감소했다. 롯데 측은 "이익률이 높은 공산품 매출은 크게 줄고, 이익이 적은 신선 식품 위주로 간신히 버티는 중"이라며 "이 때문에 매장 정리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는 앞서 슈퍼와 롭스의 일부 매장도 닫았다. 슈퍼의 경우 천안 두정점 등 지금까지 총 다섯 매장을 정리했다. 하지만 롯데는 규모가 큰 백화점 매장의 폐점 계획은 아직 세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당장은 감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인력 구조 조정도 불가피하다. 롯데가 예정대로 오프라인 매장 약 200곳을 정리할 경우, 1만명 안팎의 일자리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유통 계열사 중에서 하이마트가 지난달 현장직 직원 80여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롯데면세점은 희망자에 한해 무급 휴직을 실시하고, 주4일 근무제를 하고 있다.
출처: 조선경제 2020년 4월 10일 이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