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 고등학생 현우는 이번
겨울방학에도
자격증을 하나 더 따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남들보다 1년 늦은 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으로 1년 전부터 방학마다 자격증을 하나씩 따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자격증 수만큼 자신의 미래도 밝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겨울은 현우에게 가혹하기만 합니다. 96년 만에 찾아왔다는 한파 때문이 아닙니다.
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가 위독해져 현우 또한 중환자실에서 밤을 지새운 지 벌써 한 달이 넘었습니다.
암투병 아버지 지난달 세상 떠
충격 받은 동생 말문까지 닫아결핵을 앓아 몸이 약했던 현우 아버지는 힘든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형편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지요. 이를 견디다 못한 현우 엄마는 동생을 낳자마자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그 때 현우는 겨우 4살이었습니다.
가난한 생활이 몸에 밴 현우이지만 엄마 없는 생활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현우는 집안 살림과
공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공부를 잘한 현우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그런데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게 됩니다. 가난이 죄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잘 버텼는데, 친구들에게 어려운 가정형편을 이유로 놀림 당하는 건 견딜 수 없었습니다. 결국 1년 만에 자퇴를 결심하게 됩니다.
자신이 꿈꿔왔던 미래를 이루고 더 이상 가난하게 살지 않으려면 자신이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아는 현우는 다시 한 번 용기를 냅니다.
공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을 했습니다. 새로 진학한 학교에서도 성적이 좋아 선생님은
대학 진학을 권하지만 그럴 형편이 아니라는 걸 너무도 잘 압니다. 공부에 대한 열의는 누구 못지않지만 잠시 미루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마음을 다스리고 있던 현우 앞에 또다시 시련이 찾아온 것입니다. 췌장암으로 벌써 중환자실에서 한 달 넘게 투병 중인 아버지 때문입니다.
아버지를 원망한 적도 많았습니다. 가난한 것도, 엄마가 집을 나간 것도, 학교를 자퇴한 것도 아버지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약해지는
심장소리를 듣다 보면 이런 생각이 없어집니다. 매일 밤 기도합니다. "아버지, 옆에만 있어주세요."
현우의 간절한 바람에도 결국 아버지는 지난달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 9월 쓰러진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한 지 4개월 만에
수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암세포가 온몸에 퍼졌습니다. 아버지의 죽음을 준비할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날 아버지의 수저에
반찬을 올려주던 현우 동생은 아버지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말문을 닫아 버리고는 방에서 한 발짝도 나오지 않습니다.
자기보다 더 큰 상처를 받은 동생을 보며 힘을 내야 한다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물려주신 가난과 수천만 원의
카드빚을 생각하면 막막합니다. 어린 나이에 가혹한 세상에 내던져진 현우. 그에게 버틸 힘을 보태 주세요.
△고지연·해운대구청 주민복지과(749-5664)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사랑의열매 051-441-9423~4.
△지난 29일자 순미 씨 이야기 61명의 후원자 208만 7천원.
※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지난 1월 15일자 진화 씨 이야기
유난히 추운 겨울이지만 사람들의 훈훈한 마음은 그 추위도 잊게 했습니다. 지난 1월 15일자 진화 씨의 사연에 많은 분이 정성을 보내 주셨습니다. 특히 ㈜신태양건설의 박상호 회장이 1천만 원을 진화 씨 앞으로 지정기탁해 주셔서 모두 1천417만 6천500원이라는 큰 성금이 전달됐습니다.
진화 씨는 성금을 전달 받고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습니다. 진화 씨는 "너무나 큰 도움을 주신 분들을 평생 잊을 수가 없을 것"이라며 "살면서 꼭 갚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성금으로 병원에 밀린 돈을 계산했습니다. 세 아이들과 외식도 하고 학용품과 책을
사주는 등 정말 오랜만에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계속될 눈 치료에 쓰고, 다시 일할 수 있게 되면 작은 공부방도 열고 싶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신 사랑은 진화 씨와 아이들에게는 크고 따뜻한 사랑으로 다가 왔습니다. 진화 씨와 아이들은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을 온실 삼아 희망의 싹을 키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