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芍藥) 감상하시죠.
'芍'은 연밥 또는 함박꽃을 지칭하기도 하는 '작약꽃'을 말합니다.
연꽃만큼 크고 함지박처럼 커서 '작'인데 그 뒷자리에다
약(藥)을 붙였어요.
처방전에서 단골일 만큼
'함지박처럼 큰 꽃을 가진 아주 귀한 약초'인 셈.
작약은 중국이 원산지로 관상용이나 약초로 재배합니다.
학명은 Paeonia lactiflora Pall.
약초용, 말하자면 가축 같은 의미를 가진 작약은 텃밭에서 기르고
요 애들은 '개정원(開庭園)^^'의 문지방에 차렸어요.
관상용이죠.^^
게으른 정원지기도 제법 시절이 자랐나봅니다.
전날에 눌러놓고 잊어버린 삽목짜리들이 여기저기서 얼굴을 내밀어요.
씨앗을 받아 포트에 넣고 싹이 나면 대강 묻어준 것들.
죽었는지 살았는지 금세 사라졌다가 한 해쯤 또 꽃도 없이 흔들리다가
몰록 지 본성의 꽃잎들을 붉게 붉게 꺼냅니다.
꽃빛이 달아요.
공연히 또 카메라가 헐떡이며 달려옵니다.
요새 마사토 한 차를 들여
마당의 잔디밭을 고르는데
이것들이 제 시선을 자주 빼앗아가요.
빼앗았기보다 내 눈이 달라고 먼저 손을 내밀었겠죠.
노란 리어커를 끌며 눈은 빨간 꽃을 먹습니다.
흐르는 땀방울 속에서 맑은 물맛입니다.
이곳에 정원을 차릴 때 젤 못한 곳이 잔디밭이었습니다.
장성에 가서 중지잔디를 떼어올 때만 해도
삼삼히 주단을 깔아놓은 듯 곱던 그림이 벌써 8년째
이 주인을 섭섭하게 합니다.
사실 잔디 탓은 아닙죠.
제 욕심이 물매를 넘 심하게 다듬은 결괍니다.
물빠짐이 좋아 잡초가 적으며 잔디도 깎지 않고 해를 넘깁니다.
도담 언덕 흙은 아주 독특해요.
젖으면 죽이 되었다가 마르면 돌덩이 같은데 또
햇살에 일광욕을 즐기면 아주아주 부드러워져
사질양토쯤으로 변하죠.
농원 사장님은 소나무를 가져와 우리 표토층을 삽질하면서
'와따 와따'를 연호합니다. 흙이 무지 좋다구요.
갓난이 살처럼 보드랍지만
표토가 쉽게 마르는 단점이 있어요.
잔디를 처음 심을 때 흙덩이 진흙탕 속에서 심었죠.
것도 반으로 잘라 심으며 돈을 애낀...
잇몸이 드러나더니
듬성듬성하고 얼멍얼멍하여 이영 고르지 않던 차
마침내 복토를 결행한 것.
잔디는 그냥 네모진 대로 붙여 심는 것이 최고예요.
물매도 귀신 같이 다듬어 잔디가 모르게 해야 하고요.
다 지난 압촌동시절의 습한 마당 때문입죠.
그것이 병처!
장독대 근처는 더 습해서 석창포가 무성하게 자랄 정도였어요.
주인 아저씨가 꽤나 노력을 해도
이곳 언덕에서 젤 못 살고 고생하는 녀석이 그 석창포죠.
마치 마당 적정 습도의 지표식물 같아요.^^
집을 짓고 나면 정원은 '천천히' 하고 싶다고들 말합니다.
이 천천히 속에는 '대강'도 숨어 있고 '간단히'도 숨어 있어요.
'싸게'도 들어 있고 '귀찮다'도 갈앉아 있죠.
잔디의 속마음을 모르고 뜰의 구조를 못 다루면 훗날 잔디가 후회하고
꽃들이 괴로워하게 되는 것이 정원의 생리에요.
사실 집을 설계할 때
연결된 정원을 함께 구상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다른 집 정원을 유심히 살펴서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해요.
정원은 시간의 설계이고, 노동의 질의 선택이며,
마음힐링의 처방전이고,
가차없는 여생의 투자처 맞습니다...
첫댓글 여러 빛깔의 작약과 함께
예쁘게 만들어 가고 있는 정원에서 즐겁게 놀다 갑니다. 무료 입장 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료입장?^^ 그냥 무료로 여그서 사세요~~!
잊고 지내다 한번 들어왔더니 모든것이 울창하게 자리 잡아가며 더 멋진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네요.
언제 또 구경 한번 가야겠습니다.
꽃 색이 너무 예쁘네요.
사진 한두장 퍼가도 되지요??
가입일자를 보니 15년 만이네요. 닉을 보니 효숙샘? 오래 되니 설명이 좀 필요해요^^! 사진이사 필요한 대로 다 가져가시지만 세월이 반갑고 놀라워요. 종종 들러주세욤~~!
@김진수 엊그제 같은데 벌써 15년이라니요.ㅎ
즐겨찾기 해놓고 수시로 들어오겠습니다.
사진으로나마 힐링 하고 있습니다.
꽃들이 어떻게나 곱던지 ~
주인장 허락받고 써야 할것 같아서요.
@풀내음 포도시 봐줄만한 꽃사진들을 여전히 예뻐해주시구만요.ㅎ 부군께서도 안녕하시죠? 얼굴이 잘 떠오르지가 않아요. 딸은 엄마처럼 곱고 날씬했다는 느낌이지만 역시 만나봐야 "호~" 하겠죠. 한의대 갔다고 들은 지도 꽤 되었으니 그 소식도 궁금해요. 그때 "좋으시겠어요." 하는 축하는 드렸지요? 우리 아들을 한의사 시키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도청 다님서 요새 태풍이다 장마다 해서 목포에서 며칠씩 여관 신세니 수염도 못 깎는대요 ㅉㅉ.^^