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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중루의 금수산 능강계곡 기행
백로(白露)를 전,후한 이맘 때의 맑은 날은 일교차(日較差)가 심해 밤안개가 자주 낀다. 오늘도 그랬다. 안개 짙은 새벽
길을 나서서 먼 길 달려, 청풍호반을 돌아 백운동을 찾으니 밤새 골짝을 덮었던 안개가 뒤늦게 산 중턱을 오르고 있다.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 산수유로 유명한 백운마을 아침 열 시 반 풍경이다. 2년여 만에 다시 찾는 금수산, 동구 밖 쉼터
의 노송(老松)들은 변함없이 푸르고, 밭두렁과 언덕엔 아름드리 산수유 거목에 산수유 한창 익고 있다. 오늘은 보문정
사 뒷편 용추계곡의 서북능선을 타고 망덕봉을 향해 오른다. 산자락 드리웠던 안개는 햇살에 쫓겨 바삐 산정으로 오르
고, 안개 걷힌 산중턱엔 신청(新晴)의 햇살에 눈이 부신다. 정낭골을 오르는 등로와 달리, 이곳은 시작부터가 여러 철
계단과 로프를 잡고 오르는 가파른 암릉이다. 가쁜 숨에 연신 땀방울 훔치지만, 오르는 만큼 조망도 따라 훤해져 멀리
청풍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금수산 그 어떤 등로보다 눈길이 시원하다. 능선에서 보는 용추계곡은 한폭의 그림이다. 용
추폭포가 빚은 삼부연(三釜淵) 선녀탕은 이름처럼 월하(月下)의 선녀가 찾을만큼 그윽하고, 바로 아래 웅비한 용담폭
포와 어우러져 선경(仙境)을 자아낸다.
금수산, 500여년 전 이 산을 오른 퇴계선생이 '비단에 수를 놓은 듯한 산' 이라 한 후부터 錦繡山이라 불리게 되었다 전
한다. 빼어난 암봉이 천의 고봉을 이루고, 능선은 수려한 풍광을 자랑한다. 동쪽은 단양 적성과 서쪽은 제천시 수산면
에 걸쳐 있고, 금수지맥(錦繡支脈)과 궤를 같이하는 주능선은 남쪽은 말목산, 북쪽은 치악산권 영춘지맥을 잇는다. 금
수산의 빼어남은 정상과 주변의 암봉에서 보는 일망무제이기도 하지만, 서쪽으로 뻗은 망덕봉 능선과 신선봉 능선, 그
리고 그 사이 얼음골로 유명한 능강계곡에 있다 하겠다. 가마봉과 미인봉으로 이어지는 두 능선은 산꾼들의 로망이고,
계곡은 그 이름처첨 청산녹수가 흐르는 비단강이다. 옛 선인들은 이곳을 찾아 아홉 곳의 승지를 자리매김하였으니 바
로 능강구곡(綾江九曲)이다. 그곳을 찾는다.
망덕봉 산정은 아랫능선과 달리 육산이다. 넓은 산정의 정상석엔 산꾼들의 인증샷에 분주하고, 모두는 또 간식을 겸해
쉰다. 산마루의 철쭉나무에 벌써 단풍이 붉게 피었다. 금수산 정상 천봉(天峰)을 바라보며 얼음골재 삼거리에서 얼음골
로 내려선다. 얼음골 너덜겅 사면에는 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혈구가 있다. 한양지(寒陽地)다. 그 아래에 있는 옹달샘
은 능강의 발원지다. 표주박으로 마시는 샘물 한모금에 노독(路毒)이 다 가셔진다. 잰걸음으로 취적대(翠滴臺)를 찾는
다. '푸른 물방울이 떨어지는 넓적한 바위' 라는 뜻의 능강구곡 제9곡이다. 기대하고 찾은 곳, 그러나 필부의 눈엔 이름
처럼 아름다움을 느끼지는 못했다. 능강구곡은 하류에서부터 시작해 상류로 거슬러 가며 오리(五里)에 걸쳐있다. 상류
에서 하류로 가는 오늘은 9곡부터 거꾸로 찾게 된다. 8곡 만당암(晩塘岩)을 지나 연자탑(燕子塔)과 금병대(錦屛臺)를,
능강교 다리 아래에서 용주폭(舂珠瀑)과 관주폭(貫珠瀑)를 담으며 능강계곡 트레킹을 마친다. 능강교엔 벌써 귀경 버
스가 부릉대고 있다.
<산행일, 2017, 09, 09. >
▼ 상천리 백운동 마을 소나무
▼ 백운동 보문정사
▼ 금수산 들머리에 있는 용담폭포 안내비
- 금수산은 이곳에서 우측 정난골로, 망덕봉은 좌측 용추계곡으로 가서 오른다 -
▼ 용추계곡과 용담폭포
▼ 망덕봉 남릉으로 오르는 철계단
▼ 망덕봉 남릉에서 본 용추계곡 상류
▼ 용추계곡 용담폭포 - 1
▼ 용추계곡 선녀탕 - 1 / 上, 中, 下 세 곳 용담(龍潭)으로 되어있다.
▼ 용추계곡 선녀탕 일원
▼ 망덕봉 남릉 이정목
▼ 망덕봉 남릉에서 본 금수산 주능선 연봉들 / 우측 끝봉이 '안테나봉' 임
▼ 독수리비위 능선
▼ 망덕봉 남릉 전망대 철계단
▼ 전망대에서 본 독수리바위
▼ 독수리비위
▼ 올라온 능선과 상천리 풍경 / 그 넘어 가은산과 능선이 보인다
▼ 능선에 핀 가을야생화, 며느리밥풀꽃
▼ 노송과 송진 채취 상흔
▼ 금수산 제2봉 망덕봉
▼ 망덕봉에서 본 금수산 주봉
< 2015, 05, 13. 봄 산행 때 담은 금수산 정상 이미지 >
▼ 망덕봉 철쭉 단풍
▼ 얼음골재
▼ 산비탈 산돼지 욕탕
◀ 한양지(寒陽地) ▶
금수산 서쪽 7부 능선에 있는 얼음골 너덜 사면이다. 이곳에는 여름철 얼음이 어는 빙혈(氷穴)이,
혈 바로 아랫쪽에는 능강계곡의 발원지인 옹달샘이 있다.
▼ 얼음골<한양지(寒陽地)>와 빙혈(氷穴)
▼ 한양지(寒陽地)의 옹달샘 / 능강계곡 발원지
▼ 능강계곡 풍경 - 1
▼ 능강계곡 풍경 - 2
▼ 능강계곡 풍경 - 3
▼ 능강구곡(綾江九曲) 제9곡, 취적대(翠滴臺 ) - 1 / 푸른 물방울이 떨어지는 넓적한 바위
▼ 취적대(翠滴臺 ) - 2
▼ 능강계곡 와불암(臥佛岩)
▼ 능강구곡( 綾江九曲) 제8곡, 만당암(晩塘岩) /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앉아 시를 짓던 곳
▼ 능강계곡 평화기원 돌탑군
▼ 능강구곡( 綾江九曲) 제7곡, 연자탑(燕子塔) / 제비가 날아가는 듯한 형상의 기암
▼ 연자탑 - 2
▼ 능강구곡(綾江九曲) 제6곡, 금병대(錦屛臺) / 병풍을 두른 듯한 자연 대석
▼ 능강계곡(綾江九曲) 제5곡, 용주폭(舂珠瀑) - 1 / 절구방아를 찧는 듯한 구슬의 폭포
▼ 용주폭(舂珠瀑) - 2
▼ 능강구곡(綾江九曲) 제4곡, 관주폭(貫珠瀑) / 구슬을 꿴듯한 폭포
▼ 능강교
▼ 능강구곡(綾江九曲) 제3곡, 와운폭(臥雲瀑) / 구름이 누워서 흘러가는 듯한 폭포
▼ 능강구곡( 綾江九曲) 제2곡, 몽유담(夢遊潭) / 꿈속에서 노니는 연못
▼ 능강구곡(綾江九曲) 제1곡, 쌍벽담(雙壁潭) / 두 절벽이 있는 연못
※ 1,2,3곡은 자료사진으로 대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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