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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지갑!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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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찬이가 놀이터에서 지갑을 주워 경찰서에 갖다 주었다.
지갑 안에는 천 원 지폐가 세 장, 오천 원 지폐가 한 장 있었다.
팔천 원이 들어 있는 노란 가죽 지갑이었다.
수찬이는 돈으로 사탕이랑 햄버거를 사 먹고 싶었지만 꾹 참고 경찰서에 갖다 주었다.
"나도 지갑에 돈이 있으면 좋겠다!"
수찬이는 돈은커녕 지갑도 없었다.
"이걸 써도 좋아!"
수찬이가 주워 경찰서에 갖다 준 지갑이 말했다.
돈을 지갑에서 꺼내 써도 좋다고 수찬이를 유혹했다.
하지만 수찬이는 남의 물건이나 남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 쓰는 건 나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어서!
돈을 꺼내 사탕을 사 먹으라니까!"
수찬이는 머릿속에서 자꾸만 들리는 마법 같은 유혹에 머리가 아팠다.
"괜찮아!
남의 돈을 꺼내 쓰지 않아!
그동안 돈 없이도 잘 지냈어!"
수찬이는 지갑이 유혹하는 것을 잘 참았다.
..
"너도 돈이 필요하지?"
수찬이는 감나무 밑에 있는 평상에 누워 잠시 눈을 감았다.
"네!
저도 돈이 필요하긴 합니다!"
수찬이는 자신도 모르게 대답했다.
"그럼!
감나무 잎으로 지갑을 만들어 봐!
아주 두껍게 만들어!"
꿈속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정말 신기했다.
"돈을 많이 넣어도 절대로 뜯어지지 않게 만들어!
아주 두껍게 감나무 잎을 붙여서 바느질을 해야 할 거야!"
"네!"
수찬이는 대답하고 눈을 떴다.
"이게!
무슨 꿈이지?"
수찬이는 대낮에 감나무 밑에서 꾼 꿈이 이상했지만 좋았다.
"감나무 잎으로 만들어 볼까!"
수찬이는 떨어진 감나무 잎을 하나하나 주웠다.
"몇 장으로 만들어야 할까?"
수찬이는 감나무를 쳐다보며 말했다.
감나무 잎을 가득 손에 들고 수찬이는 방으로 들어갔다.
..
"어떡해!"
감나무 잎은 바늘을 꼽으면 조각조각 부서졌다.
"감나무 잎으로 어떻게 지갑을 만들지?"
수찬이는 책상 위에 감나무 잎을 올려놓고 고민했다.
"그렇지!
물에 담갔다 바느질을 하면 괜찮을 거야!"
수찬이는 물을 한가득 큰 플라스틱 용기에 떠와 감나무 잎을 물에 담갔다.
"촉촉해지면 괜찮을 거야!"
수찬이는 촉촉해진 감나무 잎을 하나하나 꺼냈다.
바늘과 실을 들고 감나무 잎을 천천히 꿔 매기 시작했다.
"그렇지!
바로 이거야!"
물기가 스며든 감나무 잎은 찢어지지도 부서지지도 않았다.
수찬이는 감나무 잎을 두껍게 쌓아한 올 한 올 바느질을 해갔다.
"돈을 많이 넣을 수 있게 만들어야지!"
수찬이는 경찰서에 갖다 준 지갑을 생각하며 더 크게 지갑을 만들었다.
"이 정도면!
지폐를 많이 넣을 수 있을 거야!"
수찬이는 정말 멋진 지갑을 만들었다.
감나무 잎으로 만들었지만 지갑이 반짝반짝 빛났다.
"와!
이렇게 멋지다니!"
수찬이는 지갑을 다 만들고 난 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잠이 들었다.
..
"지갑을 만들었구나!"
창문으로 들어온 달빛이 수찬이가 만든 감나무 잎 지갑을 봤다.
"아주!
잘 만들었구나!"
달빛은 지갑을 들고 한 참을 봤다.
"히히히!
지갑에 달빛을 가득 넣어줘야지!"
달빛은 지갑을 열고 후 하고 불었다.
"히히히!
이 정도 돈이면 내일 충분할 거야!"
달빛은 수찬이가 만든 지갑에 달빛을 가득 넣어주고 방을 나갔다.
"달빛!
감나무 잎으로 만든 지갑에 달빛을 넣어주지!
그 달빛은 아침이 되면 지갑 주인이 쓸 수 있는 황금으로 변할 거야!
착한 사람만 찾아다니는 달빛!
누구나 감나무 잎으로 지갑을 만들어 두면 밤마다 달빛이 찾아가지!"
달빛은 서쪽으로 기울며 노래를 불렀다.
"무슨 소리지!"
수찬이는 잠결에 달빛이 노래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잠도 안 자고!
달빛은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수찬이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당기며 말하더니 다시 잠을 청했다.
..
"지갑이 반짝이다니!"
아침에 눈을 뜬 수찬이는 책상 위에 있는 지갑이 반짝 빛나는 걸 봤다.
"정말!
돈이 들어있을까?"
수찬이는 어제 낮에 꿈속에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났다.
"감나무 잎으로 지갑을 만들어 봐!
그러면 그 지갑에 돈이 가득 들어있을 거야!"
수찬이는 침대에서 일어나더니 책상 앞으로 걸어갔다.
"어디 볼까!"
수찬이는 지갑을 들고 열어봤다.
"와!
세상에 돈이다!"
수찬이는 지갑에 지폐가 가득 들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엄마! 아빠!"
수찬이는 지갑을 들고 방을 나왔다.
"왜 이렇게 호들갑이야?
엄마는 아들이 아침부터 뛰어오는 게 맘에 들지 않았다.
"엄마!
지갑에 돈이 가득 들어있어!"
"뭐라고?"
"봐!
지갑 안을 봐 봐!"
수찬이는 지갑을 엄마에게 주면서 말했다.
"이건!
누구 지갑이야?"
엄마는 처음 보는 지갑을 들고 아들에게 물었다.
"내가 만든 거야!"
"뭐라고!
언제 이런 지갑을 만들었다는 거야?"
"어젯밤에 만들었어!"
"거짓말이지?
남의 지갑을 훔치면 못 써!"
엄마는 아들 말을 믿지 않았다.
"엄마!
어젯밤에 감나무 잎으로 내가 만들었다니까!"
아들은 큰 목소리로 엄마에게 다시 말했다.
"이 녀석이!
죽고 싶어?"
엄마는 가난하고 돈이 없지만 남의 물건을 훔치는 일이나 욕심부리는 건 절대 용서하지 않았다.
"엄마!
내가 만들었다니까!"
수찬이는 엄마 손에 든 지갑을 빼앗아 들고 다시 말했다.
"바느질도 못하는 녀석이!
어떻게 그렇게 멋진 지갑을 만들어?"
"엄마!
아들 말도 믿지 않으면서!"
수찬이는 화가 났다.
하지만 지갑에 돈이 가득 들어있는 것을 엄마에게 더 이상 설명해 줄 수 없었다.
..
"수찬아!
그 지갑 어떻게 만들었는지 사실대로 말해 봐!"
아빠는 아침을 먹으면서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아빠!
어제 감나무 밑에서 낮에 잠깐 낮잠을 잤어요.
그런데 꿈속에서 감나무 잎으로 지갑을 만들면 그 안에 돈을 넣어준다고 누군가 말했어요.
그래서 감나무 잎을 주워와서 밤에 감나무 잎으로 지갑을 만들고 잤어요.
그게 전부예요."
수찬이는 사실대로 말하니까 마음이 편했다.
"그걸 믿으라고?"
"네!"
수찬이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알았다!
어서 밥이나 먹어라!"
많은 돈이 지갑에 있다는 게 믿을 수 없었지만 아빠는 아들이 남의 지갑을 훔쳐왔을 거라고는 믿지 않았다.
"이 돈 써도 되죠?"
수찬이는 아빠에게 물었다.
"써!
정말 감나무 잎으로 만든 지갑이면 써도 좋아!
하지만 남의 지갑을 훔치거나 주웠다면 돌려줘야 한다는 것 잊지 마!"
"네!"
수찬이 목소리가 기쁨으로 가득한 걸 보니 아빠는 걱정되지 않았다.
..
"사탕!
눈깔사탕이랑 보름달 빵 사 먹어야지!"
수찬이는 학교 가는 길에 가게에 들렸다.
"아주머니!
눈깔사탕 한 봉지랑 보름달 빵 두 봉지 주세요!"
수찬이는 감나무 잎으로 만든 지갑에서 돈을 꺼내 아주머니에게 주었다.
"아침부터 많이 사는구나!"
수찬이는 그동안 눈깔사탕 한 봉지를 산 적이 없었다.
사탕을 사도 하나 아니면 두 개 정도 샀었다.
"네!
친구들 하나씩 줄 거예요!"
"그래!
서로 나눠 먹어야지!"
가게 주인은 사탕 값을 받고 나머지 돈을 거슬러 주었다.
"얘들아!"
수찬이는 학교 가는 길에 만난 친구들에게 눈깔사탕 하나씩 주었다.
"고마워!
나도 다음에 사면 줄 게!"
"응!"
수찬이는 대답하며 기분이 좋았다.
"선생님!
보름달 빵 사 왔어요!"
수찬이는 교무실에 들려서 담임선생님에게 보름달 빵 두 봉지를 드렸다.
"돈도 없는 녀석이!
두 봉지나 사 왔어?"
"네!
선생님에게 얻어먹은 보름달 빵 두 배로 갚아서 좋아요!"
수찬이는 그동안 담임선생님에게 보름달 빵 세 개를 얻어먹었다.
세 개씩 들어있는 보름달 빵 두 봉지를 선생님에게 주니까 마음이 후련했다.
..
"엄마!
눈깔사탕 사 왔어요!"
학교에서 돌아온 수찬이는 가방에서 눈깔사탕 한 봉지를 꺼내 엄마에게 주었다.
"이렇게 많이!
돈을 함부로 쓰면 안 돼!"
엄마는 사탕을 보고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아들이 남의 지갑을 훔친 건 아닌지 하루 종일 걱정하고 있었다.
"정말!
어디서 훔친 것 아니지?"
엄마는 다시 물었다.
"네!
엄마 제가 감나무 잎으로 만든 지갑이라니까요!"
수찬이는 엄마에게 말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아직도 많이 남았어!"
수찬이는 지갑을 열어보고 아직도 돈이 많이 남아서 너무 좋았다.
"사탕 두 봉지!
보름달 빵 두 봉지!
참!
엄마도 한 봉지 갖다 줘야지!"
수찬이는 보름달 빵 한 봉지를 들고 엄마에게 달려갔다.
"엄마!
보름달 빵이야!"
"아이고!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빵 사 왔구나!"
엄마는 빵을 받아 들고 아들을 안아주었다.
..
"히히히!
오늘은 얼마나 썼을까?"
달빛은 수찬이가 잠든 시간에 들어와 책상 위에 있는 지갑을 열었다.
"아니!
아직도 많이 남았잖아!
이 녀석 돈 쓸 줄도 모르는구나!"
달빛은 지갑을 열어보고 많이 남아있는 돈을 보고 말했다.
"그래도!
오늘도 가득 채워줘야지!"
달빛은 지갑을 열고 후 하고 불었다.
순식간에 지갑 안에 지폐가 가득 채워졌다.
"편지를 쓸까?"
달빛은 매일 밤마다 지갑에 돈이 가득 채워질 거라고 편지를 써놓고 싶었다.
"아니야
어린이들이 돈을 너무 많이 쓰는 버릇이 생기면 안 돼!"
달빛은 편지를 쓰려다 말고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달빛!
어둠이 짙을수록 더 밝고 아름다운 달빛!
감나무 잎으로 만든 지갑을 보면 돈을 가득 채워주는 달빛!
누가!
누가 감나무 잎으로 지갑을 만들까?
아무도 만들지 않는 지갑을 수찬이가 만들었어!
내 말을 들은 저 녀석만 이런 행복한 축복을 받을 수 있지!
달빛!
감나무 잎으로 만든 지갑에 돈을 가득 채워주는 달빛!"
수찬이 방에서 나온 달빛은 노래를 부르며 서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
"엄마! 엄마!"
수찬이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지갑을 들고 엄마를 찾았다.
"또!
또 무슨 일이야?"
엄마는 아침밥을 준비하다 아들을 쳐다봤다.
"엄마!
지갑에 또 돈이 가득 채워졌어!"
"뭐라고?"
"봐! 봐!
이렇게 돈이 가득 들어있다니까!"
"세상에!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니?"
엄마도 지갑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여보!
나와봐요?"
엄마는 아빠를 불렀다.
"무슨 일이야?"
"수찬이 지갑에 또 돈이 가득 들어있어요!"
"뭐라고?
이 사람이 귀신을 봤나?"
"아빠!
정말이에요."
수찬이가 지갑을 아빠에게 주며 말했다.
"정말이라고?"
"네!"
수찬이 입가에 웃음이 가득했다.
"이게!
흥부와 놀부 이야기도 아니고!
이거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는 것 아냐?"
아빠는 지갑에 가득한 돈을 보고 놀랐다.
"신고는 무슨!
수찬이가 만든 지갑을 왜 신고해요?"
"그래도!
돈이 이렇게 많은 지갑은 처음 봐서!"
아빠도 살아오면서 이렇게 많은 돈을 넣은 지갑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아빠!
정말 내가 만들었어요."
"그래!
아들을 믿지!"
아빠는 대답을 하면서도 가슴 한쪽이 찜찜했다.
"여보!
좀 더 지켜봅시다!"
엄마는 며칠 가지 않을 것 같았다.
수찬이 가족은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감나무 잎으로 만든 지갑이 또 어떤 마법을 부릴지 지켜볼 생각이었다.
..
"아주머니!
오늘은 눈깔사탕 세 봉지 주세요!"
"그렇게 많이?"
"네!"
수찬이는 대답하고 기다렸다.
"두 봉지밖에 없다!"
아주머니는 보통 세 봉지 방아서 가게에 쌓아두었었다.
"어제!
한 봉지 사갔잖아?"
"네!
그럼 두 봉지만 주세요!"
수찬이는 다른 사탕은 사지 않았다.
눈깔사탕 두 봉지를 가방에 넣고 학교로 갔다.
"얘들아!
눈깔사탕 줄게!"
수찬이는 눈깔사탕 두 봉지를 꺼내 뜯더니 친구들에게 하나씩 나눠줬다.
"공부 끝날 때마다 하나씩 줄 게!"
"알았어!"
친구들은 수찬이가 준 눈깔사탕을 입에 넣고 자리로 돌아갔다.
"선생님께 경례!"
반장이 담임선생님께 인사하며 말했지만 친구들은 모두 고개만 숙였다.
"모두!
왜 인사말은 없어?"
담임선생님은 얘들이 장난치는 줄 알았다.
"너희들!
입안에 뭘 넣고 있는 거야?"
친구들이 오물오물하는 게 담임선생님 눈에 보였다.
"수찬이!
뭐 먹고 있어?"
"네!
스탕(사탕) 머커(먹고) 이어요(있어요)!"
수찬이는 거짓말을 못했다.
"누가 주었어?"
"체(제)가 사써 혀(샀어요)!"
"앞으로 나와!
입안에 사탕 먹고 있는 사람은 모두 나온다!"
담임선생님이 크게 말했다.
친구들이 하나 둘 일어나더니 앞으로 나갔다.
"뭐야!
다 먹고 있다는 거야?"
"네!"
"이 녀석들이 공부는 안 하고!"
담임선생님은 회초리로 교탁을 탁 치며 말했다.
"좋아!
이번 한 번만 용서한다!"
"까쏴하니다(감사합니다)!"
친구들은 대답하고 모두 자리로 돌아갔다.
"김수찬!"
"네!"
"남은 사탕 모두 가지고 나와!"
"네!"
수찬이는 대답하고 남은 사탕 봉지를 꺼내 담임선생님에게 주었다.
"이건!
압수다!"
"선생님!
수찬이가 또 준다고 했어요."
반 친구들이 모두 외쳤다.
"안 돼!
이건 교무실에 가져 가 선생님들이 먹을 거야!"
"안 돼요!
선생님!"
친구들은 더 크게 외쳤다.
하지만 담임선생님은 사탕 봉지를 가지고 교무실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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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또 사 올게!"
수찬이는 친구들에게 미안했다.
수업 끝나면 또 줄 생각이었지만 줄 수 없었다.
"괜찮아!"
친구들은 빼앗긴 사탕을 생각하며 분하고 억울했지만 괜찮았다.
"내일은 더 많이 사 올 게!"
수찬이는 정말 더 많이 사 와 친구들에게 많이 주고 싶었다.
"수찬아!
돈은 어디서 난 거야?"
가난한 수찬이가 매일 사탕을 사 오는 게 신기한 친구들이 물었다.
"응!
마법을 부리는 지갑을 하나 만들었어!"
"정말?"
"응!
그 지갑이 밤마다 마법을 부리는 것 같아!"
"보여줘 봐?"
"집에 있어!
지갑에서 오늘 쓸 돈만 꺼내온 거야!"
"와!
나도 그런 지갑 갖고 싶다!"
친구들은 수찬이가 가진 마법 지갑을 갖고 싶었다.
"집 어디에 두웠어?"
"책상 위에!"
"오늘 밤에 훔치러 가야겠다!"
"훔쳐가면 할 수 없지!
나 대신 사탕만 많이 사 와!"
"알았어!
지갑에 돈 다 꺼내서 사탕 사다 줄게!"
친구는 정말 밤에 지갑을 훔치러 올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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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은 매일 밤마다 수찬이 방에 들어와 지갑에 돈을 가득 채워주었다.
수찬이는 지갑에 많은 돈이 있어도 사탕 살 돈만 꺼내 갔다.
엄마 아빠도 수찬이가 만든 지갑 덕분에 눈깔사탕도 보름달 빵도 매일 먹을 수 있었다.
"너무 많이 꺼내 쓰지 마!"
엄마 아빠는 아들이 지갑에 들어있는 돈을 많이 꺼내 쓸까 봐 걱정이었다.
"알았어요!"
수찬이는 엄마 아빠가 걱정하는 걸 알았다.
"엄마!
엄마도 감나무 밑에 있는 평상에서 낮잠 자 봐!
누군가 엄마에게 지갑을 만들어 보라고 할지 몰라!"
수찬이는 엄마도 아빠도 감나무 잎 지갑을 가졌으면 했다.
하지만
엄마 아빠는 아들이 바라는 대로 하지 않았다.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힘들어 잠자기 바빴다.
"감나무야!
고맙다!"
오랜만에 평상에 누워 수찬이는 감나무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무슨 소리야!
나는 달빛이 시키는 이야기를 해줬을 뿐이야!"
"뭐라고!
달빛?"
"그래!
그 지갑에 돈을 넣어주는 건 달빛이야!"
"그렇구나!"
수찬이는 밤마다 누군가 방으로 찾아오는 것 같았었다.
"달빛!
달빛이었구나!"
수찬이는 이제야 마법을 부리는 달빛을 알 수 있었다.
"또 있어!
할아버지가 널 도와주는 거야!"
"할아버지?"
"그래!
이 감나무는 할아버지가 어릴 때 심은 거야!"
"정말?"
"응!
할아버지가 똑똑한 손자를 보고 도와주는 거야!"
"그렇구나!"
수찬이는 감나무가 해주는 이야길 듣고도 믿을 수 없었다.
"할아버지!"
수찬이는 어릴 적에 본 할아버지를 생각했다.
하얀 수염이 긴 할아버지는 수찬이를 무척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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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할아버지!
모두 감사합니다."
수찬이는 잠자기 전에 책상 위에 올려놓은 지갑을 보며 말했다.
"오늘 밤에는 꿈속에서 할아버지도 만나고 싶다!"
수찬이는 할아버지 얼굴을 떠올리며 잠이 들었다.
"수찬아!"
그날 밤 달빛과 함께 할아버지가 수찬이 방에 찾아왔다.
"할아버지!
할아버지!"
수찬이는 꿈속에서 할아버지를 불렀다.
달빛은 책상 위에 있는 지갑을 열어 후 하고 불더니 돈을 가득 넣어주었다.
달빛과 할아버지는 잠자는 수찬이를 한 참 보고 돌아갔다.
책상 위에 놓인 지갑이 유난히 반짝거렸다.
밤하늘에서 빛나는 별처럼 보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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